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삶의 의미를 9하라!>


"당신에게도 진정으로 그리운 스승이 있나요?" 
,,, 하고 본서의 표지를 넘기게 되면 가장 먼저 묻고 있어요.

 나에게 묻는 걸거예요~_*
 
초등학교 6년, 중 고등학교 도합 6년 그리고 또 4년이라는 대학시절동안 나를 가르치며 다독이고 칭찬해준 선생님은 많았던 것 같은데,,, 투명하게 떠올릴만한 추억을 공유한 스승님은 없는 거 같아요.
 
그래요, 이런식으로 단 한 사람도 없다는 말은 거짓말일지도 몰라요.
그들이 나에게 가르침을 준 건 사실이지만, 그것은 영단어를 쉽게 암기하는 비법이나 수학공식을 가르쳐 준 게 전부일거에요. 바람직한 인성 교육을 심어줬다거나 친구들과 추억을 공유하도록 소중한 수업시간을 할애하는 인간적인 선생님은 단 한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진심으로 그리운 스승은 없다'는 말로 표현하는 게 더 적절치 않을까 싶어요.  

어쩐지 나를 스쳐지나간 수많은 은사님들께 이렇게 불손한 진실을 말하고 나니까 가슴 한 구석이 허전한대요?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고 나면 놀라울 만큼 자유로워진다'는 말도 있잖아요. 이 말은 오프라 윈프리나 현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의 멘토이기도한 <마야 안젤루>가 쓴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 나오는, 내가 반드시 기억하고 싶은 문귀라서 살짝 인용해본 거네요.

사실,  제가 서점에서 이 책을 읽고 있었거든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과 같이 읽으면 좋은 '필독서'라고 써 있길래, 잠깐 뒤적여 보니까 10주년이나 되었더라구요. 저만 몰랐던 거예요. 그래서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책장에 되돌리고, 이쪽을 구입한 거예요. 가끔 이럴 때가 있지 않나요? 짜장면을 먹고 싶다가도 옆 사람이 짬뽕 국물을 후르륵 맛있게 먹고 있으면 그 분위기에 짬뽕을 주문하곤 하는 일 말이에요. 저는 책 읽는 타이밍을 두고도 그런 적이 많은 독자거든요.
한 때, 모리 교수님의 제자였던 미치가 인생을 낙담하고 있을 때, 우연하게 텔레비전으로 모리의 병을 알게 되어 운명처럼 재회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아무렴, 이 우연한 책은 읽을수록 저에게는 운명처럼 다가오더라구요. 죽어가던 내 가슴이 다시 촉감과 체온이 녹아들어 묵직함으로 펄떡펄떡 뛰기 시작했달까요,
,,, 실은, 제가 요즘 삶에 대한 '열병'을 앓고 있거든요.
가까이 지내던 사람한테 마음의 상처를 받으니까 충격이 너무 큰 탓인지 눈물조차 안나더라구요.
그래서 빈둥빈둥 푸르러만 가는 하늘만 쳐다보면서 한 숨만 쉬게 되고, 서점이나 기웃거리면서 어떻게든 스스로 이겨내보려고 노력중인 찰나에 이 귀서를 발견한 거라서 더 마음에 와닿았는지 몰라요.

저처럼 하루하루 가슴 뛰지 않는 삶을 답답하다 느끼며 사는 사람들에게 모리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을 어떻게 밖으로 표현하는지, 또 어떻게 안으로 받아 들이는지 그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요. 그러면서 미치와의 일문일답을 예로 들면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는 그 사람과 확실히 함께가 아니면 안된다'는 말까지 남기시잖아요. 사실 독자대로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이겠지만 저는 마치, 저의 작은 가슴에 단단하게 못 박힌 이기심을 조목조목 꿰뚫어보고 난도질 당하는 기분이였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곁에 있는데도 늘 외롭다고 느끼면서 딴 생각을 하거나, PC를 하면서 흘려듣거나 그러다가 미안하다 싶으면  변명이나 늘어놓는 경우가 제법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결별을 당하고 나니까, 이 모자라고 성의 없이 보낸 과거가 가슴에 절절나게 사무치는거예요. 왜 사람은 항상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면서 이별이나 작별을 고한 뒤에나 후회하고 반성하게 되는 것일까도 생각하게 되고요...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나를 스쳐간 그 수많은 은사님들을 위해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스승의 날에라도 한 번 다가갔다면 좀 더 그럴듯한 관계가 이루어졌을지도 모르고 이렇게까지 허전한 기분은 덜했을텐데요. 사랑을 표현할지도 받을 줄도 모르면서 허우대만 멀쩡한 척 가식적인 삶을 살아온 기분이네요. 이처럼 마음에 죽비를 내려치는 이런 책을 읽다보면 저도 모르게 자꾸만 갱생의 길을 걷게 되는 것도 어쩔수가 없네요~_* 
그런 점이 이 책의 매력이자 내가 삶의 의미를 배워나가는 한 가지 방법일수도 있겠네요 ^^ 

루게릭 병을 앓고 죽음의 '문턱'인 병상에서 행해지는 모리 선생님의 인생 지침서에서도 마치 제가 보고 느끼라는 듯이 그런 활자들이 빼곡히 들어 차 있더라구요. 죽음을 의식한 순간부터 인간의 사사로운 욕망들은 사라진다나요? 

틀린 말이 아니죠. 나나 우리 인간들에게 존재하는 무수한 욕망, 그 대부분이 마치 생은 무한하다, 시간은 무한하다,고 느끼는 감각으로부터 비롯된다고 하시잖아요. 제가 고민하고 코 앞에 닥친 문제들에 사로잡혀 헤매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요. 하지만 우리는 누구라도 머지않아 죽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흡사 우리가 매일 마시는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 간과해 버리기 일쑤잖아요. 100년도 채 못 살고 죽는데도 말이예요.

이 부분에서 모리 선생님은 이 불완전한 인간에게 어쩌면 그 해답을 역설적으로 제시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어떻게 죽을까를 배우면, 어떻게 살지도 배울수 있다>고 말이예요. 저한테는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보라, 는 말처럼 그 에너지가 몸과 마음에 전해지더라구요.  

그리고, 모리 선생님은 계속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인생은 끝난다. 하지만 그 삶의 관계는 끝나지 않는다> 하고요.
어디서건 한 두번은 들어본 말일테고 참 간단한 명제잖아요. 죽어서도 관계는 유지된다 처럼요. 하지만 이 말이 허구처럼 들리지 않는 것은 바로 죽음을 목전에 둔 모리 선생님의 실화이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진실한 사람의 <말>은 이처럼 간결하면서도 중량감이 있는 거잖아요.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이 나에게 가장 감동적인 것은 이 한마디입니다.
<남은 여생은 가장 내 자신답게 살고 싶다>는 문장요.
모리 선생님이 미치에게 비로소 죽음을 응시한 후 무언가를 배우라고 제안할 때 나오지요.
그 무언가는 분명, 인류의 삶과 죽음을 잇는 영원한 단어 '사랑' 일테지요. 

역시 사람은 새로운 차를 사고, 집 평수를 넓혀도 어딘가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가 현대인들에게 필수도 동반되죠.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결국  '책상 머리에서 펜대나 굴리는 사랑이 아니라 실천적인 사랑이다' 하고마, 우리 현대사회의 비정한 때를 밀고 장렬하게 전사하는 용사처럼 모리선생님은 자신의 생을 걸고 이 말을 전하세요... 저는 눈물이 핑 돌던대요?

여러분들은 어땠어요? 
아무튼, 저는 내 마음의 지표축을 다시 한 번 재정립할 수 있게 만드는 든든한 스폰서 같은 책이였달까요, 앞으로도 무수히 잠겨 있을 내 인생의 고비길마다 삶의 열쇠를 집어내듯 꺼내서 읽어 볼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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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의 기술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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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빠들, 젖가슴 사건이 뭐예요?"

 

"얍쭈구리,,,쪼매한 게,,, 벌써부터 밝힐라꼬? ... <연애편지의 기술> 한테나 물어보시지!!!

 모리미 월드를 모르는 사람에게 강추하고 싶은 제 1권으로 손색이 없다!! 

('' 나참, 이거이거 정말 초딩들이 읽으면 '연애 실용서'일지도 몰라요~_* 웅캬캭!
  

<모리미 월드>는 한 번 맛들리면, 무조건 읽게 되죠. 제가 그렇슴당, 모리미씨 중독자죠~_*
사실 저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달려라 메로스] -> [다다미 4장 반 세계일주] 순으로 읽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드는 게 이번에 출간된 바로 이 <연애편지의 기술!>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센티멘탈한 바보스런 묘사로 웃겨버리는 충격의 오르가즘을 발산시키는  그런 작품 일찌기 몇 없었죠? 게다가 이건 읽으면 반드시 편지가 쓰고 싶다... 나도 무심코 써버렸다... 잊혀진 첫사랑에게~_* 같은 느낌입니다...프픕~ 그런 점에서
어쩌면 전혀 '모리미'에 대해 몰랐던 사람이라면 [연애 편지의 기술]은 훨씬 재밌게 와닿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아무튼 제가 모리미를 접했을 때 첫 느낌은 그야말로 감격이었죠.
이만큼 사랑스럽고 푹신푹신 편안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들이 또 있었을까요~_*
그를 알기 전에는 '오쿠다히데오'식 수수방관 조폭이나 인간말종 소녀, 또 '이사카고타로'식 허무개그와 아동추리, 그리고 '오기와라 히로시'의 '오로로 콩밭에서 붙잡아서'같은 망상퍼즐에 젖은 캐릭터를 읽는 맛에 심취해 있었더랬죠.

하지만 <모리미 월드>는 완전 달랐어요.
인기없고 개성없고 소외되고 행방 묘연하고 늘 개운치 않은 남학생을 주인공 캐릭터로 하면서도 ... 찰~랑 찰~랑 깜장 생머리를 휘두르는 환타스틱한 아가씨를 꼭꼭 내세우는가 하면,,,
이 흑발 아가씨가 또 얼마나 기상천외한 속내로 음란하고 수상쩍게 묘사된다고요... 뚀잉!!

뭐, 이런 캐릭터가 서간체 형식인 이번의 <연애편지>에서도 얄팍하게 드러나긴 하지만,,, 
앞서 언급한 작가들에 조금은 식상해있던 저 같은 독자라면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지각변동 였달까요? 촌철살인 맞습니다 맞고요,,, 핫!  

,,,,,,
하아,,, 이쯤되면 제가 일본 작가 좀 아는 거 맞나요?
그 중에서도 앙코만 쏙쏙 빼 먹은 느낌이 들긴 하네요.. 훕~)!(

아무튼 전, 작년에는 악몽시리즈의 기노시타 한타. 그리고 올해는 사폰을 비롯하야 모리미의 책을 출간하면서 나날이 출판계의 메인으로 진화해나가는 살림 출판사에 독자로서 여러모로 감사를 받았네요...허나 또 내가 그 감동을 고스란히 전할 길은 없고해서 이렇게 서평으로나마 대신해 보아요 ~~쿨럭~쿨럭

서론이 또 길어졌네요. 늘 그렇지만,,, 두서도 없고요,,,
허나, 워쩔껴? 이 책 <연애편지의 기술>을 읽다보면 잃어버린 내 안의 소년소녀를 되찾은 느낌으로 
기분이 순식간에 방방 뛰기 때문에 두서가 없는 건 뭐 당연지사라고 봐야죠,,, 안그려요? 그런고로, 이 책을 읽고 마구마구 누구한테 꼭꼭 숨겨둔 히든 편지를 쓰고 싶었던 기분이었던만큼,,, 꿋꿋하게 저 방식대로 할 말, 안해도 신상에 이로울 말까지 꾹꾹 눌러 서평을 함 채워볼게요...히^^죽
  

에헴,,, 자자, 이제 그럼 본격적으로 모리미식 연애편지에 대한 나발 한 번 붑니다효?"(>_<)" 핫
 

나참,,, 본업은 얻다 팽개치고 '편지 왕래 무사수행'에 천착하는 대학원 석사과정의 모리타. 늘 그렇듯 모리미가 그리는 남자는 늘 바보고 모자라는 인간들 뿐이죠. 그런데도 바보같지 않은 바보랄까? 배려심이 깊은 바보들이 많습죠. 그래서 독자에게 더 깊은 정감이 가는 이유인지도 모르죠.  

그런 그 바보가 은둔하고 편지를 씁니다. 예전에 과외 알바를 해 주었던 장래가 촉망되는 소년에게도, 여성의 젖에 눈 먼 친구에게도,, 작가인 자신의 본명을 교묘히 등장시키는 연애편지 반면교사이자 심술궂고 답답한 스승 모리미 선생에게도,,, 또 이번에도 예외없이 등장하는 주인공 모리타가 한 때 짝사랑하고 흠모해 마지 않았던 흑발 아가씨이자 환타지의 대상인 이부키씨에게도......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일찌기 제 주제 파악도 못한 인간이 어쩜그리 초딩한테 편지쓸 땐 성실하게 쓰는지 너무 초딩틱해서 완전 폭소죠. 우리도 그런 시절이 있었나요? 별 도움 안되는 쓰잘데기 없는 일에 목숨 거는 행태랄까? 꼭 그런 인간들이 보면 성공에는 별 도움 안된다 싶어도 한 둘 친구로 두고 있으면 항시 웃음꽃은 만발합죠... 정말이지 웃음이 멈추질 않아요. 부디부디 이 씬부터 읽어봐 주신다면 너무 크게 웃다가 복막염에 걸릴지도 모릅니다요...핫 ㅋㅋ   

그리고 모리미가 그리는 여자는 늘 환타지의 대상입죠. 이번에도 제가 추천하고 싶은 에피소드 하나를 꼽자면  제 9화의 한 때 흠모했던 '이부키 나츠코'씨에게 보내는 실패 서간집이 마음에 들었는데, 그 이유가 <모리미 월드>가 내세우는 현실과 환상 그리고 남과 녀의 밀고 당기는 폭소 물결의 정점이라고 할까요? 절묘한 유머의 최고봉을 찍고 난후의 반전이라고 할까요?   

사실, <달려라 메로스>에서 나오던 "분홍빤스" 사건이나 이번에 등장하는 "젖가슴" 사건의 경우처럼 너무 해학적으로만 일관되면 자칫, 소위 환상문학이라고 하면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잖아요. 이 장에선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싶은 대사가 너무 많기도 하지만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절절한 그 무엇을 느꼈는데요. 그게 굳이 비유차면, 하루하루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은 그렇게 유쾌하지도 않고 우울하고 괴로울 뿐인데다 인생의 작은 목표 하나라도 이루기엔 참 멀고 길게만 느껴지잖아요. 이 장에서처럼 정작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연애편지를 써놓고도 보내지 못하는 작자처럼 짝사랑만 죽도록 하다가 이름도 없이 간 수많은 일반인들이 있듯이요, 그런 가운데 작가는 사랑의 결말이 해피엔딩이 아니더라도 한 때 좋아했던 감정만으로도 서로 파이팅을 하고 오늘의 아픔이 내일의 기쁨으로 변할 수 있게끔 마치 작가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숨겨 놓은 메시지를 찾아낸 기분이었거든요. 물론 책을 읽는 독자 개개인이 기호도 다르고 느낀점도 다르겠지만 전 분명히 그렇게 들리더라고요. <모리미 월드>를 두루 섭렵한 끝에 에피소드치곤 실로 오랜만의 감동적인 체험이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 책을 강추할만한 모리미의 제1권으로 꼽은 이유이기도 합니다요. ^@^

아무튼, 서평이란 것도 너무 잘 써야지 잘 써야지, 집착해서 쓰다보면 가끔 누가 쓴 것인지도 모르게, 처음 의도와도 다르게 분위기가 확 다운되는 경우도 있죠. 지금 좀 그런 느낌. 그래서 말인데,,, 이제는 딱 한 마디만 더하고 마무리를 해야겠어요...  분위기 업 시키려면 유쾌한 게 좋겠지요?

저는 사실, 이 책을 전철 안에서 30분 남짓한 시간에 독파해 버렸어요. 도중에 어떤 할머니가 길을 물어보면서 말을 걸었는데 제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거든요. 침 튀길까봐... 

암튼, 마스크 벗고 살살 쪼개면서 길 가르쳐 드렸는데 할머니가 내리면서 그러대요? 

"총각, 그런 책이 재밌는겨?" 하대요? 

그 찰나에 맞은 편에 앉은 여자 두 분이 나를 똑바로 보고는 낄낄 거리던데,,, 아차 싶더라고요. 이 할머니가 책 제목을 봤구나,,, 저 여성들도...  사실, 나이도 찰 만큼 찬 성인에 마스크 쓰고 전철에서 <연애편지의 기술>이나 펼쳐 보고 킥킥대는 내 모습이라니,,, 게다가 전철에서 어떤 여성을 공략하려고 책 카바도 안 벗기고 버젓이 들고 있었다고... 추단해 버리니까 조금 민망스럽대요? 작가 모리미가 창조해낸 모리타처럼 바보 낭만고수로 낙인된 건 아닌지 몰라요? 암튼, 모리미가 저한테는 이래저래 큰 웃음 주긴 했네요~_*   

아자아자! 살림 출판사는 책임져라! 내 인생!! "(>_<)" 

P/S 

 

그나저나 악몽시리즈의 완결인 "악몽의 드라이브"는 언제 나와효!!!
어서 나와라어서나와라~ 안 그러면 저, 올 여름에 파주 출판단지 옥상에서 젖가슴 드러내놓고,,,
빤스만 입고 할복할지도 몰라요~)*( 우웨엑으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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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의 기술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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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가슴 사건이 뭘까? 진짜 초딩들이 읽으면,,, 연애 편지 실용서 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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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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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텐도 아라타를 내 머리속에 꼼꼼히 저장해 두고 있었다.
몇 해 전 한창 일본추리소설에 맛들일 때 '영원의 아이'와 더불어 '가족사냥'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 책들은 오츠이치의 zoo, 아야츠지 유키히토의 살육에 이르는병,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월광게임, 히라야마유메아키의 유니버설횡메르카토르지도의 독백, 요코미조 세이시의 팔묘촌을 비롯해 내가 죽으면 반드시 내 무덤에 챙겨가서 다시 읽고 싶은 "All time best 10"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을 만큼 뒤끝이 개운하고 여운이 오래가는 작품이었다. 

그래, 나는 일본어 한 줄 제대로 읽을 줄 모르면서 일본 추리소설작가 이름은 발음까지 또박또박 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추리소설 마니아 맞다~_*!

이 책을 주문하면서도 그 때의 그 미끈미끈하고 끈적끈적했던 공포와 충격을 다시 느끼고픈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이 '애도하는 사람'을 읽으면 가히 텐도아라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전작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가족사냥'이 독자들의 뇌골수를 번번히 후려치며 그로테스크한 가족사의 애증을 그리고 '영원의 아이'가 촌철살인의 생명을 모태로 독자들을 현혹했다면 이 '애도하는 사람'은 아사다지로의 메인 테마인 눈물을 매개로 인간 심연의 모골이 송연해질만큼 눈물샘을 생리적으로 자극한다. 왜 이 책이 '리큐에게 물어라'와 함께 나오키상을 공동 수상했는지 심히 감격해 눈물이 날 지경이다.  

서론이 길어졌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이 맨홀처럼 뻥뚫린 내 심장에 얼마나 위안이 되었는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물이 한 마디로 '찔리는 책'이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사견이지만, 나는 늘 죽음을 바라보고 있다.
커피를 마시면서 TV로 최진영의 자살소식을 접했고, 당구를 치면서 수십명의 장정들의 목숨을 앗아간 초계함의 침몰 소식도 들었다. 그 뿐인가, 금세 내 기억에서 희미하게 사라져가는 흉악범 김길태의 납치살인 사건을 침을 꿀꺽이며 인터넷을 사수하며 낱낱이 찾아 읽었던 적도 있다. 그러면서도 그 피해자와 유족들이 얼마나 큰 불행에 빠졌는지 단 한 번도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현대인들이 죽음에 대해 얼마나 정신병리적인 감정의 황폐화에 빠져 있는지 경종을 울리며, 결핍된 인간관계를 담아내고 있기에 일말의 내 양심이 도저히 찔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내 목숨 내가 끊는데 그대가 무슨 상관?", "남의 집에 초상났는데 나하고 뭔 상관?"...'분명히 상관있다^.^!' 하고마, 이기적인 고독함에 길들여진 그 모든 현대인들에게 눈물로서 호소하는 책이 바로 이 '애도하는 사람'인 것이다.

작가는 또, 이 눈물로만 호소하기를 멈추지 않고 제 아무리 억울한 누명을 쓴 자라도 능력없고 빽 없으면 매스컴조차 철저히 외면하는 진실에 약자들의 편에 서서 사회 부조리도 처참하게 지적하고 있다. 유족들이 아무리 매스컴에 진실을 떠들어봐야, 매스컴은 그 어떤 아군도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제 6장의 에피소드 <집단 괴롭힘으로 살해당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서 하고 있다. 

동급생 4명에게 구타로 사망한 소년은, 원칙대로라면 피해자인 소년의 유족들이 세상으로부터 동정되고 위로되어할 사건이지만 이 책에선, 가해 소년의 부모들이 경찰관이라는 권력으로 인해 정당한 법리적 해석이나 부검조차 없다. 그저 '사고사' 라고 이야기를 비틀어 버리는 것이다.
'괴롭힌 4인조'가 '괴롭히다 살해당한 4인조'로 둔갑하는 순간이다.

이런 일은 그대들도 내 이웃 내 주변을 통해 종종 접해봤을 것이다.
특히, 멀쩡한 제 자식을 군대에 보내놨더니,,, 개 값도 안되는 의문사로 돌아오는, 유가족을 두 번 죽였던 그 사건들 말이다...

거짓이 진실로 둔갑된다면 그 피해자를 과연 누가 동정할까?
,,,,,,,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그 모든 외로운 죽임을 당한 고인에게 애도를 표한다.
"생전의 추억을 잊지 않겠노라" 하고마,,,
"죽어서도 고독해질 필요는 없다." 하고마,,,

죽은 자에게 애도를 표한다는 것이 자칫 쓸 데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거리에서 모금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도 위선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듯이 그들도 단순히 자기만족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위선자로 불려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불우한 사람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보단 돈으로나마 조금의 성의를 표하는 사람이 외려 더 현실적으로 바람직한 인간성 아닌가...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책 <애도하는 사람>을 일생에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책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친구가 되고 싶다.
이렇게 볼륨있는 작품을 접한 것이 과연 몇 년 만일까. 정말정말 굉장하다. 추천글에서 왜 이 책을 21세기의 도스토예프키에 비견했는지, 나는 그 이유를 분명히 밝혀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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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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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서평으로 선입관을 갖고 읽을 필요 없이 먼 일생에 꼭 한 번은 읽어야 할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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