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어느 날 밤 나는 잠자고 있는 새가 안에 들어 있는 새장이 놓인 방안에서 굉장한 착각으로 나는 새장 안에서 새 대신에 달걀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새롭고 놀라운 시적 비밀을 파악했다 ‘이전에는 관련이 없던 오브제들을 함께 결합함으로써 이러한 충격을 야기시켰었었는데’ 이번에 내가 경험하였던 충격이 바로 새장과 달걀이라는 두 오브제의 친화력에 의하여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 의의의 새로운 사실을 알고 난 후에 나는 새장이 아닌 다른 오브제들이 ㅡ 엄격하게 방향설정된 특별한 요소들을 세상에 드러냄으로써 ㅡ 달걀과 새장의 결합이 만들어 낸 것과 같은 분명한 시정(詩情)을 또한 명시할 수 없을까 하고 탐구하였다....나의 연구는 ‘세 가지 자료를 지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추구하는 것과 같다. 그 세 가지 자료란 오브제, 의식의 그림자 속에서 그 오브제와 연결된 사물, 그리고 그 사물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빛이다.’ - P106

마그리트의 생각에 따르면 우리가 한 가지 오브제에서 보는 것은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오브제라고 한다. 예를 들어 바이올린에서 필요로 했던 것은 하얀색나비 넥타이와 풀먹인 와이셔츠 깃이었다. 이는 악한의 영혼 조금(도 98~107)의 경우이다. 매듭의 관념은 시종일관 내포되어 있어서 최종 관념이 나오기까지의중간 단계에서 바이올린이 소녀 머리의 나비 매듭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뱀으로뒤얽히기도 하다가 마침내 매듭은 바이올린 연주자의 풀먹인 깃의 나비 넥타이로 귀결되었다. - P108

마그리트에게 있어서 회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고, 오브제가 최대한의 영향력을 지니고 존재할 수 있도록 이미 준비된 해답을 명확하게 해주는 수단이었다. 오브제의 위기는 다음의 어떤 방식으로도 발생될 수 있다. (1) 고립. 한 번자신의 힘의 영역 밖에 머무르고 역동적인 영역으로 역설적으로 옮겨진 오브제(도107)는 주어진 역할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다. (2) 변형. 오브제의 양상은 일부변화된다. 특정 오브제와 정상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특성이 보인다(인간의 살이나무나 돌로 변화된다) (도 1, 124). 또는 반대로 오브제와 정상적으로 관련된 성질이 제거된다(바위의 중력) 도 117. (3)합성. 두 개의 익숙한 오브제가 결합되어 제3의 ‘당혹감을 불러일으키’는 오브제를 산출한다(도 97, 121). (4) 규모, 위치, 본질의 변화가 부조화를 창출한다(산 속의 거대한 샴페인 잔 (도 115), 또는 방을 가득 채운 사과). (5) 우연한 만남의 발생 (바위와 구름이 하늘에서 만난다) (도 116)(6) 시각적 동음이의어 형태의 이중 이미지 (새 형태의 산, 또는 배 형태의 바다)(도 81, 110). (7) 역설, 유리컵과 우산이 변증법적으로 균형잡힌 모순의 경우처럼지적 반(反) 개념의 사용도 (도 113). (8) 개념의 양극화, 두 개의 상황(외부의 풍경과꽃다발 내부) (도 86) 이 하나의 시점에서 관찰되어 시공에 관한 경험을 변형시키는겹쳐진 이미지의 사용.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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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 거꾸로 된 풍경으로 열려 있을 수도 있고 풍경이 문 위에 채색될 수도 있다. 의도적으로 뭔가를 해보자. 문 옆의 벽에 구멍을 만들면 또 다른 문이 될 수도 있다.이 두 개의 오브제를 하나로 합한다면 이 결합은 완성될 것이다. 따라서 구멍은 문안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이 구멍을 통하여 우리는 어둠을 볼 수 있다. 만약 어둠 속에 감추어져 안 보이는 것을 밝게 비춘다면 이 이미지는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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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캔버스에 의해 가려진 풍경의 부분을 정확하게 묘사한 그림을 방 안 창문 앞에두었다. 그래서 그림 안에서 표현된 나무는 시야를 가려서 방 밖의 나무를 감추고 있었다. 말하자면 나무는 그림 안의 방의 내부와 실제 풍경의 외부 모두에서 감상자의마음 속에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세상이 단지 정신적 표현으로서 우리 내부에서 경험되는 것일지라도 우리는 세상을 외부의 것으로 여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일을 과거에 놓는다. 그리하여시간과 공간은 일상의 경험이 고려하는 단 하나의 그 정제되지 않은 의미를 상실한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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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로부터 태양을 향하여 자라나는 나무는 일종의 행복의 이미지이다. 이러한 이미지를 인식하기 위하여 우리는 나무처럼 움직이지 않아야만 한다. 우리가 움직일 때 감상자가 되는 것은 나무이다. 또한 나무는 다소 동요하는 우리의 삶의 광경을 의자, 탁자, 문의 형태로 목격하기도 한다. 관(棺)이 된 나무는 대지로 사라져 간다. 그리고 나무는 불 속에서 변형되어 대기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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