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너무 속상한다ㅜ

추천받은 책이 있어서 주문을 했다. 주문하는 김에 이것저것 주문해서 육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 되었다.

그 며칠 전에도, 그 며칠 후에도 책을 주문했다. 변명하자면 그래서 그 날 주문한 책이 도착하지 못한 것을 몰랐다.

오늘 책 정리를 하다가 문득 그 날 주문한 5권의 책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단 관리실에 갔다. 며칠이나 지난 걸 이제 확인하냐먀 아저씨가 짜증 짜증 개짜증을 냈다.
확인해보니 그 날 도착한 택배는 없었다.

배송업체가 본인에게 수령했다고 기록한 그 시간, 난 집에 없었다. 관리실에 맡겨 넣은 택배도 없었다. 그러니까 이건 택배사고다.

이 이후 알라딘에서 배송한 책은 잘 도착했다. 그러니까 택배기사가 어디에서 묵혀두고 있는 것도 아닐 거다. 아마 택배기사가 현관 앞에 둔 걸 누군가 가져갔나 보다.

오늘도 일언반구도 없이 택배기사가 집 앞에 책을 두고 가서 문득 깨달은 것이다. 이 사람, 그 때도 그랬나 보다. 사실 한 두 번이 아니다. 이 기사 매번 이런다.

그 전에도 한 번 배송사고가 나서 판매업체에게 문의했더니 택배기사가 다시 나에게 전화해서 ㅈㄹㅈㄹ 짜증을 냈다. 내가 뭘 잘 못했나 싶더라. 그 택배 이용안해줬으면 좋겠는데 대부분 판매업체가 이 택배를 이용한다.

오늘도 책 한권을 덩그러니 현관문 앞에 두고 갔는데 책이 사라지지 않은 게 다행이다. 난 이미 5권의 책을 한꺼번에 잃어버렸다. 배송하고 일주일이 지나 배송사고 신고 접수 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신고해봤자 알라딘은 배송업체에게 연락할 것이고 배송업체는 다시 나에게 전화해서 나에게 짜증을 낼 것이다.

결국 해결되지도 못할 일에 난 택배기사에게 욕까지 들어 먹어야 한다. 내가 그 일을 왜 또 당해야 하지?ㅠ

그 중 한 권은 꼭 필요한 책이라 다시 주문해야 하는데 도저히 알라딘에 주문 못하겠다. 알라딘에 주문하면 그 택배사를 이용할 것이고 그럼 난 잃어버린 책들이 다시 생각 날 것 같다.

생돈 날린 것도 다시 상기될 것 같고.

그 택배사를 이용하지 않는 인터넷 서점을 찾아 보니 한 군데 있다. 앞으로 거길 이용해야 하나!

알라딘 때문은 아니지만 알라딘과 연결된 그 택배사만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서도 그렇다. 솔직히 그 택배사 화물차가 아파트 동 앞에 서 있고 그 아저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것만 봐도 스트레스 받는다. 난 그 택백기사의 무례함도 불성실함도 너무너무 싫다.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최대의 복수는 불매다.

뭐 나중에 시간이 흘러 잊어지면 다시 이용할 수 있을까?

아무튼 지금은 전혀 그럴 기분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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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yu 2018-01-13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해야할 일이 있어서 그 당시 주문했던 책을 사러 오프라인 서점을 갈까 하다가 결국 다시 주문하려 하는데 예스xx도 그 배송업체를 이용한다 ㅠㅠㅠ 그럴 걸면 어디든 상관없으니 다시 알라딘으로 주문 ㅠㅠ 근데 알라딘 우체국택배 주문이 있다!! 아 이걸로 주문해야 겠다!!

emilyyu 2018-01-13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모든 택배기사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정 사람이 문제인 건데 택배사 전체를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는 매우 흥미로운 작가이다. 남성의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한 여성작가로 한참이 흐른 후 팁트리가 사실 여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이 일어나 이 현상을 “팁트리 충격”이라고 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른다면 팁트리의 소설에거 진하게 풍기는 남성 호르몬의 냄새를 맡을 수 일을 것이다. 그의 소설에서는 우리사회에서 흔히 발견되는 여성혐오의 혐의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체체파리의 비법에서 여성을 욕망의 도구로 비하하고 강간하고 살인하는 광신도의 난장판은 IS로 불거진 국제사회의 문제을 상기시키며 잘생기고 어여쁜 아이돌을 신으로 섬기는 소비문화를 조롱하는 접속된 소녀에서는 그대들의 여신, 그대들의 요정이 결국 구역질나게 혐오스런 뚱뚱한 여성일 뿐이라고 비아냥 거린다.

팁트리에게 인간 세상은 천박하고 폭력적이며 무질서한 곳이고 그 곳에서 여성은 주머니쥐와 같은 존재들일 뿐이다(보이지 않는 여자). 그녀들은 천하기 때문에 천한 것이 아니라 천하게 대우받기 때문에 천해진다.

그래서 팁트리의 소설에서 여성이 겁탈당하고 박해받는다면 그것은 여성이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 때문이다.

따라서 팁트리 소설에서 복수는 세상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남성을 소멸시키고(휴스턴 휴스턴 들리는가), 인간을 소멸시키고(아인 박사의 마지막 비행, 덧없는 존재감, 비애곡) 세상을 끝장내 버리기로 한다.

남성 주류 인간사회의 폭력에 대응하는 팁트리의 방식도 무서울 정도로 폭력적이다. 인간 사회의 무질서를 끝장내는 유일한 방법이 인간성을 상실시켜 버리는 것이라는 식이다.

절망과 종말에 대한 서사가 이어지다 마지막 비애곡에서 비로소 무질서와 공존하는 인간의 생명력에 약간이나마 호의를 보여주는가 싶더니 또 그 기대를 여지없이 배반한다.

팁트리는 1987년 알츠하이머에 걸린 남편을 산탄총으로 쏘아 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

그래서...그 모든 욕심과 욕구로 부터 해방되었는지 팁트리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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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지웨어 경의 죽음 중

"원래 이런 거라네. 어떤 인간도 다른 인간에게 배우지 않아. 개인은 자기 능력을 자기가 최대한도까지 계발하는 거야. 다른 사람을 따라 해서는 안 돼. 나는 자네가 이류나 아류 푸아로가 되기를 바라지 않네. 최고의 헤이스팅스가 되길 바랄 뿐이야. 이미 자네는 최고의 헤이스팅스이네. 헤이스팅스, 자네 안에 평범한 인간의 심리 상태가 거의 완벽하게 구현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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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1. 처음 책을 구매한 것은 이 책이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기사 때문이었다. 큰 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을 읽어야지 한 마디 할 수 있을 거라는 허영심도 구매의 동기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책은 책장 한 켠을 차지하고 펼쳐지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2. 그렇게 화제가 되고 있던 때 소위 문화창작학과 교수라는 사람이 이 책을 평가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어느 모임에서 같은 차에 동승하게 되었고 한창 화제가 되고 있던 터라 그 사람에게 누군가 채식주의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 사람은 이 책의 야만성에 대해서 신랄한 비판을 했다. 또한 서양인이 가지고 있는 오리엔탈리즘에 기하고 있다고 한국 사회를 왜곡되게 그리고 있다고 한 것 같다. 정확한 워딩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야만”이라는 표현을 쓴 것만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 사람의 이름도 모르고 어떤 저작활동, 연구활동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일단 “야만”이라는 가치편항적 표현을 사용한 것만으로 난 그 사람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채식주의자에 약간 동정적이 되었다.

3. 문득 그냥 생각나서 책을 뽑아 들게 되었다. 이 책에 당시 우연하게 들었던 그 교수의 인상이 드리워져 있었다. 맨부커상 수상보다 나에게는 더 강렬한 직접 체험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읽고 난 느낌은 그 사람이 잘못된 단어를 선택하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야만이라기 보다는 야생에 가깝다. 문명의 대립어인 야만보다는 오히려 원초적이라는 말이 어울리다. 야만이라니.... 이 책은 야만에 저항하는 지친 몸부림에 대한 글이다.

4. 형부와 처제라는 야동에서 상투적일 법한 관계가 소재로 등장했기 때문에 그 선정적 상상을 불쾌해했기 때문일까? 그럴지도. 그런데 문득 그 모든 일상의 폭력과 야만이 잉태되는 곳이 가정이다. 우리가 따뜻하고 즐겁다고 세뇌하고 있는 그 문명의 상징. 오늘도 뉴스는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정신적 폭력의 파편들을 보도하고 있다. 처제와 형부는 혈연으로 묶이지 않았으나 가족의 내밀한 비밀을 공유한다. 문명화된 사회에서 우리가 타인의 내밀한 사생활을 알 수 있는 공간은 가정이 거의 유일할 것이다. 차마 알지 못한 비밀이 일상생활 안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다. 처제에게 남아있는 몽고반점 이야기가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것처럼.... “나무의 불꽃”에서 인혜는 어디서 잘못되었나를 되집어 본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에 동생에게 스무살까지 몽고반점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남편에게 하는 순간은 들어 있지 않다. 일상적으로 타인의 비밀이 공유되는 순간......혼인으로 맺어진 가정은 참 이상한 공간이다...생판 모르는 타인이 다른 사람의 내밀한 일을 가지고 수다를 떤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폭력적이다.

5. 그렇다. 이 소설의 폭력에 대한 강렬한 거부이다. 흔히 하는 농담처럼 “더 강렬하게 더 적극적으로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자”, 그래서 식물이 되고, 더 나아가 그냥 나무토막이 되어 버리고 싶은 존재의 이야기이다.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고, 상처 주고 싶지 않은 생명이 되고 싶은 존재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몰이해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런 사유를 야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책을 다 읽고 나니 그 사람은 책에서 무엇을 읽었던 것인지 오히려 궁금하다.

....그녀는 이미 깨달았었다. 자신이 오래 전부터 죽어 있었다는 것을. 그녀의 곁에 나란히 선 죽음의 얼굴은 마치 오래전에 잃었다가 돌아온 혈육처럼 낯익었다.(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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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아가씨
박찬욱 감독, 김민희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ㅠㅠㅠ 기다리다 목이 빠집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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