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감시원 - 개정판 코니 윌리스 걸작선 1
코니 윌리스 지음, 김세경 외 옮김 / 아작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한국에서 꽤 인기가 있다는 코니 윌리스의 가장 유명한 단편과 중편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자 내가 읽은 두 번째 작품집이다. 그리고 코니 윌리스의 작품을 소개할 때 언제나 그렇듯 산만하고 정신없고 수다스럽다. 화자의 나레이션은 종종 한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점프하기 마련인데 잠깐 넋을 놓고 책을 읽다보면 어? 이 이야기를 왜 하고 있지? 하고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할까? 그러니까 친구 대여섯이 모인 식사 자리에서 음료수를 시키다가 이야기를 놓친 경험을 하게 된다.
화자의 머리 속의 상념과 현재의 사건이 줄거리를 타고 흐르는 두 축이다 보니 이야기는 종종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이야기의 스케일이 큰 <화재감시원>이나 하드보일드 추적극인 <내부소행>은 물론, 한 소녀의 귀가길을 따라가는 <클리어리 가족에게 온 편지>나 로맨틱 소동극인 <리알토에서>에서도 어질어질함이 느껴지니 대놓고 환상 드라마를 표방하는 <나일강의 죽음>은 더더욱 그런 경향이 짙다.
그렇다고 이 책의 설정이나 상황이 엄청나게 비현실적이라거나 기발함이 넘치는 것은 아니다. 아 물론 역사학자가 직접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가서 필드워크를 한다는 <화재감시원>의 설정은 흥미롭고 재미있다. 그러나 몽환적이고 복잡한 것처럼 느껴지는 건 코니 윌리스의 화법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거 같다. 상념과 사건이 경계 없이 넘나드는 화법 말이다.
이런 특징을 누군가는 ‘수다’라고 한 단어로 요약하기도 하는데 적절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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