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결국) 마그리트가 의도하였든 아니든 중산모를 쓴 남자의 일반적인 모습은 숨겨진 가치 기준을 보여 주면서 인물 집단을 표상하게 되었다. 중산모를 쓴 남자는 우리 자신을 투영하는 완벽한매개물이다. 그는 점차로 뒤샹의 <큰 유리>의 독신자들처럼 신화적 양상을 띠면서 모든 남자를 표현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현상의 관찰자이다.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개체가 아니라 근대 물리학의 철학 구조를 반영하는 불확실성의 관계인 듯하다. 물리적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관찰자와 관련이 있고 물리적 사건의 공간적, 시간적 특성이 대부분 관찰자에 의하여 좌우된다는 것이 우리 시대에 밝혀졌다. - P174

이전에는 사건들이 공간에서의 위치에 관계 없이 시간상으로 나열될수 있다고 여겨졌는데 지금은 절대적인 정지 혹은 절대적인 움직임과 같은 것은 없음을 알고 있다. 마그리트의 이미지는 뉴턴의 역학에서 상대성 이론과 양자(量子) 이론 공식으로 전이된 후 현실 개념에서 일어난 변화에 대한 특별한 감성을보여 준다. 그의 회화 작품에서는 시간상 분리된 사건들이 동시 발생하고 물리적세계의 모든 독단적인 시각을 문제 삼음으로써 물리 법칙에 도전한다. 예를 들어 <백지 위임장>도 31 에서의 말과 나무의 관계는 공간과 시간의 본질적 구조에관련된 문제를 암시한다. 마찬가지로 부유하는 바위와 사과도 117, 185는 공간에서의 위치와 움직임의 문제를 시사한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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