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 가슴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
조은재 지음, 손정욱 그림 / 보누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가난하고, 가정적으로 뭔가 부족한 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힘든시기의 우리네 서민들, 국민들 이야기다.

사실 너무 가난한 이들의 이야기다.
부모와 자식과의 사별도 있고 사고 등의 내용도 많다
다소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내용들로 채워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주된 내용은 온정이었다.

그 시대의 상황에서는 그렇게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슬픈 삶이 그 자체였다.
조정래 선생님의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 대하소설 시리즈(?)을 나는 다 읽고 나서
나의 현 상황과 현 시대상황을 얼마나 비판했는지 모른다.
그런 과정(?)을 지나고 나서 이 책은 다소 다른 생각을 갖게 했다.
최소한 나에게는 현 시대는 스킨십의 부족, 결핍의 시대가 아닌가 하는 것과
마음의 온정과 희생이 부족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어려운 시대는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새로운 발전적 모습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누가 그런 희생을 할까.
이 시대는 거의 그런 희생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다시금 과거의 힘듦 속에서도 우리가 행복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따뜻한 마음과 희생의 실천이었다는 것이다.

자식이 사고를 쳐서 그 사람이 죽고 그래서 그 자식은 10년 넘게 감옥살이를 하고,
어머니는 아들 생일에 줄 선물을 고이 간직한채 석방되기만을 기다리는 내용.
그 아들은 가석방되어 임종전의 어머니를 대면하고 10년전 받으려던 시계선물을
오래되어 멈춘상태의 시계로 느즈막히 받으며 눈물을 흘리는 내용

또,
한 식당에서 손님 지갑이 없어져 주인은 경찰을 부르고 손님들에게 소지품 검사를 하는데
그 중에 한 여자손님은 늘 설렁탕 한 그릇을 시켜놓고 한참있다가 가는 그가 후질근하다는
이유로 남자 주인에게 의심의 눈총을 받는다.
의심을 사는 그 여자가 소지품 검사를 받으려고 할때 여자 주인이 검사를 중단시킨다.
손님들이 다 나가고 지갑은 화장실에 발견되고 주인여자는 남편에게 그 이유를 말한다.
저 여자는 설렁탕 한그릇 시켜놓고 손님들이 놓고간 고기를 챙겨서 비닐봉지에 넣어
가는 분이라고 그런분이 그런일을 할리 없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그녀가 검사를 받게 되면 그 고기든 비닐봉지가 탄로나 얼마나 큰 창피함을
당할지가 생각났었기 때문이었다.
남 주인은 그 자리를 가보니 챙겨놓고 그냥 간 고기든 비닐 봉지가 남아 있었다.

이런 이야기들이 그 시대의 이야기였다.
남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많은 상황들
당연히 그 시대에 나쁜 일들도 많았다.

이야기 중에 나오는 전세금을 더 준비못한 청소부의 이야기
그 청소부가 돈뭉치를 줍는다.
고민하던 그에게 아내는 당연히 돌려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돈은 돌려주게 되고 그 돈 주인은 똑 같이 전세금을 올려줄 돈이었었다.
노인의 어려운 돈이었다.
청소부는 창피해 하며 사례를 거부하고 마지막에 돌려받은 노인은
따뜻한 점퍼와 장갑 선물로 그 마음을 분명히 갚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 서평을 쓰는 지금도 이 책의 39가지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가지 한가지의 모든 내용들이 가슴아픈 반전이 있고, 들려주고 싶고 한데...
가슴아픈 이야기들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런다.


독후감(獨後感)은 지금 이시간 이시대에도 이런 온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논픽션이 아닌 것이 다소 아쉽지만 그래도 매 이야기마다 반전과 온정의 모습이
있어서 그 시대를 다시 회상케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