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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여정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박재연 옮김 / Pensel / 2024년 5월
평점 :
예술가와 여행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뭐가 됐든 작품 창작에는 영감이 필요한 법인데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새삼스럽게 새로운 영감을 받을 일이 잘 없으니..
이 책에 기록된 여정은 때로는 여행이기도 하고
때로는 도피이기도 이주이기도 하다.
작품 창작을 위해서 일부러 가방을 챙긴 이들도 있었고
길을 나선 김에 겸사겸사 작품을 창작한 이들도 있는 등
예술가들과 여정, 그리고 창작 간의 삼각 관계는 모두가 제각각이다.
지랄맞은 성격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르고 로마에서 나폴리를 거쳐 몰타까지 도피했던 카라바조
스페인의 시골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활동하다 동료들에게 버림받고 뉴욕으로 무대를 옮긴 살바도르 달리
고속 열차(그래도 20시간이나 걸렸다 함ㅠㅠ)를 타고 파리와 엑상 프로방스를 오가며 작업 활동에 매진했던 폴 세잔
유럽 전역을 떠돌던 이주자 가정 출신으로서 베니스의 특별한 건축물과 지형, 그리고 뒷골목 사람들의모습에 매료되어 이를 열심히 기록한 존 싱어 사전트
모로코 여행 덕분에 한결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었고 그림에 대한 접근 방식을 전환하는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인정한 앙리 마티스 등..
나는 미술관 투어나 미술기행 스러운 여행을 워낙 좋아해
그간 이런 류의 여행을 제법 많이 했는데,
이 책 속에 내가 이전에 들렀던 곳이 제법 등장해 한결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미술 기행이라고 해서 딱히 어려운 일은 없다.
예술가들에게 영감이 된 장소나, 거주했던 장소,
작품의 배경이 된 지역 등은
내가 애써 찾거나 루트를 개발하지 않아도
지금 다수가 관련 미술관이 세워지거나
그 때 그 길을 걸어볼 수 있는 코스가 마련되어있는 등
관광 명소가 되어 그 근처에 가면 절로 들러볼 수 있다.
나에게는 평범한 일상적인 장소가
외지인에게는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여행이 품고 있는 여전한 아이러니다.
때문에 여기만 아니면 돼, 하는 류의 농담은 영원히 유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