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희생자라고 생각했던 것은 내 오해였다. 그들은 희생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 남았다. 그 도시의 열흘을 생각하면, 죽음에 가까운 린치를 당하던 사람이 힘을 다해 눈을 뜨는 순간이 떠오른다. 입안에 가득 찬 피와 이빨 조각들을 뱉으며,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밀어올려 상대를 마주 보는 순간.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를, 전생의 것 같은 존엄을 기억해내는 순간. 그 순간을 짓부수며 학살이 온다, 고문이 온다, 강제진압이 온다. 밀어붙인다, 짓이긴다, 쓸어버린다. 하지만 지금, 눈을 뜨고 있는 한, 응시하고 있는 한 끝끝내 우리는……˝
"자아가 타자를 `너`로 지칭하는 것은, 자아가 타자를 `그것`으로 지칭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여러분은 무엇이든 `너`로 바꿀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온 세상을 `너`로 만들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신비적 경험이 바로 이런 것이다. 어떤 것을 가리켜 `그것`이라고 하는 순간, 여러분은 이원성을 지니게 된다. 반면 `나`와 `너`는 이원성이 아니다. 그것은 비非이원적인 자각이다." p.185
감각이란 뭔가가 존재함을 우리에게 알려 주는 기능이다. 사고란 그게 무엇인지 우리에게 알려 주는 기능이다. 감정이란 그 가치를 우리에게 평가해 알려 주는 기능이다. 직관이란 우리가 그 대상이나 그 상황에 내재된 가능성을 예측하게 해 주는 기능이다. 따라서 감정은 가치에 대한 내부의 안내자이다. 하지만 그 판단은 보통 외부적인, 경험적인 상황과 연관되어 있다. p.188
의료윤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