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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앤더 1 - 거울 속 세계
샐리 가드너 지음, 정회성 옮김 / 웅진주니어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판타지를 좋아해서 왠만한 작품들은 열심히 읽는 편이다.
한동안 보고 싶은 신간도 별로 없고 기다리던 시리즈의 후속은 안 나오고 해서
서운해하던 참에, 제목과 표지가 독특해서 이 책을 손에 잡게 되었는데
그동안의 서운함을 말끔히 가신 건 물론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 자란 코리앤더가 일곱개의 촛불을 켜고 자기 이야기를 써 나가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코리앤더는 향초 고수의 영어 단어다.
그 이름을 지어준 코리앤더의 엄마는 아름답고 친절하며 신비로운 치유의 힘을 가진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이고, 그 엄마의 딸답게 코리앤더도 범상치 않은 운명을 타고났다.
크롬웰이 지배하던 영국, 행복하게 살던 여섯살 코리앤더에게
어느 날 신비로운 유리 구두가 배달되면서 시련이 연달아 닥쳐온다.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과 넋을 놓은 아빠의 괴상한 재혼, 그리고 새엄마와 거의 미치광이에다
악한인 전도사 등장 등등 판타지(는 물론 여러 문학작품에) 에 익히 나올 법한 시련들이 닥치는데
그 앞에서 코리앤더는 당연히 꿋꿋하게 시련을 헤쳐나가며 그 힘으로 성장한다.
(그런 면에서 여자아이들을 위한 좋은 성장 동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이 작품의 독특함이 빛난다. '또다른 세계'의 설정과 그 세계와 이 세계의 연결,
코리앤더의 성장의 비밀 등은 흔히 보는 판타지와는 또다른 상상의 세계로 인도해 주는 것이다.
16세기 영국의 정치사적 사건들과 생활상이 흥미롭게 펼쳐지고
중세의 정령신앙을 포괄하는 카톨릭적 세계관과 새로이 등장한 엄격한 청교도적 세계관의 날카로운 대립도
이 작품의 흥미를 더더욱 높여준다.
청교도와 크롬웰에 대한 작가의 숨길 수 없는 반감 같은 게 느껴져서 조금 껄끄러운 부분이 없진 않지만
그런 것은 잘 짜여진 이야기 플롯과 문장의 힘, 또 예쁘장한 책 디자인 등 장점 앞에서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어린이는 물론 판타지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어른들까지도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간만의 작품이니
일독을 자신있게 권한다. 일곱번째 촛불이 꺼진 것이 자못 안타까울 거다. 왜냐면, 그 촛불은 꺼졌으나
코리앤더 앞에는 완전히 새로운 또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걸 상상해보는 것도
아주 흥미롭다! (책을 다 보면 아시게 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