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1
김은국 지음, 도정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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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말하는 신의 속성들은 참 많다. 무소부재, 전지전능 등등.. 

나는 신의 속성들 중 하나를 꼭 첨가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재하시는 하나님... 

순교자를 읽는 내내 예전에 읽었던 '침묵'이라는 책이 기억났다. 

더불어 히틀러 군사에 대량학살 당한 유대인들의 부르짖음도 들리는 듯 했다. 

 

'내가 고통 당할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신앙의 커다란 고민이지만 어느 누구도 이성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이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닌, 신의 부재. 그 넘지 못할 산을 넘어가려고 

무던히도 애써 봤건만, 여전히 내가 얻은 답은 수많은 서적에서 이야기 하는 한가지, 

'네 옆에서 함께 고통당하시는 하나님...'  

 

그 이해들이야 어찌됐건 오래 된 고민들이고  

목회자들조차도 회의론자로 만들어버리는 사고이고 

풀려하면 할 수록 깊어지는 늪같아 위의 한마디로 대신하곤 했다, 

 

그런데 금번 독서를 통해서는 또 다른 한 가지가 나를 괴롭혔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기는 하지만... 

'신앙 때문에 죽었다고 그것을 순교라고 할 수 있는가?', '죽지 않고도 순교할 수 있는 건 아닐까?' 

라는 물음이었다. 

 

'신앙 때문에' 죽는 것은 순교가 아니라고 보여진다.  - 얼마든지 신앙을 거부하고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신앙 위해' 죽는 것은 순교라고 볼 수 있다. - 신앙을 왜곡하지 않고 지켜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나는 순교자에 등장하는 신 목사가 살아 있는 순교자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신앙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면서도 

교회 공동체의 이념과 사람들의 희망을 꺾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배신자가 되고, 하나님을 간절히 찾는 모습.. 

 

부재한 하나님을 찾으면서도 

부재하지 않은 하나님을 공유해야 하는 애석함, 

폭력적 신앙 가운데서도 

자신이 가질 수 없는 희망과 사랑의 신앙을 공유해야 하는 모순.. 

 

그 모순을 해결할 때 비로소 우리는 천국에 있지 않을까?..... 

그 모순을 해결하는 순간이 바로 하나님 곁에 있는 것은 아닐까?.... 

참 생각이 많아졌던 책.. 

참 사고가 넓어졌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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