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물리학
림태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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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무언가의 틈새에, 누군가와의 사이에 존재한다

P18 오늘도 별일 없었다 어제와 다를 바 없었다 저녁에는 당신을 만나 밥을 먹었다 당신이 농담을 했다 봄은 월급통장의 잔고보다 빠르다고. 쥐꼬리만한 봄을 아쉬워하며 우리는 벚꽃 그늘을 걸었다 그 길은 짧아서 그리움을 늘이며 걸었다

P28 관계는 고이지 않고 흐른다 관계는 멈추지 않고 쉼 없이 움직이는 생물이다 어디에선가 누구는 놓고 어디에선가 누구는 닿는다 살아 있음으로 그리워하고 살아가야 하므로 잊는다

P57 우리는 자주 잊는다 나에게 나의 입장이 있듯이 당신에게는 당신의 입장이 있다는 사실을. 삶은 관계의 총합이고, 관계는 입장들의 교집합이다 상대방이 없는 관계란 성립 불가능하고, 모든 상대방은 각자의 입장으로 존립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행성이라면, 저 별빛 하나하나가 다 입장들이다 별빛이 반짝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저 어둠 속에 별이 있는 줄 알아보겠는가
우리가 서로를 존중한다는 말은 서로의 입장을 인정한다는 말이다

P63 사표를 쓴다는 것은 여러 관계로부터 독립해 자신과의 단독 관계를 선택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퇴사를 할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이기적이어야 한다 이기적인 것이 곧 이타적이라는 말을 상기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챙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챙겨 나가야 한다 퇴직금만 달랑 챙기지 말고, 경력과 평판과 사람까지도 챙겨야 한다 퇴사는 물러나는 게 아니라 헤어지는 것이다

P66 공공의 적들은 집요하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존에 상처를 입히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그러므로 자존감은 늘 충전돼 있어야 한다 자존감은 나를 방어하는 데에도 쓰이지만, 선량한 아군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데에도 사용된다 우산이 대신 비를 맞아주고 양산이 따가운 햇살을 대신 맞아주는 것처럼

자존감은 나를 지키는 무기지만, 타인을 지켜주는 에티켓이기도 하다

P79 말의 화살은 쏜 사람에게는 흔적이 없지만 과녁에 선명한 자국을 남긴다 때로 어떤 말은 하는 자가 아니라 듣는 자의 소유가 된다

P98 하나를 얻기는 어렵고 전부를 잃기는 쉽다 관계를 쌓는 데는 올랜 시간이 들지만 허무는 데는 한순간이면 족하다 그런 때가 있다 사람을 잃기 좋은 때, 마음 하나면 충분했던 일인데 한없이 옹색해져 관계를 그르치는 때, 자신도 하지 못하는 역지사지를 타인에게 요구하고 있는 때, 아픈 후회의 씨앗을 생각 없이 심고 있는 때

P142 살면서 잘해야 하는 일이 참 많다 그중에 정말로 잘해야 하는 일이 사라믈 받아들이고 보내는 일이 아닐까 싶다 받아들이는 일을 두려워하면 외로워지고, 보내는 일에 서툴면 괴로워진다

P184 그 누구와도 비교하거나 겨루지 않는 것, 그것이 행복의 제1원칙이다

'관계'에 관한 자기계발서스러운 책만 읽다 말랑 말랑하게 읽으니 새롭다
작가님이 시인이라그런지 표현도 감성적이고 필사하면서 가슴에 새기고 싶은 글들이 한가득. 진작 읽을 걸 그랬다는 후회가. 더 늦기 전에 모두가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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