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ㅣ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의 거울 신화(비슷한 너무도 비슷한)
사람들이 사는 것은 비슷한 모양이다. 그리스로마신화의 내용이 비슷하게 각처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화의 유사성은 모두가 공통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통적인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바뀌어 지금의 이야기로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프레이저는 <문명과 야만>에서 구약 성경에 나타난 내용이 각 나라의 신화와 유사한 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모두가 동일한 이야기를 통해 변해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바벨탑 사건 이전에 구음이 하나였던 시기에서 하나님 앞에 인간의 교만으로 구음이 달라져 흩어지게 된 성경의 사건이 불현 듯 떠오른다. 원래는 동일한 언어와 동일한 믿음, 사고 동일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살아갔던 인간들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말이 달라져 세상으로 흩어져 버린 사람들이 되었다. 말이 달라지고, 믿음이 부패되어 버리고, 생각이 달라져 버린 사람들이 되었다. 전부다 제 갈길로 가버린 시대가 되었다. 원래 가지고 있던 동일한 생각, 이야기도 세월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바뀌었지만 기본적 맥락은 유사했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일시키려면 우리의 구음이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은 우리에게 구음이 하나게 되게 하는 사건을 허락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흘리심을 통해 성소의 장막이 찢어졌고 그것을 통해 막힌 담을 허셨다. 세상의 사람들을 향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된 소식을 전해야 하는 사명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구음이 하나되게 하는 예수 안에서 세상이 하나되게 하는 역사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는 것은 하나됨을 통해서 하나님께 대적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인간의 존재 목적으로 돌아게게 하는 것이다. 그 사명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신화를 읽으면 우리의 삶이 그대로 드러난다. 신화를 통해서 우리네 삶을 읽는다. 우리의 감정, 모습, 생각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다. 미움이 있는가하면 사랑이 존재하고 타툼과 질투가 서로 충돌하고 있다. 신화는 신화가 아니라 우리네 마음이다. 마음 속의 하나하나가 인격이 되어 신들로 자리잡고 있다.
신화를 통해 사람들의 바람을 읽는다. 풍요로움을 바라는 인간들의 모습이 신화속에 들어 있다. 나에게 누군가 축복할 때 나는 풍요로와 질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자신을 축복하도록 모든 신을 섬긴다. 자신을 축복하도록 하기 위한 신을 만들어 섬긴다.
결국 신화는 인간의 삶이다. 신화속에는 인간의 욕망이 드러난다. 신화속에는 삶의 풍요함만을 추구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본성이 드러난다. 이러한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서 다양한 투쟁을 전개해 나간다. 그 투쟁에서 성공할 때 드디어 인간은 신화가 된다.
현대에서 신화는 성공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에 ‘성공 신화’라는 말이 있듯이 성공이 곧 현대인들에게는 ‘신화’로서 자리잡고 있다. 인간의 욕망이 이제는 신화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공’이라는 두 글자 속에 다 표현되고 있다. 현대인의 모든 생활의 방향이 이 성공을 향해서 줄달음질치고 있다. ‘성공’이라는 것은 세상에 드러나보여야 되는 것이다. 물질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있다. 신화 속에서 풍요의 뿔을 가지고 있듯이 현실에서는 ‘성공’을 가져야 한다. 그럴 때 인간의 행복이 보장된다고 끊임없이 되뇌어지고 있다.
현대 기독교인들조차도 이러한 성공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듯이 보인다. 하나님이 최고, 최종, 가장 귀한 목적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것보다는 우선 성공을 더 중요시하는 모습이 보인다. 일단은 성공해야지 하나님도 섬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극히 교만한 모습이다. 바벨탑 사건에서도 인간들은 세상에 그들을 드러내고자 했고, 그들의 노력으로 무언가를 계속 이루어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다가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현대의 성공의 신화는 인간의 교만한 모습의 반영이다. 무엇인가를 이루어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모습이다. 여기서 하나님을 발견할 수 없다. 하나님의 관심은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어 나가는 것에 초점 맞추어져 있다. 인간이 성공에 관심을 가질 때 하나님과 함께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교회에 늘어갈 때, 하나님은 반드시 교회를 흩어버릴 것이다.
교회가 세상의 문화를 받아드려서는 안된다. 세상의 문화를 변혁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의 다양한 문화를 교회안으로 끌여들여 세상 사람들을 이끌여 들이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원색적인 복음의 메시지로 무장되어야 한다. 말씀에 대한 깊은 묵상을 통해서 성령님의 음성을 듣고, 그 음성대로 따라 살려는 노력들이 있어야 한다. 모든 일마다 성령님의 음성을 듣는 훈련들이 교회마다 나타나야 할 것이다. 단순히 지식적인 성경교리 공부가 아니라 실제로 성령의 음성을 듣는 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