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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언어 그림언어
게리 스맬리 / 요단출판사 / 1996년 3월
평점 :
절판
관심과 진심어린 말의 힘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그림언어는 비유적인 말로써 상대에게 관심과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비유적인 표현을 많이 하셨다. 항상 우리에게 진리에 대해 말씀하실 때 선명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비유적인 언어를 사용하셨다. 그것은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세밀히 파악하시기에 진리를 이해하는 능력이 없음을 아시기에 눈에 보이는 것으로 진리를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이렇듯 그림언어는 관심의 언어이다. 상대에 대한 관심어린 세밀한 관찰이 먼저 있어야 한다. 상대의 필요가 무엇인지,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 지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 상태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문제에 바로 직면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 문제에서 한걸음 물러나서 바라보아야 한다. 전체적인 조망속에서 그것을 이미지화할 수 있어야 한다. 피에르 쌍소는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서 삶에 있어 목적중심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관계중심의 생활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럴 때 서로간의 감정의 교류가 일어난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의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일의 해결이 아니라 감정의 교류일 때가 많이 있다. 서로간의 교감이 있을 때 많은 갈등은 저절로 해소되는 경향이 있음을 경험적으로 해보지 않았는가?
그런데, 나는 현실에서 어떤 언어를 주로 선택하는가? 대부분 한단계 기다리기보다는 바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직설적이고 설득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집에서 아이가 무엇인가 잘 안되서 칭얼대고 있으면, 바로 꾸중하고 왜 그것을 그렇게 해야되는지를 설명한다. 그래도 듣지 않으면 혼내고 다그친다. 아이의 감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을 때가 많은 것이다. 안아주고 쓰다듬고, 마음을 알아주는 언어보다는 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럴 때 아이의 마음이 닫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안아주고 공감하는 노력을 해보지만 잘 되지 않을때가 많다. 공감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세밀하게 살피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매일의 삶속에서 자신의 삶의 무게에 눌려 자신조차 허덕이고 있을 때 어떻게 다른이에게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겠는가?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항상 예수님이 주시는 평안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그 평강속에서만이 다른 사람들을 능히 살필수 있고, 관심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없이 그림언어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바꾸려는 이기적인 소욕을 드러내게 된다. 한두번 그 의도가 통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지속되게 되면 상대에게 강한 분노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먼저 나의 의도를 세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진정으로 상대방을 위한 관심에서 출발한 것인지 아니면, 나의 편안과 만족을 추구하기 위해서인지. 만약 나의 편안을 추구하는 것이 밑바닥에 깔린 의도라면 이것은 사용하지 않는 게 더 현명한 일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림언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겨진 사랑의 마음이다.
그림언어라는 형식적 틀을 기교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그속에 무슨 내용이 담기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타인의 행동을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서 필요한 그림언어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내가 타인을 돕기 위한 것이고, 나의 감정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해서 보다 관계 깊은 의사소통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림언어의 힘이 큰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관계의 힘이 큰 것이다. 먼저 타인과 관계 맺음이 중요하다. <어린 왕자>에서 보이듯 나에게 소중한 장미 한 송이가 지천에 널린 더 화려한 꽃들보다 더 의미심장 한 것이다. 그 의미심장한 존재가 나에게 한 마디 할때 그 한마디는 태풍처럼 나를 흔들어 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