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척 1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화척은 천민이다. 중세시대의 일반 서민들의 삶은 바로 화척의 삶이었다. 떠돌 수밖에 없는 뿌리가 뽑힌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만든 사람은 누구였던가? 자기 나름의 개혁을 기치로 또는 자신의 권력욕을 바탕으로 앞에 나서고자 했던 사람들이 아니었던가?
<화척>을 읽으면서 지도자를 자청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백성(국민)들 앞에 나서고자 했는가? 선한 의욕이든 이기적인 욕망이든 어차피 그것은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억압이 아닐까?
물자리 사람들의 삶이 이 글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사람 대접조차 받지 못하는 그들. 그것을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는 사람도 있고, 현실을 인정하고 어느 정도 자기의 본분을 지키면서 인정받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러한 모습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바 없으리라. 그럼 여기서 그려진 만적의 모습은 어떠한 모습일까? 온전히 현실을 인식하고 그들의 모순을 해결하려 하고 있는 자인가? 그렇지 않으면 단지 현실에 대한 억울한 심정을 표출하려는 단순한 반응에 불과한 것일까? 이 글을 읽으면서 작자의 생각이 궁금했다. 만적을 어떠한 인물로 그리려고 했을까?
단순히 그 시대를 잘 묘사한다고 좋은 역사소설은 아닐 것이다. 시대를 바라보는 안목과 그 시대가 지금 시대에 던져주는 의미를 재해석할 수 있게끔 해주는 소설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 화척은 잘 읽힌다.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