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공유오피스에 잘 오셨습니다.
김이랑 지음 / 카멜북스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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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좋아하시나요?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되어서도 고양이 VS 강아지를 물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강아지를 선택하곤 하던 저였는데요. 요즘 들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차마 입을 떼기가 어렵습니다. 정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박빙의 대결 아닌가요? 하긴 그런 걸 가려서 뭐해요. 고양이든 강아지든 우리 곁에서 함께 숨 쉬며 살고 있는 너무나 사랑스런 동물인 것을.

 

프롤로그_고양이와 작업실을 공유합니다

1 내 고양이는 아니지만

2 고양이 있는 생활

3. 아무래도 넌 내 고양이

4. 집사의 기쁨과 슬픔

5. 너희에게 배운다

에필로그_입양도 동거도 아닌 가족적 생활

차례

 

『고양이 공유오피스에 잘 오셨습니다』는 7평 짜리 작은 작업실을 어느날 불쑥 나타난 고양이 네 마리와 기꺼이 공유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초보 집사에서 시작해 이제는 어느 정도 고양이 집사로서의 궤도에 오른 작가의 글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귀여운 일러스트와 보기만 해도 꺄악, 소리가 나는 냥이들 사진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는 건 안 비밀이에요. 덕분에 늦은 밤 책을 펼쳤다가 중간에 책장을 덮지 못하고 끝까지 다 읽어 버리고 말았어요. 아껴 읽을 걸 그랬다며 뒤늦은 후회를 했지만, 괜찮아 다시 보면 되지~ 하며 책장을 자꾸 팔랑팔랑 넘겨 봅니다.

 

작가님의 작업실은 제목처럼 말 그대로 공유오피스!! 공유의 대상이 사람이 아닌 고양이라는 것이 남다르지요. 고양이들과의 첫만남부터 작업실을 공유하게 된 과정과 적응기, 정착기를 지나 그토록 염원하던 좀 더 큰 작업실로 이사를 갈 때까지의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

 

어머, 이거 고양이 일기네? 로 시작해서 아, 이제 아이들 이름과 특징을 줄줄 읊을 수 있을 것 같고, 그 고양이 친화적인 동네는 과연 어디인지, 작가님 작업실은 대체 어디에 있을지, 동네 어르신이나 꼬맹이들처럼 작업실 앞으로 찾아가 마치 그 동네 주민인 것처럼 스리슬쩍 지나치며 냥냥이들과 인사하고 싶다는 내적 비명을 지르는 수순을 밟았습니다. 네, 저도 모르게 공유오피스 냥이들에게 입덕하게 되는 마성의 에세이입니다.

 

공유오피스에 머무는 구수하고 정감가는 이름의 냥이들을 불러볼까요? 복길이, 복남이, 막내 그리고 지금은 자유로운 냥이 생활을 즐기는 정남이까지 다들 어찌나 사랑스러운지요. 처음엔 걸죽하게 고양이 말로 욕하는 줄 알았던 흰점이(징징이)와 친화력 짱인 동네 고양이 콩이, 똘똘이, 흰둥이들도 틈틈이 등장합니다. 캐릭터 설명은 물론이거니와 친절하게 냥간관계도까지 있습니다! 읽는 동안 냥이들의 귀여움에 여러 번 심장 어택을 당했어요.

 

물론 냥이와 함께하는 생활은 그야말로 '생활'인지라 여러가지 어려움이 뒤따르지만요. 초보 집사로서의 고군분투기를 읽으면서 함께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냥이일지'처럼 고양이 사료와 캔, 간식들, 좋아하는 장난감, 고양이마다 다른 각각의 특징들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왜 이렇게 눈을 뗄 수가 없을까요?

 

곰곰 생각해보건데 "고양이 일지라 쓰고 집사 성장기 라고 읽는다" 라고 감히 던져 봅니다. 제겐 마치 청소년 성장 소설처럼 흥미진진했던, 그러나 소설보다는 아주 가깝고 친근해서 더 푹 빠져 읽게된 에세이였어요. 냥이를 좋아는 하지만 키우지는 않는 1인으로서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그리 많지 않은 저와 처음엔 그닥 다르지 않았던 작가님이 우연히 냥이들을 만나게 되고, 사료를 사고, 간식을 쟁이며, 공간을 공유하다, 급기야 가족을 맞이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이 솔직 담백하게 적혀 있어 더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아요.

 

고양이들 각각의 개성을 존종하고 조율하며 함께 살아가는 그 과정들이 아름답고 애틋하고 보기 좋았습니다. 집 고양이들이 모두 행복하다고 단언할 수 없지요. 길에서 사는 고양이들도 다 불행한 것은 아닐테고요. 인간과 더불어 각자의 묘생을 즐길 수 있다면 집이든 길이든 장소가 무슨 상관이겠어요. 다만 더위와 추위, 굶주림과 위험 상황에 더 취약한 길 고양이들의 삶이 조금 더 녹록치 않은 걸 알기에 애잔한 마음이 들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가 최선이 아닌 고양이도 있을테니까요. 자유로운 영혼의 정남이처럼요.

 

아, 아무래도 서평이라기 보다는 공유오피스의 냥이 입덕기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네요. 작가님과 작업실을 공유하는 동안 뚱냥이가 되어버린 냐옹이들.. 지금쯤 다이어트는 잘 되었을까나요? 더 넓은 곳으로 이사가서 전보다 더 자유롭고 편안할 것 같아요. 사랑스런 아이들의 남은 냥생이 모쪼록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정남이!!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자유를 즐기렴~!

 

고양이들과 작업실을 공유하게 된 3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고양이 공유오피스에 잘 오셨습니다』를 펼쳐 보세요. 한 발 내딛는 순간, 부정할 수 없는 냥이 입덕기가 시작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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