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도 않게 하루를 살아내고, 그런 하루들이 겹겹이 쌓이던 어느 날-
문득, 돌아보면 그때가 좋았지, 하는 순간들이 있지요.
인생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지난 날을 회상하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소한 기억들이 모이고, 그 사이에 스쳐 지나갔던 많은 이들을 떠올리다보면,
어느 날엔가는 마음이 아프고, 어느 날에는 부끄럽고, 또 어느 날은 그리움이 몰아칩니다.
작가는 이런 마음들을 하나하나 풀어놓습니다.
사랑에 상처받고, 줄기차게 고백했던 마음을 외면당하고, 최선을 다해 표현했지만 그 최선이 상대방에게 가 닿지 않을 때도 많았나 봐요. 마음을 내어 주고 배려라는 마음으로 노력하다 그 마음이 닳아 없어질 즈음에야 상대방이 돌아보는 경우도 있었고요. 그 때마다 상대방을 원망하는 마음 대신, 스스로의 부족함을 들여다 봅니다. 그리고 내가 더 많이 사랑했다고 느꼈던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나보다 상대방이 더 나를 사랑했었다는 걸 깨닫기도 하지요.
'지금 알았던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건, 지나온 나날 속에서 그래도 배운게 있기 때문일 거예요. 그런 시행착오를 겪고, 터널을 지나온 후에야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지난 시간이 더 빛나게 보이기도 합니다. 읽는 동안 그때 더 잘 할 걸, 하는 후회보다 지금 내 하루를 잘 살아내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