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하루가 모여 하나의 삶이 되었다
오필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사소한 하루가 모여 하나의 삶이 된다는 제목과 '라면을 먹어도 특별한 삶이고 싶은 우리에게'라는 문구가 마음에 쏙 들어와서 서평 이벤트에 신청했어요.

서문

사소한 기억일지라도

사소한 고민일지라도

특별함은 생각 차이

'특별한 삶을 사는 사람에게도 사소한 하루가 있고 사소한 삶을 사는 사람에게도 특별한 하루가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평범한 이들이 살아내는 하루에도 빛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별 볼 일 없이 보이던 그런 날들이

지금에 와서는 행복으로 다가오는 그런 날도 있더라

그런 날도 있더라_P.10~11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를 살아내고, 그런 하루들이 겹겹이 쌓이던 어느 날-

문득, 돌아보면 그때가 좋았지, 하는 순간들이 있지요.

인생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지난 날을 회상하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소한 기억들이 모이고, 그 사이에 스쳐 지나갔던 많은 이들을 떠올리다보면,

어느 날엔가는 마음이 아프고, 어느 날에는 부끄럽고, 또 어느 날은 그리움이 몰아칩니다.

작가는 이런 마음들을 하나하나 풀어놓습니다.

사랑에 상처받고, 줄기차게 고백했던 마음을 외면당하고, 최선을 다해 표현했지만 그 최선이 상대방에게 가 닿지 않을 때도 많았나 봐요. 마음을 내어 주고 배려라는 마음으로 노력하다 그 마음이 닳아 없어질 즈음에야 상대방이 돌아보는 경우도 있었고요. 그 때마다 상대방을 원망하는 마음 대신, 스스로의 부족함을 들여다 봅니다. 그리고 내가 더 많이 사랑했다고 느꼈던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나보다 상대방이 더 나를 사랑했었다는 걸 깨닫기도 하지요.

'지금 알았던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건, 지나온 나날 속에서 그래도 배운게 있기 때문일 거예요. 그런 시행착오를 겪고, 터널을 지나온 후에야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지난 시간이 더 빛나게 보이기도 합니다. 읽는 동안 그때 더 잘 할 걸, 하는 후회보다 지금 내 하루를 잘 살아내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 시간이었어요.

항상 말뿐인 나를 어떻게 고쳐야 하나 고민하던 와중에

무관심한 사람보다는 말이라도 하는 사람이 더 낫다는 생각에

이제부터는 변명 아닌 변명으로 말뿐인 나를 당당히 용서한다.

말뿐인 나_P.143

해마다 올해의 다짐과 결심을 써 보고, 계획도 해 보지만 그대로 실행에 옮기거나 이뤄진 일들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점점 연초에 계획을 세우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 달, 분기, 한 해로 시간을 쪼개서 뭔가를 하겠다는 결심보다는 하루하루를 그저 성실히 살아내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들었고요. 게으른 자의 핑계일 수도 있지만, 자꾸만 결심하고 다짐한 것에 성공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때마다 자괴감이 일었거든요.

'말뿐인 나'라는 글을 읽으니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요. 저 역시 그런 저를 '당당히 용서'해 보려고요. 많은 이들이 얘기하는 작은 성공을 위해, 커다란 목표나 계획보다는 실천 가능한 작은 일부터 꾸준히 해나가야 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봅니다. '사소한 다짐 한 번에 꾸준한 노력이 더해지면 커다란 기회가 된'다는 작가의 말처럼요-.



소중히 여겨야 할 가족들에게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소홀히 대하고 후회해 본 적이 많지요. 그리고 누구보다도 내 마음을 먼저 알아차리고 보듬어 줘야 할 사람은 다름아닌 나라는 걸.. 나 자신에게도 소홀해지면 안되는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하는 글이었어요.


꾸준한 노력의 결과가 기적처럼 보일 때까지.. 얼마나 많은 공을 들여야 할까요.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한 때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가 있었어요.

물론, 그 말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해요.

그만큼 시간을 들여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였겠지요.

노력에 노력을 더하면 언젠가 빛날 날이 오리라, 그렇게 믿어봅니다.


당신을 존중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아끼지 않는 그 사람에게 당신의 시간과 마음을 전부 다 쏟아가며, 상처만 받아가며 다시는 오지 않을 꽃같은 시기를 힘들게 보낼 필요는 없어요. 그렇다고 가벼운 사랑으로 사랑을 쉽게 하지는 말고 어려운 사랑을 쉽게 하게끔 당신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을 찾아보세요. 사랑하던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은 접어두고 꽃 같은 시기만큼은 봄 같은 사랑만 찾으세요. 사랑은 어렵지 않아요. 사랑을 어렵게 만드는 사람이 존재할 뿐이에요.

사랑은 어렵지 않아요_P.202~203



제가 좋아하는 김광석의 노래 중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가사 마저 절절한 노래의 마지막에는 제목과 같은 가사를 되풀이하며 읖조리지요.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알싸해져요.

서로에게 주는 상처마저 사랑이라고 포장하기에는 봄날의 꽃 같은 시간들이 너무 아깝잖아요.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에게 더는 애쓰지 않기로 결심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에요.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만 기울어져 있는 관계는 오래갈 수 없으니까요.

'사소할지도 모를 저의 생각을 부디 재밌게 봐' 달라는 작가의 서문에 부응하듯 여느 날과 다름없는 소소한 하루 속,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노래를 흥얼거리며 자전거를 타고 가는 표지의 인물처럼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가을날입니다. 드넓게 펼쳐진 파란 하늘처럼 마음에도 맑은 기운이 가득 퍼지시길 바라며 서평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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