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 즐거운 하루

하이킹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ㅣ I LOVE 그림책
피트 오즈월드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7월

고요한 아침, 아빠는 잠든 아이를 깨웁니다. 아이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나서 나갈 채비를 합니다. 아빠와 아이는 오늘 하이킹을 하기로 했거든요. 산에 오르며 아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혼자라면 어려운 일도 아빠가 있어 아이는 용기를 내어 함께 이겨냅니다. 중간중간 쉬어가며 맛있는 간식도 먹고 정상에 올라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봅니다. 이야기가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산을 내려와 집에 돌아와 하루를 정리하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되는데요. 아빠와 함께 이루어낸 도전과 모험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라 부자간의 추억을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는 누구보다 기쁜 표정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는데요 그동안의 추억이 담긴 앨범을 보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그림으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함께 숲속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부자의 시선을 통해 보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다 보면 숲내음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외다리 나무에서 혹시 떨어지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지만 뒤로 보이는 시원한 폭포가 답답한 마음을 씻어주는 듯했어요. 둘의 시간을 함께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우리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기분 좋은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글 없는 그림책의 묘미는 그림을 보며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요. <하이킹>은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아도, 그림 만으로도 한편의 짧은 자연관찰 영상을 보는 기분이었답니다. 부모님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아이에게는 부모님과의 시간을 추억하며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다지는 시간을 주는 그림책입니다.

※푸른책들 신간 평가단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받아 읽고 씁니다.

실험실의 쥐가 탈출했다.

프리스비 부인과 니임의 쥐들 - 1972 뉴베리 상 수상작 ㅣ 상상놀이터 14
로버트 C. 오브라이언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6월

긴 겨울이 끝나갈 무렵, 들쥐 프리스비 부인은 봄이 오는 것을 느끼고 이사를 준비합니다. 겨울 동안에는 먹을것이 넉넉하고 따듯한 피츠기븐 씨의 밭에 살지만 봄이오면 농사를 위해 피츠기븐씨가 트랙터로 밭을 갈아엎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아들 티모시가 아픕니다. 에이지스씨에게 약을 얻어 먹이지만 티모시가 이사를 가려면 아직도 3주는 기다려야 몸이 회복된다고 합니다. 당장 다음주면 밭이 갈아 엎어질 것같아 걱정인 프리스비 부인은 우여곡절 끝에 시궁쥐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알고보니 시궁쥐는 프리스비 부인의 죽은 남편과도 잘 아는 사이였지요.

알고보니 남편과 시궁쥐들은 모두 실험실에서 만난 사이였습니다.

미국의 실험실 니임, 그곳에서 실험을 통해 글자를 읽고 사고를 하며 늙지않는 쥐들이 탈출을 했습니다. 쥐들은 책을 읽고 연구를 통해 자기들 만의 거처를 만들고 그곳에서 다른 쥐들에게 글자를 가르치며 직접 농사를 짓고 살 터전으로 옮길 준비를 합니다. 큰 계획을 실행하기 직전 위기가 닥쳐오고 쥐들은 예정보다 빠르게 그곳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잘 살고 있을까요?

첫 장을 읽으며 문득 영화의 한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읽을 수록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서 영화를 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는데요. 작가의 디테일한 묘사와 생동감넘치는 스토리 전개를 통해 흥미를 유발하는 것 같았습니다. 프리스비 부인이 아들 티모시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 니임의 쥐들이 탈출하는 모습, 마지막 위기에서 보여지는 장면까지 바로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사를 찾아보니 2018년에 영화로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있는데 아직 영화는 안나왔나보네요, <앨빈과 슈퍼배드>처럼 역동성 있는 영화 돌아온다고 하니 나오면 꼭 챙겨봐야겠습니다.

1971년에 발표한 이 책은 <뉴베리 대상>과 <루이스 캐롤 쉘프 상>을 동시에 수상했는데요.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푸른책들 신간평가단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받아 읽고 씁니다.

레이첼이모와 함께한 밤바닷가 산책길

지구 지킴이 레이첼 카슨 - 레이첼 이모와 함께한 밤 바닷가 산책길 ㅣ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10
데버러 와일즈 지음, 대니얼 미야레스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6월

숲속의 오두막에 이모와 로저가 함께 있었습니다.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천둥이 치며 폭풍우가 몰아쳤지만 로저는 겁내지 않고 이모와 즐거운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정전이 되고 말았어요. 등불을 켜고 이모와 로저는 폭풍우가 치는 창밖을 바라보다 어느 정도 잠잠해지자 밤 바닷가로 산책을 떠납니다. 비 온 뒤 깜깜한 숲속에서 로저는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게 되고, 드디어 바다에 도착하게 되는데요. 바다에 도착해서 손전등을 끄고 눈을 잠시 감았다 떴을 때,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파랑으로 초록으로 그리고 에메랄드처럼 반짝이며 다이아몬드처럼 번쩍이며 바다는 움직이는 빛으로 살아있었습니다.

한밤중에 어린 로저가 씩씩하게 산책을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믿고 따를 수 있는 이모가 곁에 있었기 때문일 텐데요.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에 두려웠을 로저가 이모의 신나는 제안을 받고 길을 나설 때의 표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깜깜한 숲속에서 개구리와 귀뚜라미, 부엉이 등 자연 속 생물들을 온몸으로 느끼고 만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 로저는 바닷가에 도착해서도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폭풍우가 만들어낸 생물발광을 보게 된 것인데요. 이 경험이 로저가 성장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어려서부터 이런 경험을 하게 된 로저에게 부러움을 느꼈답니다.

아이들에게 자연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숲을 가면 각종 벌레 때문에 익숙지 않은 아이들이 무서워서 빨리 가자고 조르거나, 때론 어른들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기다려주기 힘들어해서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데요. 함께 보고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로저가 귀뚜라미들과 여치의 노래에 화답하듯이요.

※푸른책들 신간 평가단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받아 읽고 씁니다.

우리아이 첫 경제입문서

금융이 궁금해 - 알기 쉬운 돈과 금융 이야기
미케 셰퍼 지음, 마이케 퇴퍼빈 그림, 이상희 옮김 / 바나나북 / 2021년 5월

우리 아이 경제교육이 필요할 때 첫 입문서 추천!

아이들 용돈, 어떻게 관리하고 계시나요?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인 첫째가 용돈을 달라고 하길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기본적인 정의부터 정리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은 필요한 거나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알아서 사주니 돈에 대한 개념도, 가치도 잘 몰랐었지요. 게다가 명절이나 무슨 집안 행사 때마다 어른들에게 용돈을 받으니 돈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용돈에도 미리 규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언제 어떻게 얼마를 줄 것인지,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말이죠.

아이가 어른들이 주식과 가상화폐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걸 들어서인지 궁금해하더라고요. 주식에 대해서는 곧 투자하는 법을 알려줄 예정이라 대략적으로 설명을 해줬지만 잘 이해를 못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책에서 기업과 주식, 그리고 슬기롭게 투자하는 법에 대해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아이에게 도움이 되었답니다. 어른들이 일하는 이유부터 저축이 필요한 이유까지, 슬기롭게 돈을 쓰는 방법을 알 수 있어서 좋았고요. 이 책으로 통해 개념을 정리하고 다른 세부적인 것들에 대해 아이와 탐구를 하면 금융 공부에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크레용하우스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씁니다.

소문과 가짜뉴스를 대하는 자세

야! - 물고기가 만든 미스터리 그림책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3
케이트 리드 지음, 이루리 옮김 / 북극곰 / 2021년 5월

실체를 알지 못하고 퍼져가는 소문에 대한 이야기 "야!"

소리만 듣고 놀란 나머지 알아보려 하지 않고 수군거리던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소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워낙에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많다 보니 빠른 정보 습득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정보에 대한 신빙성이 낮아 가짜 뉴스를 가려서 받아들여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는데요. 특히 알고리즘으로 불리는 추천 목록들로 인해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만 습득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가짜 뉴스를 가려낼 수 있을까요? 저는 언제부터인가 가급적이면 양쪽의 의견을 모두 찾아보려는 노력을 하게 되더라구요.

만약 처음에 아주 작은 물고기의 소리를 누군가가 듣고 반응해 줬다면 물고기는 소리를 질렀을까요?

소리를 질렀어도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정확히 파악하려는 용기 있는 물고기가 한 마리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소문이 무성하게 퍼져나갔을까요?

소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책 마지막에는 색상환에 대해 알기 쉽게 표기에 놓았어요.

아이들과 각각의 물고기를 표현하는 색상을 알아보고 삼원색을 섞어서 표현할 수 있는 색깔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물감 또는 클레이를 활용하여 색 변화를 탐구해보세요 ^^

※ 북극곰북클럽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받아 읽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