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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가족 - 일상에 숨어 있는 한자의 비밀
장이칭.푸리.천페이 지음, 나진희 옮김 / 여문책 / 2016년 7월
평점 :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한자가 필수교과목이었다.
수업은 거의 암기력 테스트로 진행되었고, 틀리면 복도에 나가 서 있거나 맞아야만 했다.
그럼에도 그때 맞으면서 외웠던 한자들이 지금도 생각이 나는 것은 왜일까.
물론 때리고 맞는 수업이 좋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현재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목에 어느 정도의 생활에 필요한 한자교육이 필요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중 상당수가 한자에서 나온 단어이다.
아마도 순한글로 된 단어보다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현실에서 한자를 모른다는 것은 말하고 듣고, 전달하고자 하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떠들어대는 것과 같을
것이다.
예전처럼 강제적으로 배우지는 않더라도 사회생활에 필요한 적정 수준의 한자를 학교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로 인해 극성스런 학부모들이 엄청난 사교육의 부흥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겠지만.
“수많은 글자가 현재 지니고 있는 의미는 대개 처음의 의미에서 한발 한발 발전해 온
것이다. 그래서 처음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곧 글자들의 혈연과 친척관계를 연구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그 글자들이 현대에 들어와 갖고 있는 의미를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 P. 8~9.
보통 한자는 상형, 지사, 회의, 형성, 전주, 가차를 글자 구성과 운용의 원리로 본다.
그 시작은 수천년 전의 갑골문자로 보기도 하지만,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형성되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리고 한자의 구성과 운용의 원리에 의해 현대에도 계속해서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있기도
한다. 즉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단어들을 배워야만 한다는 의미이다.
이것을 볼 때 우리의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 글인가를 알 수 있다.
모든 말과 단어를 자음과 모음 24자만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전 세계 어느 문자도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이다.
“겉으로는 특이한 점 없이 평범한 구절인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생동감 넘치고 재미있는 문화적
현상이 내재해 있는 것이 바로 언어의 기묘한 매력이다.... 단어의 심층적 의미와 내재돼 있는 문화를 이해해야 제대로 매력을 파악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자유롭게 응용할 수 있다. 그때가 되면 ‘판에 박은 듯한’ 숫자도 생동감 넘칠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희노애락의 표정을 지닌 모습으로 말이다.” - P. 218.
<한자가족 € 일상에 숨어 있는 한자의 비밀>은 한자의 구성원리에 따라 기본이 되는 글자를 소개한 후 그 본래의 뜻에서
파생, 확대된 의미와 유사한 의미를 가진 글자들과 글자들이 쓰이는 용처를 설명하고, 덧붙이는 이야기를 통해 한자와 중국과 관련된 여러 가지 상식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으로, 계속해서 시리즈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는 신체를 나타내는 단어와 숫자, 그리고 계량을 표현하는 기본 단어들과 그 유사어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예전에 나와 한때 인기를 끌었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와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다.
한자에 관심이 있거나 배우고자 한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더불어 중국의 오랜 전통문화도 문자를 통해 이해하고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자의 특징에 따라 혈연이나 비슷한 부류 같은 단서를 좇아 한자의 세상으로 들어가면 어마어마한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한자들은 더는 하나하나의 산발된 것들이 아니게 된다. 일련의 맥락을 지니면서 한자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기억의 단락들을 단순화시키고 기억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 한자를 기억하는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동시에 한자의 이면에 감춰진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P. 9~10.
지금은 신문이나 책에도 한자를 잘 쓰지 않는다. 병기조차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인지, 아니면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들어가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과거처럼 한글과 한자를 병기하면 어떨까 싶다.
한글만 표기하더라도 의미의 전달이 가능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보다 정확한 글의 이해와 의미의 전달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의 한글이 독창적인, 어떤 문자도 따라올 수 없는 글이긴 하지만, 우리의 역사에서 한자 역시 빼버릴 수 없는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기에 한자 교육의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고대의 성인과 현인들이 지녔던 지혜는 현대의 지혜와 비교하기 어렵다. 하지만 자기 자신에서부터 시작해 우수한 문화를 이해하고 뜨겁게 사랑하고 발전시키면 더욱 깊은
지혜를 가질 수 있다. 모든 현대인이 기꺼이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귀와 입을 잘 이용해 우수한 문화를 경청하고 흡수해야
한다. 또한 전통문명을 연구하고 널리 알려야 한다. 이렇게 하면 더욱 깊은 지혜를 얻을 수 있고 그 지혜 앞에서 허리를 굽히게 될
것이다.” - P.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