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새로운 상상, 한옥
이상현 지음 / 채륜서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와 같이 산업과 연결된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쓰인지는 인류의 긴 역사에서 볼 때 얼마되지 않은 짧은 시간이다. 산업혁명 이후 길어야 200년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산업이 발달과 함께 디자인 또한 엄청난 발전과 변화를 거듭해왔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디자인은 디자인이 더 이상 제품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디자이너의 철학을 담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예술의 단계에까지 넘나들고 있다고도 말하여진다.

어떤 이들은 이런 디자인의 종합적인 최종 단계를 건축디자인이라고 말한다.

다른 디자인들은 보고 사용하는 외형적인 단계에서 끝나지만, 건축디자인은 사용자가 외적인 형태를 보고, 그리고 그 안에서 직접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인간 사회에서 디자인은 자연적인 특징 이외에 다양한 문화가 더해져서 훨씬 풍부한 디자인 DNA를 만들어냅니다. 디자인의 관점에서 볼 때 문화는 디자인이 생존적인 필요를 넘어서 상징을 담아내고 이 상징을 통해서 무언가 자연의 생존적 필요 이상을 전달하려고 시도할 때 시작됩니다. 그래서 그것이 인간의 디자인인 한에서 디자인과 예술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습니다.” - P. 146.

 

현대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철학이 담겨져 있다고 말하여진다.

물론 과거의 디자인들도 나름의 철학이 담겨져 있지만, 현대처럼 작은 소품조차도 암호와 같은 모르고 봐서는 전혀 알 수 없는 복잡한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디자인은 그 시대의 흐름과 함께 한다. 시대를 앞서기도 하고, 시대를 반영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디자인도 이젠 서양에서 동양의 의미로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철학이, 과학이 그렇듯 디자인도 수직과 수평으로 벽을 세워 공간을 만들고 자연과의 분리를 강조하였던 서양적 의미에서 벽을 없애고 자연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동양의 의미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획일화된 세계화 속에서 우리의 삶을 일구려면, 그들을 답습만 하지 말고 우리의 다양성을 디자인 도구로 사용해야 합니다. 차이를 만들지 못하는 디자인은 디자인이 아닙니다. 다양성은 그래서 디자인의 속성입니다.” - P. 156.

 

한옥은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이는 전통건축 개념 자체에 내장된 미학개념이기도 합니다. 자연에 대한 태도에서 한옥이 다른 나라의 건물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자연을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 자연과 하나의 흐름 속에 자리 잡으로 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한옥에는 자연이 들어와 있습니다.” - P. 237.

 

<디자인의 새로운 상상 한옥>은 이러한 디자인의 흐름에 있어 자연과 억지로 분리시키지 않고 도리어 어우러져 하나되어 살고자 지워진 우리의 한옥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흐름을 제공해줄 수 있음을 말하는 책이다.

저자는 디자인의 원형이 자연에서 관찰가능한 것에서 시작해서, 이제는 디자인 자체로 의미를 가지는 단계에 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제는 자연을 품고 자연과 함께 하는 우리의 한옥에서 문화로서의 가치를 가지는 디자인의 미래를 찾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디자인을 통해 자연과 인간을 잇고, 다시 인류의 오랜 역사를 하나로 묶습니다. 현대에 와서 디자인이 예술과 어떻게 결합되는지 보고, 책의 후반부에서는 이론을 실제 디자인에 적용해 볼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디자인 이론의 뿌리에는 한옥이 있습니다. 한옥을 통해 우리 과거 디자인을 이해하고, 미래 디자인을 위한 아이디어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 P. 5.

 

한옥은 끊임없이 기능을 융합하는 발전단계를 지나왔습니다. 한옥이 장식에 있어서 빼기 디자인이었다면, 다양한 기능을 복합화하는 데에서는 더하기 디자인이었습니다. 이는 현재의 통합적인 디자인 가치를 반영한 것입니다. 단순하기 때문에 융합적일 수 있다는 역설의 디자인 정신이 여기에서 나옵니다.” - P. 182.

 

오늘날 디자인이 영성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것은, 디자인이 단순한 기능에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인간적 가치를 담아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이 자연 밖으로 나와 문화의 영역으로 들어온 이상 인간의 정신적 가치를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진정 훌륭한 디자인이라면 인간의 정신적 가치와 생명으로 이어지는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 부분이 영성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디자인 자쳉 윤리성이 내재해 있습니다.” - P. 234.

 

개인적으로 디자인을 잘 모른다.

다만 자꾸 나누고 분석하고 분리하는 서양의 관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은 안다.

그래서 그들도 통합하고 거시적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동양의 관점과 동양의 사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은 알고 있다. 심지어는 최고의 과학영역이라는 물리학에서조차 동양의 사상과 접목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단순히 좋은 말로 우리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진 사상과 삶이 좋은 것임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이젠 한옥을 보더라도 그냥 옛집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다. 주변 자연환경과 함께 그 집을 지었던 이와 살았던 이들의 생각과 삶도 같이 생각해보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집보다 집의 터전인 자연을 중요시했고, 집안에 사는 사람을 중시했습니다. 외부에 대해서 개방적인 한옥은 자연을 결코 적대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한옥의 디자인은 다른 나라의 어떤 건축보다 자연을 닮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집을 성처럼 견고하게 짓는 일이 없었습니다.” - P. 37.

 

디자인의 가장 큰 원천은 창의력과 상상력입니다. 한옥은 다른 건축과 다른 상상을 하며 자신을 진화시켜왔습니다. 그럼에도 창의력과 상상력에 대해 특별히 강조하지 않은 것은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유하는 힘은 인문학적인 기반에서 출발합니다. 인문학이 중요한 까닭입니다.” - P. 25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