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망상
루퍼트 셸드레이크 지음, 하창수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망상(妄想)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 “병적으로 생긴 잘못된 판단이나 확신. 말하자면 사고(思考)의 이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사고는 사로(思路) , 사고형식 및 그 내용으로 일단은 구별할 수 있으며, 망상은 이 사고내용의 이상을 말한다.
내용은 비합리·비현실적이라는 점이 첫째 특색이고, 감정으로 뒷받침된 움직일 수 없는 주관적 확신을 가지고 고집하는 점이 둘째 특색이다. 따라서 이 첫째와 둘째의 특색을 망상과 마찬가지로 가지면서, 그 비합리성에 관한 내부적 비판과 고뇌를 나타내는 강박관념과는 그 내부적 비판과 고뇌가 없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또한 그 잘못된 사고내용은 어떠한 합리적 논거로써 설득하여도 앞서 말한 특색을 수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미신이나 논리적 착오로 인한 잘못된 관념과도 구별된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자연의 법칙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예전에도 지금과 마찬가지였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이것이 이론적 가설일 뿐 경험적 관찰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다.” - P. 120.

 

<과학의 망상 현대 과학이 착각하는 믿음에 대하여>의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바로 위와 같은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인, 그러면서도 자신들만이 옳고 가장 객관적인 진리를 추구한다는 주관적 확신을 고집하는 과학자들의 망상에 관한 것이라 생각한다.

근대 이후의 과학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되어 왔음에 틀림없으며, 과학의 발달은 인류의 수명연장과 편리한 문화생활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반대로 과학은 지구에 대한 무자비한 착취와 환경오염, 수많은 살생을 불러 일으켰고, 이에 대한 그리고 미래에 대한 올바른 해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과학자들만큼은 아니지만 우리가 옳다고 믿도록 교육받아온 10가지의 과학적 진리에 대해, 현재까지의 다양한 과학적 사례들을 통해 확고부동한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에 대한 참혹한 오해는 스스로가 객관적 진리를 추구한다고 과학자들 스스로가 자신들을 속였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속여가면서 만들어진 것임을 이야기한다.

또한 현대의 대부분의 과학과 과학자들이 거대 자본에 의해 그들이 원하는대로만 움직여지고 있는 부정적인 측면을 이야기한다. 바로 지금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문제처럼.

 

과학이 밝혀낸 사실들은 의심할 바 없는 실재다.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기법들 또한 그러하며, 이 기법들에 근거한 공학 역시 그렇다. 하지만 전통적인 과학적 사고를 지배하는 신념 체계는 19세기에 구축된 이념에 근거한, 신앙과도 같은 행위일 뿐이다. 이 책은 과학을 위해 쓰인 것이다. 나는 과학이 덜 독단적이 되고, 좀 더 과학적이었으면 한다. 나는 과학이 자신을 옥죄고 있는 독단에서 벗어날 때, 과학이 다시 태어나리라고 믿는다.” - P. 13.

 

이 책을 통해 나는 유물론 철학, 혹은 과학적 세계관이 하나의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 진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려 한다. 과학적 세계관이란 과학의 발전에 의해 끊임없이 대체되어온, 언제든 의문을 제게할 수 있는 신념 체제다.... 과학은 인간의 활동이다. 과학이 유일하게 객관적이라는 추론은 과학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객관성이라는 환상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타인과 자신을 동시에 기만하게 만든다. 이것은 진리를 찾는다는 과학의 고귀한 이상에 반하는 일이다.” - P. 403.

 

인문의 영역에까지 붙여진 이름 과학.

과학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이를 보고 듣는 이들에게 객관적이고 합리적일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고 말하는 것이 과장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머릿속엔 과학에 대한 이미지가 새겨져 있다.

하지만 자연과학 또한 사회과학과 마찬가지로 증명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의 추상적인 가설과 조건들 위에 구성되어 있는 것일 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이 절대적으로 객관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지 않을까.

그렇기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각국에서 과학자들의 거짓 실험결과와 논문들이 발표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과학자가 유물론을 제기할 때 그는 기계적으로 작동된 것일까? 그는 자신의 시각으로 보는 게 아닐까? 과학자의 주장들에는 늘 한 가지 의구심이 숨겨져 있다. 그 자신은 기계적 결정론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은 사실을 얘기하고 있으며, 자신의 뇌가 그로 하여금 뭔가를 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고 믿는 것이다.” - P. 54.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객관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판단에 개개인의 호불호와 상황에 따른 선택이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만약 절대적으로 객관적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와야하지 않겠는가.

과학은 인류의 삶과 미래의 평화와 풍요를 위한 도구 이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과학이 지금처럼 계속해서 신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면 인류에게 지금보다 훨씬 더 위협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과학이 본래의 탐구정신으로 돌아온다면 인류에게는 더욱 평화롭고 풍요로운, 그리고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미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미 확립된 믿음들에 의문을 가지는 것은 반과학적인 일이 아니라 바로 과학 그 자체의 핵심이다. 과학의 창조적 중심에는 열린 마음으로 탐구하는 정신이 있다. 관념적으로 과학은 하나의 과정일 뿐, 어떤 입장이거나 신념 체계가 아니다. 독창적인 과학은 과학자들이 새로운 질문들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새로운 이론들을 세워나갈 때 이루어진다.” - P. 38.

 

과학들은 진화하고, 종교 역시 그러하다. 어떤 종교도 오늘날, 최초의 창시자가 만들었을 때의 그대로인 것은 없다. 유물론적 세계관에 의해 야기된 씁쓸한 갈등과 상호불신 대신, 우리는 과학과 종교가 서로의 탐구를 공유하며 서로를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 P. 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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