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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건축 - 양용기 교수의 알기 쉽게 풀어쓴 건축 이야기
양용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4월
평점 :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의식주 중의 하나인 주(住)는 인간이 안전하게 쉴 수 있도록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것이 최소한의 기능이자 영역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오래전 나무위나 동굴에서부터, 나무집과 돌집, 그리고 흙집 등의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사용하던 시대를 거쳐 이젠 콘크리트와
철강, 유리로 꾸며진 최첨단 아파트까지, 그리고 문화와 문명이 발달하면서 주거의 문제를 넘어선 다양한 업무를 위한 건물들까지 건축은
발달해왔다.
물론 이 모든 변화와 발달이 가능한 것은 그만큼 인류의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리라.
“가장 좋은 건물은 그 지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건물입니다. 왜냐하면 오랜 시간에 걸쳐서 발달해왔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전기도 없고, 당연히 냉장고도 없어서 자연을 이용하며 살았습니다. 우리 선조들도 지금처럼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조금도 불편하지 않게 살았습니다.” - P. 31.
건축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그저 눈으로 보여지는 것 외에는 잘 알지 못한다.
그냥 그 자리에 세워졌기에 바라볼 뿐이고, 그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구경하고 이용할 뿐이다. 그 건축물이 어떤 디자이너의 철학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것은 보는 이들이 무식해서라기 보다는 건축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건축 또한 음악이나 미술작품, 또는 문학작품처럼 인류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형태를 지닌 작품이기에, 그리고 이런 작품 중 유일하게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까지도 보고 직접 이용해야 하는
작품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되도록 많은 정보를 통해 디자이너와 건축물을 이해하려 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전문가가 아닌 이상 또 건축을 전공하고자 하는 이가 아닌 사람이 얼마나 건축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을 할까 싶기는 하지만.
“일반인들은 건축물의 완성된 형태만으로 보므로, 이 건물이 완성되기까지는 많은 과정이 수반되는 것임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축물은 자기 자신가의 싸움이며 창조적인 행위의 숭고한 모습 중의 하나입니다. 하나의 건축물이 완성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인력은 상황마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여기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노력’입니다. 그 노력으로 인해 건축가는 건물의 크기에 상관없이 매 순간 숭고한 감정과 무아지경 상태를
경험합니다.” - P. 295.
“음악가는 음악으로, 미술가는 미술로서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듯 건축물은 건축가의 표현이 잠재해
있습니다. 그러나 그 표현이 형태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변형되었기 때문에 이는 대화를 통하기보다는 형태라는
모양을 통하여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마치 자연의 섭리와 같습니다. 자연은 자신이 의도를 자연의 법칙을 통하여 우리에게 나타냅니다. 그 의도는 스스로 존재하기 때문에 찾는 자에게만 주어집니다.” - P. 414~415.
<철학이 있는 건축 – 양용기 교수의 알기 쉽게 풀어쓴 건축이야기>는 건축전문가인 저자가 단순 건축물이 아닌 건축에 담겨져 있는 시대적 흐름과 근대 이후 복잡하게
펼쳐진 여러 건축 디자이너들의 사상과 그들의 건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쓴, 건축철학서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은 책으로, 10년 전에 출간하였던 저자의 <건축물에는 건축이 없다>를 전면 수정 및 보완한 책이다.
저자는 각 시대의 건축은 그 시대의 사상과 철학의 흐름과 함께 하거나 앞서가기도 했음을
이야기한다. 특히 근대 이후 건축기술과 다양한 재료, 첨단기기의 발달이 더 이상 주거공간을 위한 건축이 아닌 건물의 조그마한 장식까지도 디자이너의
생각과 의도가 담긴, 보다 기하학적이고 철학적인 건축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건축은 마치 인생과도 같다. 위치를 잡고 돌을 쌓고 공간을 구분하며 문과 창을 내고 하는 등의 모든 행위 속에는 인간을 위한
숭고한 결단이 감겨 있다. 자연 속에서 공생하는 인간의 존재를 잃지 않는 위대한 작업이다. 건축은 이에 관계된 모든 생명의 정체성이다.” - P. 6.
“새로운 아이디어와 변화에 대한 욕구는 기술과 재료의 발달에 따라 공간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기술이 한정되어 있었으므로 표현되어지는 건축물의 형태는 2차원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술은 잠재된 사고와 표현을 형태로 증명할 수 있는 확신을 주었고 이것은 좀 더 다양한
시대로 인도한 것입니다. 건축도 시대를 반영합니다. 그 시대가 주는 최고의 기술과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새로운
콘셉트입니다.” - P. 107.
“건축이 버릴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공간’과 ‘인간’입니다. 이 두 요소는 어느 시대에 가서도 만족시켜야 하는 필수사항입니다.... 좋은 건물과 나쁜 건물이란 없으며 단지 잘 표현된 건물과 잘 표현되지 못한 건물이 있는
것입니다.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건물은 없습니다.” - P. 354~356.
건축의 가장 근본적인 의의는 인간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쉬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근본 목적위에서 보다 편리하고 유용한 기능들이 추가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주변환경과 잘 어울리면서도 모두에게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건축물들이 보다 많이
세워졌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현대의 건축물들이 경제적 여건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최첨단 설비를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의 효과는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반드시 큰 건축물뿐만 아니라 한옥과 같은 조그마한 주거공간도 얼마든지 좋은 생각과 의미를
담은, 주변과 잘 어우러지는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연을 사랑하는 동양인들은 생활 속에서 늘 자연과 함께하려고 했습니다. 지금도 많은 훌륭한 건축가들은 자연의 숨결이 담겨 있는 집을 위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 선조들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몸소 실천하고 있었으니 지금의 건축가들보다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P. 32.
“건축은 의식주 중에 하나라고 앞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건축은 우리의 삶에 가까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건축물을 경험함에 있어서 너무 멀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내부부터 살펴보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 P. 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