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인가 제작년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교중 하나인 하버드대학교에서 20년간 최고의 강의로 뽑힌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를 책으로 옮긴 <정의란 무엇인가>의 열풍이 있었다.

나도 그 열풍에 동참한 한명으로 이 책을 샀었는데, 한참이 지난 이제야 읽게 되었다.

왠지 모르게 꼭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새삼 들어서였다고나 할까.

어쩌면 사회의 흘러가고 있는 모습이나 구조가 그때보다도 지금이 더욱 더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에 이 책을 다시 읽게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정의라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 사회는 정의로운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맞는 것인지,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것인지 등등.

 

“‘정의는 어느 길로 들어서든 막다른 골목에서 반드시 마주치는 주제다.” - P. 396.

 

저자는 재화분배를 행복, 자유, 미덕 중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정의의 개념은 다르게 되고, 각자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결정을 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저자가 예를 드는 각각의 관점은 아리스토텔레스, 이마누엘 칸트, 존 스튜어트 밀, 존 롤스 등이다. 이들은 각각 공리주의와 시장지상주의, 개인주의(?) 라고 부를 수 있는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관점들을 대표하는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각각의 관점에서 정의되는 정의는 그들의 선택과 행동까지 좌우한다.

저자는 이들 관점의 주장과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예를 들어가면서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들 각자가 어떤 정의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맞는지, 또 앞으로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사회가 정의로운지 묻는 것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이를테면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을 어떻게 분배하는지 묻는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는 이것들을 올바르게 분배한다. 다시 말해, 각 개인에게 합당한 몫을 나누어준다. 이때 누가, 왜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묻는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여러 주장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재화분배를 이해하는 세가지 방식을 찾아냈다. 행복, 자유, 미덕이 그것이다. 이 세가지 이상은 정의를 고민하는 서로 다른 방식을 암시한다.” - P. 33.

 

아리스토텔레스, 이마누엘 칸트, 존 스튜어트 밀, 존 롤스는 모두 이 책에서 다룰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연대순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이 책은 사상의 역사가 아닌 도덕적, 철학적 사고를 여행한다. 정치 사상사에서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정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 P. 47.

 

금융위기 이후 세계는 점점 더 소수에 의한 부의 집중을 이야기한다.

자유경제체제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가하는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 대한 열광도 그러한 영향일 것이다.

하지만 부의 분배를 이야기하기 이전에 어떤 것이 옳은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철학적, 도덕적, 종교적 고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사회구조적인 점검과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조금이라도 모든 사람이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물론 1%의 자본가들과 9%의 자본가들의 우호세력들이 자신의 것을 내어놓기 보다는 더 가지려고만 하는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희망사항이겠지만.

 

정의와 권리에 관한 논쟁은 사회 제도나 조직의 목적, 그것이 나누어 주는 재화, 그리고 영광과 포상을 안겨주는 미덕에 관한 논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법을 만들 때 이런 문제에 중립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좋은 삶의 본질을 논하지 않고는 공정성을 말하기가 불가능해 보인다.” - P. 289.

 

정의와 권리에 관한 논의를 좋은 삶에 대한 논의에서 분리하려는 시도는 두가지 이유로 잘못이다. 본질적인 도덕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정의와 권리의 문제를 결정할 수 없고, 설령 그럴 수 있다 해도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P. 349.

 

대한민국의 부의 편중이 갈수록 더 심해져가고 있다.

물론 1%를 위한 9%의 관료와 정치인들, 언론과 학자들이 있기에 그런 모습들은 교묘히 현란한 문장으로 치장되어 국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현실이다.

쉬운 해고가 아니라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내보내는 것이라는, 나이든 사람들의 임금을 줄여서 청년들을 고용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은 참으로 쓴웃음만 짓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많은 이들이 이러한 주장을 지지한다.

결국 자신들이 지지한 이런 법들로 인해 자신들의 목이 조이게 되고, 자신들의 자식들의 행복도 뒤흔들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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