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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사회 - 불평등은 어떻게 나라를 망하게 하는가
최환석 지음 / 참돌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갑’이자 ‘을’의 삶을 살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우월한 힘을 가진 갑의 모습으로, 누군가에게는 눈치를 살펴야만 하는 을의 모습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는, 점점 더 내가 당한만큼 누군가에게 몇 배로 갚아야만 하는 폭력적인 ‘갑’의 성질을 더 보여주고 있다.
왜일까? 왜 내가 받은만큼 꼭 갚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일까?
비록 갑에게 모진 말과 행동을 받았더라도 그것을 참고, 나의 을에게 조금 더 이성적이고 부드럽게 대하지 못하는 것일까?
왜 이러한 현상을 나 뿐만 아니라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겪고 행동하게 되는
것일까?
왜 자신도 모르게 갑질을 하게 되는 것일까? 왜 조금 더 너그러운 여유가 없는 것일까?
“갑질의 가장 직접적인 심리적 기전을 차별이다. 경제적 차별이 사회를 점점 불평등하게 만들면서 계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사람들은 자신보다 계급이 한참 낮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보면 그도 자신과 동등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된다. 이를 ‘탈인간화 과정’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 책에서 탈인간화를 불러오는 우리 사회의 차별과 불평등 문제에 집중할
것이다.” - P. 12~13.
크게는 나라의 경제발전과 작게는 개인의 재산증식을 위해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려
왔다.
오직 더 많은 돈과 지위, 권력을 위해 달려왔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 과정에서 점점 커지는 빈부의 격차나 소외되어 주변부로 밀려난 이웃들을 돌아볼
여유도, 생각도 가지지 못한 것이 현실일 것이다.
그들이 굶주리고 죽어가는 것도 나의 일이 아니기에 무심히 넘긴 것 또한 우리의
모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우리의 마음은 메말라갔고, 여유는 점점 더 없어졌다.
그리고 이제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다른 사람을 누르고 위로 올라가려고만 하고 있지는
않는지.
“교육 시스템은 이렇게 특권층과 기득권에게 유리하도록 꾸준히 진화했다. 분명한 건 이제 교육 시스템은 부와 권력을 세습하는 장치화로 점점 완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계급의 구별이 더욱 뚜렷해지고 계층 간 이동성이 점점 떨어져, 망한 국가들이 갔던 그 길을 갈 수 있다.” - P. 114.
“앞으로 장기적인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한 집단에 권력과 힘이 집중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부가 집중된 사람들이 정치적 힘을 이용해 자기 집단에 유리하도록 시스템을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불평등이 심해지면 그들에게조차 유리한 일이 아니라는 걸 그들이 알았으면
한다. 사회가 안정적으로 돌아가야 상류층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 P. 200.
갑질은 돈이든 권력이든 힘이든, 가진 자가 자신이 가진 것을 이용해 가지지 못한 자에게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또는 법에 어긋나는 방법으로 행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갑질이 드러날 경우 모든 이들에게 비난을 받는 것이리라.
이런 현상은 개인적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땀흘려 일해서 자수성가한 1세대 분들은 하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슈퍼 갑질은 아무런 노력없이 부와 권력을 물려 받은 2세대, 3세대 인물들이 해댄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은 자신과 동일한 존재로 보지 않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갑질을 해대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들만의 문제일까? 우리 또한 알게 모르게 갑질을 한다. 우습게도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일 – 실제로는 별로 그렇지도 않지만 - 을 하는 사람들을 향해 무한 갑질을 해대고 있지는 않는지. 그들에게 쌓인 울분을 토해내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봤으면 한다.
“민주적인 사회일수록 이런 특권층의 인센티브를 억제할 장치를 잘 갖추고 있지만, 중요한 건 법적인 인센티브의 억제가 아니라 굳이 그렇게 살지 않아도 괜찮은 인생을 살 수 있는
사회적 제도의 마련 여부다. 결국 선거를 통해서든, 합의를 통해서든 우리의 선택이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 P. 326.
<갑질 사회 – 불평등은 어떻게 나라를 망하게 하는가>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갑질이 넘쳐나는 이유와 역사적 사실들, 그리고 어떻게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아주 직설적으로 시원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갑질사회의 원인을 불평등에서 찾는다. 기회의 불평등, 결과의 불평등.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교육의 불평등으로 그것이 고착화되어갈수록 신분의 변동은
어려워지고, 그럼으로써 권력이나 부를 가진 이들의 갑질은 일반화되고, 이에 따른 폭력과 범죄도 늘어나게 되고, 결국은 나라도 흔들릴 수 있음을 이야기하면서, 역사적으로 부나 권력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부와 권력유지를 위해 나라도 팔아넘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신라가 당나라에, 고려가 원나라에, 조선을 일본에, 대한민국은 누구에게???
“패턴은 명확해졌다. 포용적이었던 사회제도가 배타적이 될 때 차별과 불평등이 심해지면서 사회는
몰락한다. 소수의 기득권층이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나설 때 사회의 다양성은 사라지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기회를 잃어버린다.” - P. 37.
“우리를 불행하게 혹은 병들게 하는 동인은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바로 사회 조직 속에 존재한다. 불평등이 심한 사회에서 큰 소득격차는 이웃과 가족 중 한쪽이 지나치게 많은 소득을 누리게 하고
다른 쪽에는 불행하다는 느낌을 준다.... 이런 결과를 보건대 복지 정책을 단지 산술적 분배에만 치중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득격차를 줄여 삶의 통제권을 회복할 수 있도록 복지 정책의 초점을 모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통제감은 미래에도 먹고사는 문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 P. 231~232.
“우리 사회가 엘리트 교육을 특화시키고 차별화하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한다. 비싼 사교육을 시스템 안에 고착시킴으로써 부자들에게만 엘리트 교육의 기회를
부여한다면, 아무래도 지금의 기득권 내 사람이거나 기득권에 우호적인 사람들이 많이 올라올 것이므로 핵심
권력층을 계속 유지하기가 쉬워진다.” - P. 324.
저자는 이 모든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정치적인 선택을 통해서일 수 밖에
없다며, 정당이나 정파를 떠나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공약을 내놓는 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정치인들은 정권을 가지는 것이 목적인 사람들이기에, 그들에게서 이타적인 행동을 기대하지 말고, 정당이나 이념을 보게 되면 편견으로 인해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없기에, 오직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공약을 주장하는 정치인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들이 다시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자신을 선택한 이들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게
만들어, 정치인들로 하여금 이타적으로 보이는 정책을 선택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돈과 권력이 중요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이웃과 사회가 더 중요할 수도 있으니까.
모두가 각자의 눈높이 맞는 정치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바로 눈앞만 볼 것이 아니라 좀 더 멀리, 내 자식들이 살아갈 시대까지 보면서 선택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여러분이 정치인들을 향한 도덕적 관념을 비롯한 모든 편견을 버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누가 이타적인지 고민할 필요도 없으며, 여러분이 더 이타적으로 행동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중요한 건 당신의 이익이다. 누가 연합을 가장 크게 확장할 것인지 고민하지는 않더라도 누구를 선택해야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될까, 이것만 생각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P. 353.
“갑질하는 사람을 비판하고 공론화시킨다고 해도 근본적인 사회문제를 그대로 둔다면 갑질사회는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갑질이 더 교묘해지거나 눈에 띄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해갈 수 있다. 근본적 해결을 위한 차별과 불평등의 해소만이 갑질사회를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 P. 362.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 플라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