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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꿈꾸게 하는 클래식 - 달콤 쌉싸름한 내 삶의 모든 순간
홍승찬 지음 / 북클라우드 / 2015년 4월
평점 :
예술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렵게만 생각된다.
어쩌면 그냥 자신이 보고 느끼는대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하지도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스스로의 무지함을 드러내는 것 같은 두려움으로 인해 여러 경로를 통해 가지게 되는
경험의 기회를 자꾸 피하게만 되는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미술작품들과 클레식 음악은 참 친해지기가 어렵기만 하다.
각각 사조와 대표 인물들, 대표 작품들 등등의 단어들 자체가 낯설기만 하다.
그럼에도 이런 작품들 속에는 여러 가지의 숨겨진 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거리가
있고, 인생이 있고, 시대의 아픔이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그것을 보고 듣는 이의 인생이 겹쳐져서 비록 상세한 지식은 없더라도 각각의 사람들마다 다
다르게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들에게 깊숙한 감동과 위로를 주려면 이끄는 사람부터 마음을 한결같이 굳게 지켜서 먼저
그를 따르는 이들의 믿음을 얻어야 합니다. 그렇게 모두가 하나 될 때 지켜보는 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어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세상을 움직이는 이치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데, 단지 그것을 마음에 새겨 지키려는 이가 없어 이리도 복잡하고 혼탁한가 봅니다. - P. 51.
<나를 꿈꾸게 하는 클레식 – 달콤 쌉싸름한 내 삶의 모든 순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클레식 평론가인 저자가 다양한 클레식 음악과 작곡가, 그리고 우리가 이미 알고 있거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들이 살았던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들과
그들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총 4부 38가지 주제로 음악과 사람, 그리고 삶의 이야기들을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상세하게 들려준다.
이는 음악을 말하면서도 결국에는 사람을 말하고자 함입니다. 음악 또한 사람이 만들어 사람을 이롭게 하고자 사람에게 내어준 것이니 그 애틋한 마음을 헤아리자는
것이지요.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린다면 음악을 좀 더 살갑게 느껴 너와 내가 이보다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믿음이자 바람입니다. - P. 6.
클레식이 단순히 지식 이상의 것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음악을 음악이 아닌 지식으로만 배웠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나 자신도 더 깊은 이야기를 들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도 큰 이유일
것이다.
어느 정도의 나이를 먹은 지금은 마음은 원하지만 그만큼 다른 무언가를 희생하면서 배우기에는
살아가기가 너무 각박한 것 또한 이유가 될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배우고 알고 이해하고 싶다.
음악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고, 마음 깊은 곳의 나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 봄, 여러분은 무엇을 꿈꾸고 계십니까? 그리운 이에게 무작정 달려가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삶을 흔들어 놓을 만한 다른 무엇인가를 마음에 품고 계시나요? 기차가 아니고 여행이 아니더라도 우리에게는 먹고 사는 것을 넘어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만큼
소중한 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따분하고 무기력할 때, 혹은 견딜 수 없이 힘들고 지칠 때 그 존재만으로도 위로를 받고 힘을 얻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 P. 30.
어머니가 극성스럽게 비싼 수업료를 바쳐가면서 피아노를 가르치지만 그 피아노가 생활을 부드럽게
해주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음악이 생활화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피아노를 배우는 아이가 회사에서 피로해서 돌아오신 아버지를
위해서 피아노를 들려준다든가 하여 가정의 하모니에 음악이 참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아닙니까. - P. 238. 1966년 8월 13일자 조선일보 김종필과 음악 평론가 박용구의 대담 중.
음악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것은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공통점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음악은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기에,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많이 들려주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조금 더 음악에 대한 친밀함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세상의 모든 열매 뒤에는 가장 먼저 씨앗을 뿌리고 땀과 눈물로 그것을 가꿔온 이들이
있었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포기하지 않고 키워낸 수고가 있기에 훗날 많은 후배들이 그 열매를 맛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지금 씨앗을 뿌리는 삶을 살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하고 싶은 하루입니다. - P. 1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