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번쯤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다 - 설렘보다 두려움을 용서보다 분노를 사랑보다 상실을 먼저 배운 당신을 위한 자기치유의 심리학
김현정 지음 / 센추리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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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회적인 범죄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들 말한다.

발전만큼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 경제의 어두운 부분이, 그리고 경제발전과 함께 더욱 더 심해지는 인간소외 현상이 이런 반사회적인 범죄자들을 만들었다고도 말한다.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등등 최근 우리의 뉴스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는 단어들이다.

어떤 이는 이런 사회 부적응자들이 역사를 바꿔왔다고도 말한다.

사회의 틀에서 벗어나 있기에 새로운 것을 창조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실제 역사를 바꾼 이들 중에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 중에는 현재 기준으로 사회 부적응자들이 상당수 있다는 글도 있다.

현대인들은 모두 정신병을 가지고 있다고도 말한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모두 어느 정도의 정신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자신의 정신적 결함을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극복하느냐에 따라 반사회적 범죄자가 될지, 아니면 역사를 바꾼 이가 될지 결정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안타깝게도 현재 대한민국의 부모와 아이들은 이러한 정신적 아픔을 인정하고 치유할만한 방법도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채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유도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게 무엇인줄 아는가? 공격법이 아니라 바로 낙법이다. 운전면허 학원에서도 처음 운전대를 잡은 사람에게 속도를 내는 액셀이 아니라 브레이크 밟는 법을 먼저 가르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안전하게 넘어지고, 적당할 때 멈춰서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도 정서적으로 잘 넘어지고, 충격을 최소화해 멈추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자주 사용한다는 것은 결국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태를 뜻하기 때문이다.” - P. 183.

 

<나도 한번쯤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다>는 십수년을 정신과 전문의로 수많은 사람을 상담하였던 저자가, 자신 또한 장기간 정신과 상담을 받았던 경험과 상담자로 많은 상담을 하였던 경험들을 토대로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과 상담에 대한 편견과 왜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만 하는지를 상세히 사례들을 통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어느 누구나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하나의 방법으로 정신과 상담을 이야기한다. 즉 병이 아닌, 병으로 더 발전하기 전에 자신을 찾는 여행의 도우미로 정신과 상담을 설명한다.

물론 가능하다면 스스로 내면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감춰왔던 과거의 아픔을 인정하고 현재의 참모습을 발견해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이야기한다.

 

정신분석은 그 과정 자체가 눈앞에 놓인 이을 해결하느라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한여름 지붕 위 철판보다 더 뜨거운 생애 한가운데 발을 담그고 있는 당사자는 결코 생각해내지 못할 인생의 화두를 툭 던져줌으로써 왜곡 없이 자신을 바라보게 하고, 단 한번도 마주한 적 없는 스스로의 민낯과 만나게 하는 시간이다.” - P. 9.

 

우리의 정신건강은 꼭 정신과 진료실에서만 진단되고 치료되는 게 아니며 소소한 증상은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치유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저절로 되는 게 아니며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그러니 나 자신과의 대화를 멈추지 말자. 그것이 바로 당신을 가장 당신답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 P. 41.

 

이러한 인정의 과정이 끝나야만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성적으로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우리의 정신적인 성장을 방해하고 자꾸 제자리에 주저앉히려는 유아기적이고 미성숙한 방어기제에서 벗어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이고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또 한 걸음 성장하게 됨을 잊지 말자.” - P. 216.

 

우리는 모두 혼자다. 고독자인 것이다.

만약 누군가 내 말을 진심으로 들어줄 이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한다.

물론 내가 먼저 다른 이들의 말을 들어주는 이가 되는 것이 우선이어야겠지만.

모두가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다만 그것을 드러내고 인정하는 것을 두려워할 뿐이다.

하지만 상처를 상처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결코 치유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종교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람에게는 말 못해도 신에게는 말할 수 있도록.

 

정신과 의사의 핵심 업무중 하나가 바로 내담자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읽고 들어주는 일이다. 의사는 다양한 질문을 통해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그가 미처 읽어내지 못한 감정을 터치한다. 이런 과정이 별것 아닌 듯하지만 상당한 위로가 된다. 약물 처방 없이도 눈에 띄게 변하는 것을 보면 큰 힘을 가진 치유 방법임이 틀림없다. 그래서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대상이 옆에 있다면 당신은 이미 충분히 행복한 사람이다.” - P. 62.

 

나도 개인적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다. 내 아이들도.

다만 이 또한 경제적 여건이 허락해야만 가능한 일이기에 못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정신적 병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모르는 나를 조금 더 알고 싶고, 그런 상처입은 나를 인정하고 싶을 뿐이다.

그럼으로써 나도 모르게 얽매여 있던 나의 오래된 상처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그래야 미래가 제대로 보일테니까.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의 행복을 포기한다면 우리의 삶은 무기력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태도는 모든 선택에서 과정과 결과를 즐기기보다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수동적인 자세에 불과하다.... 인생은 우리가 어떤 종류의 선택을 하든 똑같은 무게감으로 책임을 지도록 흘러간다.... 그 결정에 대한 결과는 시간이 알려줄 것이다. 그저 우리는 지금 나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함으로써 후회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러니 지금 내게 가장 큰 행복과 보람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이기적으로 생각해 결정하는 습관을 들이자. 그리고 즐기자.” - P. 238~239.

 

살면서 맑은 날만 계속되기를 바란다면 그야말로 욕심쟁이다. 살다 보면 비도 오고 천둥도 친다. 운 좋게 비를 피했다면 감사하면 되고 비를 맞았다면 맑은 날이 올 거라고 믿으면 된다. 무조건적인 긍정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좋은 일이 내 것이듯, 나쁜 일도 내 것이라는 공정한 수용이 필요함을 말하는 것이다. 행복은 날마다 화창이 아니라 가끔 갬에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우리가 겪는 불행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 P. 25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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