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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매지쿠스 마술적 인간의 역사 - 그림 속으로 들어간 마술사들
오은영 지음 / 북산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마법사, 마술사, 마녀 등등 우리가 어릴 때 읽고 보고 들었던 많은 이야기속 주연 또는 조연들의 다른
이름들이다.
그것이 좋은 인물이었든 나쁜 인물이었든 상관없이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보고 자랐다. 그리고 꿈을 꾸었다.
저들처럼 나에게 특별한 능력이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무엇을 할까 등등을.
어느덧 커버린 이제는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거리 정도의 또는 흥미를 끄는 쇼 정도의 의미 이상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물론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이미 잊혀져 있던 어린시절의 꿈을 다시 되살려준
이야기들도 있긴 하지만.
“마술은 현실의 반대말인 ‘비현실’도, 현실을 넘어서는 ‘초현실’도 아니다. 믿을 수 없거나 믿고 싶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야 마는 현실에 대한 ‘자각’이야 말로 마술의 본질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마술은 현실의 일부이지 그 타자도 외부도 아닌 것이다.” - P. 249.
<호모 매지쿠스 마술적 인간의 역사 – 그림 속으로 들어간 마술사들>은 현직 여성 마술사인 저자가 인류 역사속에서 존재했던 마술사들의 이야기를 보다 학문적인 관점에서
담은 책으로,
고대부터 마술사들은 존재했으며, 그들이 종교적 이유로 마녀사냥 등의 박해를 받은 중세를 거쳐 근대와 현대에 어떻게 그 명맥을
유지해올 수 있었는지를 당시의 그림속 마술사들을 통해 이야기해 준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장에서는 중세와 근대의 마술의 의미를, 2장에서는 제국주의 시대에 마술이 가졌던 정치적 의미를, 3장에서는 여성 마술사들에 대해서, 4장에서는 현대의 예술과 오락으로서의 마술을 그림과 포스터 같은 당시의 자료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역사속에서의 마술도 보여주지만, 마술을 통해 인류의 역사도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마술은 단순한 오락이고 쇼로 비춰지기 일쑤지만 역사를 한층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마술을 통해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생활, 상식, 나아가 사상을 읽어낼 수 있다.” - P. 6.
“이 책에서는 다양한 인간의 특징 중에서도 역사적으로 인간의 삶과 밀착해 온 ‘마술’을 강조하기 위해 호모매지쿠스라는 용어를 제안한다.... 굳이 ‘호모매지쿠스’라는 새로운 조어를 통해 마술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는 마술이 고대 문명 이래 정치적인 영역부터
일상생활 저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존재양식이었다는 점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즉 마술은 인간의 삶 그 자체였고 인간은 마술적인 삶을 줄곧 살아왔다. 따라서 마술은 인류 역사의 주변이 아니라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 P. 8~9.
“마술이 비정치적이라는 편견은 금물이다. 마술이 인간사에 관여하는 한, 마술은 지극히 정치적이다.” - P. 142.
마술사하면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생각난다.
마술의 스케일을 엄청나게 키운 사람이다. 자유의 여신상을 사라지게 하고, 만리장성을 통과하는 등 그의 마술은 현대 과학과의 접목을 통해 상상을 넘어서는 마술을
보여준다.
물론 스케일이 크다고 해서 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마술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나내게 한다. 그만큼 연구하고 연습하는 노력을 기울였기에 가능한 마술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술은 마술일 뿐이라 생각한다. 즉 작든 크든 보는 이들의 눈과 머리를 속이는, 그러나 즐겁게 속이는 작업이라는 말이다.
마술을 통해 보는 이들의 즐거움을 더해지고 행복해진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오늘날 마술사는 사람들에게 오락을 제공하는 직업일 뿐이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현실 속의 마술’이라는 마술의 본질적인 성격을 파고들다 보면 나를 포함한 마술사의 역할은 단순하게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구성원이라는 답에 다다르게 된다.” - P. 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