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탄생 - 소설이 끝내 우리에게 말하지 않은 것들
이재은 지음 / 강단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소설은 작가의 상상에 기초한 허구라고들 말한다.

물론 자신의 일정 경험이 바탕이 되기는 하겠지만 그 위에 집을 지어가는 과정을 모두 작가 스스로가 창작해가는 것이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글을 적는 작가뿐만 아니라 예술을 하는 모든 이들, 미술이나 음악, 무용 등 거의 모든 예술가들이 그렇겠지만 일상생활속의 찰나의 영감을 거대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세대를 뛰어넘는 위대한 작품으로 내어 놓는다고 본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대를 상상력 부재의 시대라고도 이야기한다. 그것은 아마도 너무나 많은 정보와 자료가 주어지기에, 그리고 어떤 새로운 것이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져가기에 무엇인가를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능력도 같이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하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또한 과거에서 현재까지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위대한 예술, 문학작품들이 탄생하지 못하는 이유도 될 것이다.

 

문학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아직 못 보았거나 늘 보아 오던 것을 그 작가가 써서 아주 낯설게 만들어 주는 거죠. , 지금까지 내가 한 번도 못 봤구나! 늘 내 눈앞을 지나쳤는데,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구나! 그러면서 낯설게 만들어 주는 거죠. 그게 문학의 사회적 기능이니까요. - P. 77.

 

<명작이 탄생 - 소설이 끝내 우리에게 말하지 않은 것들>은 저자가 월간조선에서 진행하였던,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19명과의 인터뷰했던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작품과 작품속 인물들에 대한 이해와 그 속에 녹아져 있는 작가들의 경험들, 그리고 작가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그들이 꿈꾸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19명의 작가중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작가도 있고, 소수의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작가도 있다. 물론 나도 소설을 잘 읽지 않기에 모르는 작가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모든 예술이 거기서 나오는 거예요. 갈팡질팡하는 데서 에너지가 나오는 거지. 주관과 객관, 냉탕과 온탕, 충만과 결핍, 그런 것의 편차가 내부에서 끊임없이 충돌하고 분열할 때, 언필칭 상상력이 고양되지요.... 불온해야지요. 언제나 강력한 자기변혁을 꿈꾸며 살아야지요. 난 그렇게 생각해요. 관습으로서의 안락에만 기대 살고자 한다면 그는 젊었어도 이미 늙은 것이고, 안락함의 일부를 희생해서라도 여전히 자기 변혁, 자기 혁명에의 욕망을 갖고 있다면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그는 청년이다. 이렇게요. 그런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 P. 181.

 

소설가를 구제할 사람은 없습니다. 소설가를 구제할 기관도 없죠. 소설가를 구제할 방법은 소설가의 인생과 그의 운명뿐입니다. 그가 자신의 인생과 운명으로 써 낸 소설만이 그를 간신히 먹여 살릴 수 있어요. 겨우 소설을 쓸 수 있을만큼. - P. 306.

 

인터넷이나 모바일의 발달로 현대인들은 어느 시대보다 많은 이들이 글을 써보고 싶어 한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어느 작가의 말처럼 기교만 늘고 진심은 없는 글들만이 넘쳐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또 어쩌면 예전처럼 누군가 나의 말을 들어주는 이들이 없기에, 갈수록 혼자서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하는 시대이기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하는 욕구가 더 강하게 발산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글을 써 본다는 것은 좋은 일인 것 같다.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보지 않고 듣지 않더라도 나 스스로는 나의 이야기를, 나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볼 기회가 되지 않겠는가.

그럼으로써 나의 내면은 더욱 성숙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대사회는 어떤 분야든지 자기가 열심히 노력하고 기존의 이론을 답습하면 일정 수준까지는 올라갈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이상을 올라가려면 어떤 분야든 상상력의 문제라고 봐요.... 결국 사람이 머리가 좋다, 뭔가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상상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영역이라고 봐요. - P. 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