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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 일제 강점기에서 한국전쟁까지,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그날의 이야기 ㅣ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
임기상 지음 / 인문서원 / 2014년 11월
평점 :
대한민국은 깊은 병을 앓고 있다.
좌와 우,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져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런 프레임은 다른 나라의 것들과는 다르다.
유럽의 좌와 우, 보수와 진보의 구분과는 전혀 다른, 모두가 중도 우측에서 서로를 좌익이니 종북이니 골수우익이니 수구꼴통이니 하면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정치가 남북분단과 함께 해왔고, 남과 북이 전혀 다른 체제를 받아들이고 유지하고 대치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일성일가의 독재로 유지되고 있는 북한과는 달리 민주주의 체제를 받아들이고 유지하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독립과 함께 처단되었어야 할 친일파들이 도리어 권력의 최상위층을 형성하면서
시작되었고, 대한민국은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고 본다.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친일파를 받아들인 중용한 이승만이나 만주군 장교와 공산주의자였다가 동료들을
팔고 살아남아서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던 박정희, 그리고 우리나라의 역사를 식민사관으로 무참히 뭉그려뜨린 이병도와 그의 잔재들이 아직도 이 나라의
권력의 핵심으로 살아있는 것이 그 증거가 아니겠는가.
“일제의 패망과 함께 식민사학은 용도 폐기되고 조선사편수회에 가담한 친일파는 모조리 처단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다.” - P. 76.
<숨어있는 한국 현대사 – 일제 강점기에서 한국전쟁까지,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그날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우리가 학교에서 배워왔던 우리의 현대사가 아닌 누군가에 의해 감추어져
왔고, 애써 무시되어 왔던 역사를 이야기해 주는 책으로 숨어있는 역사가 아니라 숨겨져왔던 역사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권력자들의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서나 주변 강대국들의 논리에 의해 왜곡되어져
왔고, 숨겨져왔던 일제 강점기의 친일과 독립운동에서부터 한국전쟁까지의 친일파의 생존과 친미로의 전향 등
슬픈 우리 현대사의 진면목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왜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현대사를 다시 써야 할까?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우리가 배운 역사가 식민사과, 독재정권, 좌우대립, 미국 중심주의에 휘둘려 너무나 왜곡되고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 P. 8.
“이 책은 우리 현대사를 민족주의와 휴머니즘이라는 두가지 시각에서 재구성해보자는 의도에서 시작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역사 공부를 하고 글을 쓰면서 상상 이상으로 우리 현대사가 여기저기 텅텅비어
있고, 너무나 뒤틀려 있고, 거꾸로 서 있음을 알았다.” - P. 12.
역사를 잃은 민족은 세계사에서 사라져 갔음을 우리는 또한 역사를 통해
배워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의 진짜 역사를 잘 알지 못한다.
누군가에 의해 뒤틀려지고 왜곡되어진 역사를 우리의 역사로 배웠왔기 때문일
것이다.
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 우리는 자조적이고 실패한 역사만을 배워왔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어쩔 수 없다는...
하지만 그것이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우리에게 남겨놓은 최악의 작품이라는 것을 깨닫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우리의 참역사를 찾고자 하는 이들이 많은 수고를 하고 있다.
이 책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은 아직도 이병도와 그 잔재들이 우리 역사학계의 중심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그렇기에 일본의 마지막 총독이었던 아베 노부유키의 무서운 말이 두렵게까지
들린다.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역사를 찾고, 우리의 정신과 혼을 찾지 않는다면 우리 민족 또한 오래지 않아 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비록 전쟁에 패했지만, 조선이 승리한 것은 아니다. 장담하건데 조선인이 제정신을 차리고 옛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인에게 총과 대포보다 더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놨다. 조선인들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 P. 145. 1944년 7월부터 패전때까지 10대 조선총독을 지낸 아베 노부유키 남긴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