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민주주의를 훔쳐 갔을까? - 현대사와 함께 읽는 진짜 정치 이야기 사회 시간에 세상 읽기 1
김은식 지음, 소복이 그림 / 이상미디어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2014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우리는 그전보다 훨씬 많은 자유를 누리며 살아 왔고 그 과정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였던 분들을 대통령으로 선출하기도 했다.

길지 않은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더 더욱 짧은 민주주의의 역사는 처절한 피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허울뿐인 민주주의가 아닌 진짜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누군가가 앞장서서 외치다 죽어가면서 어렵게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였다.

 

민주주의를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이 사회를 위해 개인이 헌신하고 희생해야 할 의무인 것처럼 생각하면 곤란해. 바로 우리 각자의 생명과 재산과 안전을, 그리고 존엄성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거야. 이 책에서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발전해 왔는지 살펴봤어. 우리가 그런 것들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시험을 잘 보거나 유식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고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는 점을 잘 알아 뒀으면 해.” - P. 188.

 

그리고 2014. 우리는 아직도 민주주의를 제대로 누리며 살고 있는지 의문이다.

정부와 권력자에 대한 조그마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는 정권의 무차별적 감시와 소송, 무비판적으로 받아 보도하는 언론, 그리고 권력에 빌붙어 충성을 다하는 경찰과 검찰.

과연 우리는 올바른 민주주의의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일까?

우리 각자가 생각하는 올바른 민주주의는 어떤 것일까?

제도만 잘 만들어놓으면 민주주의는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마치 매 순간 호흡하고 마시며 살아가는 물이나 공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처럼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말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그러다 보니 민주주의가 정확히 무슨 뜻이고, 그것은 왜 우리 모두에게 그렇게 소중한 것인지도 이해하기가 어려워진 면이 있어. 그런데 우리가 그것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와 우리 사회 모두가 자칫 큰 곤란에 빠질 수도 있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은 늘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다가오곤 해. 그래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면 민주주의의 탈을 쓴 반민주주의에 대해서도 알 수 없고, 그러다 보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를 지켜갈 힘도 잃게 될 수 밖에 없어.” - P. 10~12.

 

<누가 민주주의를 훔쳐 갔을까? - 현대사와 함께 읽는 진짜 정치 이야기>는 민주주의의 역사와 우리나라에서의 민주주의의 역사, 그리고 진정한 민주주의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왜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지를 이해하기 쉽게 만화와 함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의 앞부분에 만화로 설명하고자 하는 핵심을 요약하여 보여줌으로써 다음에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을 한번 더 생각하게끔 구성되어 있다. 또한 문체가 쉽고 간결하여 청소년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흔히 어떤 사회가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의 수준을 평가할 때 제도의 측면과 문화의 측면을 나누는 경우가 많아. 제도는 헌법과 법률, 그리고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인권, 자유, 선거 제도 같은 것들이 어떤 것인가를 따지는 것이고 문화는 그 사회의 사람들이 그런 제도 속에서 얼마나 열심히 참여하는가, 혹은 문제가 있다면 얼마나 적극적으로 비판하는가, 또 사람들이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갈등을 어떤 식으로 풀어가는가 등을 따지는 거야.” - P. 165.

 

민주주의에 대한 당신의 정의는 무엇인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누리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어쩌면 너무 쉽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민주화 운동을 통해 민주주의 제도를 정립했으니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 체제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제도만 있다고 모든 것이 좋아지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몸소 체험하며 살고 있다.

물론 그러한 비민주적인 것의 혜택을 누리며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민주주의는 쟁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훼손되지 않도록 스스로 법을 지키며 권력을 감시하고 적극적으로 투표 등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잘만든 제도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민주주의의 토양이 조성되었을 때 우리와 우리의 후손은 행복한 미래를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제도라는 건 민주주의를 실행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고, 그 도구가 갖춰졌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는 없어. 식기와 수저를 준비했다고 해서 식사를 준비했다고 하지는 않잖아. 중요한 건 그 식기에 담을 음식을 만드는 일인 것처럼, 민주주의 역시 제도보다도 그 제도를 통해 모든 구성원이 존엄한 존재로서, 각자 자신의 결정권을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 - P.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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