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지켜온 나무 이야기 - 한국인이 좋아하는 나무로 만나는 우리 문화와 역사
원종태 지음 / 밥북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역사책이나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우리가 보았던 옛 기억들을 되살려보면 조그마한 마을마을마다 그 입구에는 큰 나무가 있었다.

그 나무들은 어쩌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아온 나무의 한 종류일 것이다.

하지만 그 나무들은 단순한 나무들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큰 아름드리 나무들은 마을의 입구에서 마을에 들어올려고 하는 모든 악한 기운들을 막아주는 수호신이었고, 정신적 버팀목이었다.

또한 더운 여름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그늘을 제공하여 마을 사람들에게 공동체를 유지해 가는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누군가는 미신이라고 부정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기독교가 들어온 이후의 일방적인 생각일 뿐, 우리의 역사속에서 나무들은 항상 함께 해 왔다.

 

나무가 사람에게 스스로 길흉화복을 가져다줄 리 없지만 오랜 세월 인간이 믿어온 나무에 대한 생각을 쉽게 무시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나무의 내력을 알고 적지 적소에 나무를 심고 가꾼다면 더 큰 의미를 찾고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P. 112.

 

<한국을 지켜온 나무 이야기>30여년을 넘게 나무와 함께 살아 온 나무박사라 불리는 저자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수집한 우리의 삶의 터를 지켜주고, 우리에게 삶의 자세를 가르쳐준 수백년을 살아 온 거대한 나무들의 사진과 역사자료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은 갔지만,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서 그 사라져간 사람들과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나무들의 깊은 이야기를 풀어간다.

벼슬을 받고 세금을 내고 있는 나무부터 엄청난 가치를 지닌 나무와 우리 선조들의 굳건한 선비정신을 깨우치게 해 주는 나무들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보아왔던, 그리고 그냥 눈요기로만 보아왔던 나무들의 숨은 역사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저자가 소개하는 나무들의 소재지가 첨부되어 있어 한번쯤 시간을 내서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우리가 그냥 지나치면 그저 한 그루 나무일 뿐이지만, 관심을 가지고 나무를 대한다면 역사와 문화가 어린 소중한 보물임을 알게 된다.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나무마다 얽혀있는 사연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나무는 그냥 한 그루 나무가 아니다.... 나무 안에는 우리의 역사, 우리의 문화, 우리 선조의 생각이 깃들어 있다. 한국을 지켜온 특별한 나무에는 한민족의 정신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것이다.” - P. 13~14.

 

인간의 만물의 영장이라고 사람들 스스로가 자신들을 최고의 자리에 위치시킨다.

하지만 그 교만함은 결국 자연의 파괴와 지구환경의 황폐화와 기상이상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게다가 인간의 탐욕은 무한한 자본과 권력의 추구로 공동체를 파괴하였고, 이젠 인간이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남이야 어찌됐든 자신만 잘 살면 된다는 정도에까지 이르고 있다.

하지만 자연은 우리에게 아직도 인간이 어떻게 해야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지를 계속해서 말해준다. 아쉽게도 우리의 눈과 귀가 가려져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 책은 수백년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을 보면서 우리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는 시간을 줄 것이다. 역사와 관련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식물의 세계는 워낙 오묘한지라 서로 도움이 되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서로 가까이 있으면 해가 되는 나무도 있다. 이를 배워 인간이 살아가는 데도 조화롭게 관계를 맺는다면 이 또한 슬기로운 삶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 - P.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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