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깊은 철학 50 - 세계의 지성 50인의 대표작을 한 권으로 만나다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이시은 옮김, 김형철 감수 / 흐름출판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철학 [philosophy, 哲學].

필로소피란 말은 원래 그리스어의 필로소피아(philosophia)에서 유래하며, 필로는 '사랑하다' '좋아하다'라는 뜻의 접두사이고 소피아는 '지혜'라는 뜻이며, 필로소피아는 지()를 사랑하는 것, '애지(愛知)의 학문'을 말한다고 사전에서는 정의하고 있다.

위와 같은 정의대로 철학을 학문의 영역으로 이해하게 되면 철학은 우리의 삶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과연 철학은 학문의 영역에서만 머물러야 하는 것일까?

 

 

 

개인의 철학과 학문으로서의 철학에는 차이가 있다. 이 책의 목적은 둘 사이에 가교를 놓는 것이다. 이 책은 특정한 철학의 내용이나 의미 자체에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우리에게 의미있는 것은 우리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고 세상 속에서 우리의 행동을 인도해주며, 우주 내에서 우리가 서 있는 위치를 알려주는 철학이다.- P. 16.

 

 

 

누구나 나름대로의 삶에 대한 이해의 원칙이나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기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한 결과이든 누군가로부터 배워서 익힌 것이든.

백이면 백 모두 동일한 사건과 상황에 대한 이해는 다르다.

이는 각자가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기준과 가치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학문적 용어는 잘 모르지만, 이러한 삶과 가치판단의 기준을 세울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철학이고, 철학하는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만 철학자들은 이런 기준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전문가로서의 자신의 뛰어남을 과시하기 위해서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을 동원하여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세상에 정답은 없지 않은가. 오직 좋은 답과 나쁜 답이 있을 뿐이다. 좋은 답은 우리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해준다. 나쁜 답은 남에게 말하기 좋을 뿐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 4~5.

 

 

 

철학자들은 스스로 인간의 행위와 우주를 설명하기 위해 공정하고 정확한 체계를 수립해 간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사실 철학에는 철학자 개개인의 편견과 세계관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 철학은 어디까지나 철학자들이 만드는 것이고, 이들은 각자 진실이라고 믿는 바를 주장하는 불완전한 사람들일 뿐이다. - P. 14.

 

 

 

<짧고 깊은 철학 50>은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철학사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명저 50권을 선정하여 짧지만 깊은 해설을 한 책으로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그러나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철학 입문서이다.

내용은 50권 각각의 책을 저술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그들의 대표적 저서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각 장의 마지막에 철학자와 그의 사상에 대한 간략한 평과 해당 서적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도 제공하여 더 깊은 이해와 연구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50인의 철학자와 저서의 내용들을 짧게 핵심만 정리하였지만 분량이 만만치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기가 어렵지는 않다. 그만큼 철학가와 그들의 사상에 대한 핵심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철학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철학적 이해를 키우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선택되지 못한 또 다른 50인의 철학자와 그들의 저작들을 마지막에 소개하고 있어, 이 책에서 놓쳤던 부분들을 생각하게끔 해 준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용이 너무 서양철학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과학은 이전에 일어났던 일들을 기초로 규칙을 만들고 자연 속에서 패턴을 찾는 방식을 지향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대상을 점점 더 세분화하여 연구함으로써 관련된 지식에 도달한다.... 전체를 인식하는 것을 과학의 연구 방법에 역행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철학의 진정한 역할이다. - P. 114.

 

 

 

요약은 우연한 임의적인 발견 가능성을 배제시키는데 그런 발견이야말로 우리 인생과 경력상의 모든 차이를 만들어낸다. - P. 539.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에 대해 철학이 없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먹고 살기에 바뻐서 인생이나 삶, 세계, 우주의 기원 등에 대한 고민을 할 여유가 없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당장의 문제 외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당장 힘들더라도 멀리 보고 삶에 대한 보다 깊은 사유를 통해 미래의 삶을 더 탄탄한 기반위에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안타까울 뿐이다. 삶과 정신이 점점 황폐해져가는 현대인들의 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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