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성주의 - 우리의 자화상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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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둘로 나뉘어져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각국의 선거에서 극우 정당들이 권력을 잡아가고 있다.

동시에 SNS로 전달되는 정보와 세력의 이합집산은 갈수록 양극단으로 나뉘고 있는 듯 하다.

게다가 자신이 속한 세력안에서도 또 서로의 이익에 따라 첨예하게 나뉘어지고 있는 것 같다.

서로간의 대화와 타협은 사려져가고 있고, 서로에 대한 극단적인 비판과 행동이 서로를 벼랑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 같다.

자신만이 옳고 정당한, 그래서 자신과 다른 생각이나 주장을 하는 이들은 모두 타도해야만 하는 적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 극우주의와 극단적 민족주의가 혐오와 파괴를 부추기고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과연 이 세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왜 지식인들이 쉽게 부패하는가? 왜 창의적 기풍이 더딘가? 왜 정치가 줄곧 실패하는가? 왜 진영에 갇혀 꼼작 못하는가? 왜 천박해지고도 당당한가?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사전에 먼저 배웠어야 할 것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심, 염치, 수치심 등과 같은 인간적인 것들이다.” - P. 156.

 

<반지성주의 우리의 자화상>은 사회, 문화, 정치면에서 거침없는 실명비판을 처음 시작하였던 강준만 교수의 최신 저작으로, 이 책에서도 저자는 반지성주의가 무엇인지, 그런 반지성주의를 이용한 탁현민이 연출한 문재인정부의 이미지 정치, 민주당 민형배의원의 위장탈당, 윤석열과 김건희의 상식을 뛰어넘는 말과 행동까지 실명으로 거침없이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토론이나 논쟁이 사라진, 오직 내편과 적만 존재하는 극단적인 현시대의 상황을, 가장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들의 문제점을 반지성주의라는 잣대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저자의 주장이 모두 맞거나 옳은 것은 아닐 것이다. 이 또한 저자의 관점일테니까.

하지만 이러한 관점도 있음을 기억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만 토론과 논쟁이 살아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은 반지성주의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다. 물론 비판에 좀 가깝긴 하지만, 반지성주의를 열린 자세로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반지성주의가 흘러넘치는 세상일망정 그곳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이라는 점을 긍정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좋을 게다. 적어도 우리의 행복을 위해선 말이다.” - P. 10~11.

 

이 글은 대중이라 칭해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반지성주의에 매료되는 거시적인 배경을 밝히는 동시에 개인을 중심으로 그 이유를 미시적인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석함으로써 소통에 기여하고자 하는 게 주요 목적이다.” - P. 24.

 

글이 많이 어렵지는 않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글이다.

과연 대한민국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 또한 반지성의 어느 극단의 한쪽에 서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국민이 조금은 더 현명해져서 나만이, 내 편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그 교만함에서,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고자 하는 얄팍한 술수의 농간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는 겸손과 지혜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현실은 권력을 추구하는 이들에 의해 이러한 극단의 대치를 더 극한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겠지만 말이다.

 

반지성주의는 인간 세계에 갈등이 존재하는 한 결코 사라질 수 없는 것이기에, ‘제거가 아닌 관리의 대상이다. 인지적 편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그런 이해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된다면 반지성주의의 과도한 정도와 확산을 억제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 P.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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