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일제 침략사 - 칼과 여자
임종국 지음 / 청년정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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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승자들이 자신들의 명분을 위한 유리한 기록을 남긴 것이 역사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정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기록도 있고 야사도 있다.

패자들이나 민초들이 직접 보고 느끼고 겪은 것을 자신만의 기록으로 남긴 것이 오랜 시간 후에 발견되어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의 또 다른 모습을 후손들로 하여금 알게 해준다.

그렇기에 역사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들이 나타난다.

또한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도 시대별로 새로운 해석들이 나타난다.

새로운 자료와 해석은 역사를 이해하는 이들에게 지금과는 또 다른 배움을 가능하게 한다.

이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큰 혜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밤의 일제 침략사 칼과 여자>는 일제 침략사와 친일파들의 나라와 민족을 배신한 사건들을 규명하기 위해 일생을 바치셨던 임종국 선생이 1984년에 저술한 책으로,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된 1870년대부터 1910년 경술국치를 거쳐 1945년 광복때까지 일제의 공식적인 침탈 뒤에 숨겨져 왔던 권력자들의 밤과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 전후의 권력자들의 밤과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남녀의 야릇한 이야기가 아니라 수십년동안 일제의 권력자들이 술과 여자에 빠져 흥청망청 사용했던 모든 돈들이 대한제국 국민들의 피와 땀과 생명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다만 책에서 사용하는 저자의 용어들이 오랜전 사용되었던 단어들이기에 현재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는 조금은 낯설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일제가 우리의 선조들에게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를 알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책은 일제 침략의 이면사이다. 공식적인 조약이나 정책이 정사로서 낮의 얼굴이라면, 이 책은 그 이면의 밤의 표정이다. 동시에 그것은 암흑의 측면이기도 한 것이다.” - P. 6.

 

일제는 한 손에 칼, 한 손에 코란이 아니라 대포와 기생을 거느리고 조선에 왔다.... 이렇게 번성한 홍등녹주는 뺏은 자들의 오만한 환성이었고, 빼앗긴 자들의 저항을 마비시키는 중요한 전술의 하나였다.” - P. 31.

 

민족반역 친일부역자들에 대한 역사적 청산을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 생각한다.

일제에 부역했던 이들이 광복 이후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일제시대때 누렸던 부와 권력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현재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자손들은 더 큰 부와 권력을 누리고 있다고 본다.

언론과 교육, 사법과 행정, 정치권력 모든 곳에 친일부역자들의 후손들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제대로 알고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 후손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을 남겨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벙어리 기생과 귀머거리 오입쟁이들이 벌이는 이러한 세기말적 광경을 일제는 정책적으로 조장하였다. 첫째는 구한말 집권층의 정치적 불만의 토출구로써, 둘째는 유산계층의 탕재로 민족자본의 형성을 저해하기 위해서, 셋째는 청년층의 민족의식을 주색으로 마비시키기 위해서.... 이리하여 일본군의 한국 주둔과 함께 시작된 게이샤 풍속도는 식민지 강점과 지배 전술의 중요한 측면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 P.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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