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를 찾습니다 - 진보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박찬수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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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이후 남한에 과연 진보라고 부를만한 정치세력이 있었을까?

역사적으로 진보는 좌익과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거기에다 우리나라에서의 좌익은 광복 이후 공산주의와 연결시켜 생각하였던 것이 현실이다.

물론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특히나 6.25 전쟁 이후 공산당을 피해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내려온 많은 엘리트들은 우익일 수 밖에 없었기에, 또한 남한의 진보적인 엘리트들도 공산주의로 몰리는 것을 피하여야 했기에 남한에서는 좌익이 정치세력화될 수 없었다고 본다.

독재정권 하에서의 민주화운동가들과 노동운동가들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정치조직화된 진보세력들이 되어갔지만 안타깝게도 아직도 그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2022년 대선을 앞둔 현재 대한민국의 정당중 중도에서 좌쪽은 없다고 본다.

그나마 중간이 정의당쯤 될까 싶다. 민주당은 중도에서 우측, 국민의 힘은 치우친 우측.

 

모든 제도가 그렇듯이 민주주의 역시 절차와 제도의 완성으로만 생각하면 화석화하고 경직되기 쉽다. 법과 제도보다 중요한 건 민주주의 안에 스민 주권재민의 자세와 열린 태도, 관용과 자제의 정신이다.” - P. 282.

 

<진보를 찾습니다 진보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는 저자가 <한겨레>에 격주로 연재한 진보를 찾아서에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삼당합당으로 대통령이 된 김영삼대통령을 제외하고 김대중대통령과 노무현대통령을 민주 또는 진보진영의 대통령으로, 거기에 현재의 문재인대통령까지 포함한 진보진영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만 보는 관점에 따라 이들 세분의 대통령 또한 진보진영으로 포함되지 않을 수 있음을 설명하면서, 과연 한계에 부딪힌 진보진영이 앞으로 공동체보다는 개인을 우선시하는 MZ세대가 주축이 되는 시대에 제대로 된 정치적 힘과 능력을 쟁취하고 발휘할 수 있을지, 그렇게 하려면 향후 정치적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를 설명한다.

 

““진보 진영에선 정치적일수록 진보성을 잃는다거나 두 가지가 양립하기 힘들다고 보는 경향이 많다. 정치는 엄연한 현실이고 진보주의자의 기본 덕목은 실사구시다. 진보의 가치는 정치화되는 만큼 실현되는 것이다. 그 점에서 정치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 P. 79.

 

오랫동안 진보는 공익을, 보수는 사적 자유를 중시해왔다. 진보가 중요한 가치로 여겼던 공동체주의는 젊은 세대에게선 약화되는 경향이 뚜렸한 셈이다. 이는 개인과 공동체의 이익이 충돌할 때 젊은 세대는 언제든지 진보 정치 세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P. 105.

 

젊은 세대는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내 삶을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지 않고 내 삶을 바꾸기란 어렵다. 젊은 세대의 연대가 중요한 건 이 때문이다.... 어떤 방식이든 젊은 세대가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낡은 진보를 비판하면서 반사적으로 낡은 보수에 손을 내미는 태도로는 젊은 세대가 생각하는 내 삶을 바꾸는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기란 쉽지 않다.” - P. 106~107.

 

난 개인적으로 총선에서 진보정당을 선택한다.

나의 선거 경험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진보정당이 힘은 없지만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많은 표를 받을 때 권력을 잡은 정부의 정책이 바뀌어간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보수정당들은 선거를 치를 때마다 앞선 선거때의 진보정당의 정책들을 가져간다.

그래야 표가 모이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2022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이번 선거는 국가 지도자로써 누가 좋은가를 뽑는 선거가 아닌 누가 조금 덜 나쁜가를 선택해야 하는 선거전으로 가고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투표는 해야만 한다. 그래야 양에는 안 차지만 한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테니까.

물론 뒷걸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처럼.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한다. 나의 권리이자 의무이고, 내 아이들의 미래가 만들어지는 것이니까.

 

민심은 변한다. 링컨의 국민의 마음이 전부라는 말도, 결국 모든 것은 변한다는 걸 염두에 둔 표현일 것이다. 변화하는 민심은 선거를 통해 확인할 수 밖에 없다.” - P. 55.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그렇듯, 문제는 세대가 아니다. 젊은 세대가 게으르거나 학업을 등한시하고, 역사의식이 없고, 똑똑하지 못해서 망한 나라는 없다. 젊은 세대가 선거에서 보수정당을 찍는다면, 그것은 진보정당이 그들의 불만과 문제의식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대 갈등에 집중하기보다 부동산과 자산 격차, 비정규직과 일자리의 부족, 사회적 양극화 같은 근본 이슈를 해결하는 게 실제 갈등을 완화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 P.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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