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 그동안 몰랐던 서양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 20가지
허나영 지음 / 타인의사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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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모 가전회사에서 만든 텔레비전을 광고하는 TV광고에서 숨어 있는 1인치를 찾아라라는 문구가 사용된 적이 있었다.

2020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은 1인치 정도 되는 그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1인치는 2.54cm인데, 아마도 이 작은 차이를 찾거나 넘어서면 지금까지는 몰랐던 상상을 뛰어넘는 엄청나게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모든 삶의 문제들이 이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삶의 어려움도, 새로운 창조도 모두 깨닫지 못하고 있는 1인치를 찾지 못해서가 아닐가 싶다.

 

예술가들 역시 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불안을 그림으로 종종 표현하였다. 물론 애써 외면하거나 그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겠지만, 부조리와 아픔을 지나치지 못한 예술가들 역시 적지 않았다.... 어쩌면 미래의 후손들은 지금의 펜데믹을 해석하는 예술 작품들을 통해 이 시대를 기억할지도 모를 일이다.” - P. 317.

 

<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그동안 몰랐던 서양 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 20가지>는 오랜시간 미술에 대해 공부하고 일하고 있는 저자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잘 알려진 미술사가 아닌 소외되거나 무시되어왔던 소수자들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전통적으로 배워왔던 미술의 역사에서 1인치 벗어난, 당대에서는 환영받지 못했지만 후대에 새롭게 해석되고 밝은 조명을 받고 있는 숨겨져 있던 작가와 작품들 이야기 2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고대에서부터 중세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서양의 시각에서 배워왔던 미술에 대한 내용보다는 보이지 않는 1인치 안에 숨겨져 있던 이들의 삶과 작품을 읽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바라보는 각도의 아주 작은 차이는 우리의 삶을 달라지게 만든다. 익숙한 방식을 벗어나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사고방식은 소수 문화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긍정하는 방향을 지향한다. 이는 미술사의 기술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미술사의 소수, 즉 마이너리티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마음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 - P. 7~8.

 

역사는 과거의 일들이지만 이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은 현재의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과거에는 무시되고 버려졌던 것들이 현대에 와서 새롭게 해석되고 주목을 받게 되는 일들이 많은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의 방식이 무조건 틀렸다고만 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때는 그 시대만의 기준이 있었으니까.

미술의 역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시대에 각광받던 미술가나 사조가 현대에까지 정답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기준으로, 그리고 개개인의 기준으로 미술 작품을 보고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닐가 생각한다. 정답은 없으니까.

미술을 잘 몰라도 보고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면 괜찮은 것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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