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의 심리 - 돈이 되는 인문학
전인구 지음 / 살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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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처음 당구라는 것을 배웠을 때가 생각난다.

손가락으로 브릿지(큐걸이) 만드는 방법과 공을 어떻게 쳐야 되는지를 배운 이후 조금씩 당구의 재미에 빠져들게 되면서 앉아서나 누워서나 모든 것이 당구대로 보였다.

칠판 앞에서 설명하고 계시는 선생님의 머리도 당구공으로 보였고, 천정의 전구도 당구공을 보였다. 그 공을 어떻게 치면 내가 원하는 대로 굴러갈 것인가만 생각하였다.

이런 중독과 같은 상황은 당구라는 스포츠에 완전히 몰입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후의 삶에서 이때만큼 무언가에 빠져서 오직 그것만을 생각하던 때가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사람은 어떤 일이든,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것에 몰입할 때 새로운 연결과 깨달음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기회는 모두가 공포에 질렸을 때 온다. 대중이 가장 공포에 질려하는 주식을 사야 한다. 그 주식이 제일 싸다. 반대로 모두가 장밋빛으로 전망하는 주식이 가장 비싸다. 공포에 사고 확신에 팔 수 있는 배짱을 길러보자. 그 배짱이 여러분을 부자로 만들어 줄 것이다.” - P. 31.

 

사업가는 한 번 굴러가는 사업을 멈추기가 어렵지만 투자자는 멈추는 것이 가능하다. 가정을 지키면서도 적당한 수준에서 돈을 굴리는 것이 가능한 일이 투자자다. 그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현명한 투자자는 돈을 잘 버는 투자자가 아니라 소중한 것을 지키는, 원금도 가족도 잃지 않는 투자자다.” - P. 172.

 

<주식의 심리 돈이 되는 인문학>은 주식을 단순히 전광판에서 계속해서 바뀌는 숫자와 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인문학의 눈으로 거시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며, 이해하고, 전후의 그림을 그려가면서 투자할 수 있어야 함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역사, 예술, 철학, 지리와 공간, 영화, 여행, 스포츠 등의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다양한 영역에서의 인물, 사건들을 주식과 연결시켜 이해함으로써 시장에 대해 보다 크고 넓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이야기한다.

한마디로 세상의 모든 것과의 연결을 통해 주식시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투자의 세계도 내가 벌지 못하면 잃는 곳이다. 벌기 위해서 수많은 전략과 기만책이 돌아다니고 있다. 투자도 전쟁처럼 법은 있어도 도덕은 없는 곳이다. 가장 모럴헤저드가 만연한 분야가 투자의 세계가 아닌가 싶다.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는 사람들이 널려 있는 곳이다.” - P. 28.

 

투자자는 본인의 감을 의심해야 한다. 그저 무리의 본능이 지키는 감인지 투자경험과 지식에서 나온 감인지 의심하고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투자자는 본능을 이겨낼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다. 진짜와 가짜, 실제와 허상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 P. 238.

 

인문학은 이야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상을 보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중요하다. 나무에서 떨어진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그대로 한 입 베어 먹는 사람이 있고, 베어 먹은 모양을 로고로 쓰는 사람이 있으며,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사과나무를 심는 사람도 있다. 소재는 같아도 생각하는 것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인문학은 답이 없고 주제가 없다. 생각을 하는 힘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로 결론이 맺어진다.” - P. 258.

 

융합이라는 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다.

학문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삶의 모든 영역으로 그 사용 범위가 넓혀지고 있다.

사실 이 단어는 낯설 수 있지만, 동양의 관점에서는 일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문 또는 연구의 영역을 점점 더 세밀하고 나눠서 전문분야만을 파고들었던 서양의 방법이 한계를 보이면서, 나누기보다는 합쳐서 크게 보는 동양의 방법이 20세기 후반부터 관심을 받아왔다고 본다. 그리고 이것을 좋게 융합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전혀 다른 차원의 학문인 인문학과 최첨단 물리학의 만남이 그렇고,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를 비롯한 많은 리더들이 고전을 중요시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제는 하나의 학문만으로는 과거를 답습할 수 있을 뿐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경험과 독서, 생각을 통해 다양한 연결을 시도하는 사람만이 어떠한 영역에서든지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독서라는 간접경험의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직접 경험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으니까.

 

우리도 투자를 할 때 무조건 플랜 A만 보고 투자하면 안 된다. 모든 것이 잘 될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자만해서도 안 된다. 투자의 정석을 지키면서 변수를 만들어야지, 정석을 무시한 리스크 있는 전략은 큰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 - P. 38.

 

뇌도 이성적이지 않고 시장도 이성적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예측을 해서도 안 되고 자신감에 들떠서도 안 된다. 투자 고수들을 보면 심리를 컨트롤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매일 아침 조깅과 신체단련, 수백억이 있음에도 검소한 소비, 화를 내지 않는 인내심, 자신을 냉정하게 보려는 객관성, 그리고 겸손, 기부 등 스스로 마음을 잡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이성적이지 않은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들인 것이다.” - P.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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