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비 이블, 사악해진 빅테크 그 이후 - 거대 플랫폼은 어떻게 국가를 넘어섰는가
라나 포루하 지음, 김현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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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는 빅브라더라는 신과 같은 절대적 존재가 나온다.

물론 신은 아니다. 다만 신과 같은 존재로 사람들은 세뇌되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감시당하며 살아간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국가라는 전체주의 권력에 대한 비판을 이야기한다.

그 비판은 정치체제가 공산주의든 민주주의든 또는 국가권력이든 기업이든 상관없이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모든 것에 대한 것이라 생각한다.

 

기술이 가진 이점을 제대로 취하려면 다음 세대의 혁신가들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공평한 경쟁의 장이 필요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지 않다. 빅테크는 노동 시장을 바꿔놓고,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키며, 기존의 의견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확인시켜주는 정보만 취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필터 세상 속으로 우리를 밀어넣는다. 기술업계는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는다. 기술업계는 우리를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우리의 시야를 좁히며, 우리를 통합시키는 대신 분열시킨다.” - P. 21.

 

빅테크는 그저 한 분야에서 선두주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빅테크는 모든 것을 위한 플랫폼, 즉 인생의 운영체제가 되고 싶어 한다.” - P. 54.

 

인류의 삶은 여러번의 산업혁명을 통해 급속도로 발전해왔다.

덕분에 생활은 편해졌고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인류가 누리는 풍요는 점점 더 극소수의 특정 사람이나 기업들, 권력자들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빈익빈부익부의 현상이 점점 더 극단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살고 있는 것이다.

 

빅테크 시대에는 데이터 분석 자료와 감시 데이터를 구매하는 광고주와 기업이 바로 고객이다. 인간은 제품에 불과하다. 바로 이것이 구글과 빅데이터가 과거의 자본주의와 가장 다른 점이다.” - P. 63.

 

20세기말 인터넷이 전세계 모든 이들에게 보편화되고, 21세기초 스마트폰이 일상생활용품으로 보급되면서 인류는 정보의 독점으로 인한 권력의 유지는 더 이상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정보가 곧 권력이었던 시절에서 누구나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시절이 되었으니까.

하지만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없었다.

얼마가지 않아 진짜와 가짜를 구분해낼 수 없을 정도로 정보가 넘쳐나게 되었으니까.

거의 대부분의 정보는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구분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니까.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실제로 훨씬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받는 대가로 몇 가지를 주는방식을 통해 엄청난 이윤을 벌어들이는 동시에 자사 비즈니스 주위에 그 누구도 통과할 수 없는 경계를 만든다.” - P. 272.

 

<돈 비 이블, 사악해진 빅테크 그 이후 거대 플랫폼은 어떻게 국가를 넘어섰는가>는 오랜 시간동안 글로벌 경제 분석가로 활동하면서 빅테크 기업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제기하고 있는 저자의 노력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FAANG로 불리는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등 다국적 기술기업들이 엄청난 경제력과 정보력으로 권력자들을 움직여 독점기업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일부의 정보나 상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대신에 전세계 소비자들의 모든 정보를 획득하고 있으며, 그렇게 모은 빅데이터로 엄청난 수익을 누리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빅데이터를 통해 얻은 천문학적인 수익으로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새로운 기업들의 기술을 빼앗거나 말살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의 로비와 불법들을 세계 각국이 연계하여 규제해야만 하며, 이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상당부분이 개인들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벌어들이는 것이므로 징세를 통해 공익적 목적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때 우리가 진짜 돈을 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데이터와 관심이라는 몹시 비싼 대가를 치른다. ‘인간은 거대한 기술 기업들이 돈을 바꿀 수 있는 자원이다. 우리는 우리가 소비자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우리가 곧 제품이다.” - P. 16.

 

오늘날의 자본주의가 가장 초점을 두는 부분은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다. 기업과 브랜드가 원하는 제일 이상적인 정신 상태가 바로 중독이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좋아하게 만들거나,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랑하게 만드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업은 소비자의 갈망이 너무도 강렬해져서 자사 제품 없이는 살 수 없는 상태가 되기를 원한다.” - P. 190~191.

 

현재의 거대한 다국적 기술 기업들도 처음에는 지금처럼 괴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도 처음에는 새로운 기술과 인류의 삶의 발전을 위한 목표로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커갈수록 돈과 권력의 힘에 물들어 갔을 것이고, 자신이 가진 것을 잃지 않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을 것이고, 이제는 그들만의 노력으로는 그 힘을 멈출 수가 없게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각국의 정부가 연계하여 다국적 기업들에 대한 전세계적인 공통 법률을 만들어서 조세회피 등을 못하도록 규제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대 다국적 기업들은 빅브라더같은 진짜 괴물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들이 뭐라고 얘기하건 대마불사 은행들이 그랬던 것처럼 결국 규모가 문제다. 규모가 큰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복잡성이 함께 증대되기 때문에 이런 조직을 관리하기가 힘든 것이 문제다. 대형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빅테크 기업들은 규제를 피하려고 적극적으로 로비를 벌인다. 또한 빅테크 기업들은 대형 은행들이 그랬듯 자사는 남들과는 다른 규칙을 따라도 될 만한 자격이 있다고 설득하기 위해 애쓴다.” - P. 309.

 

어떻게 하면 디지털 시대가 인간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게 하고, 미국의 자유 민주주의 시스템을 무너뜨리기보다 한층 더 튼튼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것들은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제대로 된 답을 찾아야 한다.” - P.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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