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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본은 한국을 정복하고 싶어 하는가 - 정한론으로 일본 극우파의 사상적·지리적 기반을 읽다 ㅣ 메디치 WEA 총서 9
하종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3월
평점 :
일본의 극우보수들은 대한민국을 자신들과 같은 위치에 두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언제나 자신들의 관리와 지배를 받아야만 하는 나라와 민족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그들은 식민지배나 위안부, 강제징용 등 과거의 잘못도 인정하지 않는다.
도리어 자신들의 지배로 인해 대한민국이 발전했다고 강조한다.
더 큰 문제는 국내에 이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교수,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등 다양한 직업군의 인물들이 다수가 있다는 것이다.
2019년도 반도체 소재 수출금지만 해도 자신들이 수출금지하면 대한민국이 머리를 숙이고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이를 잘 헤쳐나가는 바람에 도리어 일본 기업들의 피해가 커졌다는 보도가 나왔었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일본을 극복하고 동아시아 및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주도하는 역할을 해야할 때라고 생각하며, 그만큼 우리 국민들도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현재 진행중이지만 코로나 19에 대한 정부의 대처와 민관의 협력만 보더라도 전세계가 놀라고 부러워하고 배우려고 하고 있지 않는가.
“기시와 아베는 조손 관계를 뛰어넘어 끈끈한 정치적 동맹자이기도 하다. 외할아버지는 전전의 ‘대국’ 일본을 체험하고 그 부활을 꿈꿨으며, 그 정치적 여정은 외할아버지를 존경해 마지않는 외손자의 정치 항해를 이끌어가는 나침반이 됐다. 전후 보수의 재편은 기시가 주도했고, 냉정 후 보수의 새로운 전략 구상과 실천은 아베가 짊어지고 있다.” - P. 318.
<왜 일본은 한국을 정복하고 싶어 하는가 – 정한론으로 일본 극우파의 사상적, 지리적 기반을 읽다>는 오랜 시간 일본 근현대사를 연구해온 저자의 결과물로써, 요시다 쇼인으로부터 시작되어 1860년대 메이지유신으로 천황제의 복귀라는 결과를 맺은 후부터 청일전쟁을 거쳐 러일전쟁까지의 과정과 광복 후 기시 노부스케에서부터 현 아베 신조 총리까지 일본의 극우보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역사시간에 배워왔던 한중일 삼국의 동아시아 근대사 – 1860년대~1900년대 - 를 일본의 관점에서 다양한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어 그 당시의 긴박했던 국제외교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그러한 역사적 자료를 통해 당시 청나라와 조선의 국제외교의 순진함과 정치적 무능함을, 일본이 조선을 차지하기 위해 얼마나 집요하고 간교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일본의 정신이 현대 일본 극우보수 정치인들에게까지 어떻게 이어져 내려왔는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대한민국이 여러 강대국들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의 입장을 잘 견지해갈 것을 이야기한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자가 직접 저술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여느 일본 번역서들처럼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본식 한자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독자들을 위해 조금 더 수고를 하였다면 좋지 않았을가 싶다.
“이 책의 결론은 한반도 중립화야말로 우리의 생존과 동아시아의 안정을 창출하고 보장하는 유일무이한 전략이라는 사실을 드러내 보여준다.... 냉전 체제가 무너지고 동아시아의 국제 질서가 요동치는 지금, 한반도 중립화는 가능 여부를 따져가며 추진해야 하는 목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불가결조건이다.” - P. 10.
코로나 19로 전세계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연일 주가는 급락하고 경제는 거의 공황상태로 들어선 것 같다.
이 와중에서도 일본은 올 7~8월로 계획되어 있는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하겠다고 하고 있다. 코로나 19와 후쿠시마 원전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 등의 악재보다 1964년 도쿄 올림픽으로 패전후 재기에 성공한 일본의 모습을 전세계에 알렸던 영광을 이번 올림픽을 통해 재현해 보겠다는 의지가 더 강함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일본 정부와 보수 정치인들의 의도대로 될런지는 의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마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올림픽의 개최도 힘들 것이고, 연기나 취소로 인해 피해도 막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방사능이나 코로나 19 등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거짓으로 포장된 일본의 현실이 멀지 않은 그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울 뿐이다.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이 떠안아야 할 테니까.
어쩌면 그런 극우보수 정치인들을 국민들이 선택한 결과이기도 하고, 투표조차 하지 않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일본의 지배층은 한반도에 대한 장악력이 줄어드는 어떤 사태도 원하지 않으며 훼방하여 한다. 남북의 화해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근대 이후 최강의 국력을 보유한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주체적으로 중립의 의미를 상상하고 현재화해 실현하려는 구체적 행보를 시작해야 한다.” - P. 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