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철학수업 - 인간의 정신을 만드는 사상적 원천은 무엇인가
윌리엄 제임스 지음, 이지은 옮김 / 나무와열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얼마전 종영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주인공 김사부가 한번씩 던졌던 대사가 있다.

 

우리가 왜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 지에 대한 질문을 포기하지 마라.

그 질문을 포기한 순간 우리의 낭만도 끝이 나는 거다.”

 

나는 사람답게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의미를 항상 되새기며 살아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러한 자신에 대해, 사람에 대해, 자연에 대해, 인류에 대해 항상 고민하며 그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는 학문 또는 행동이 철학(Philosophy, 哲學)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눈 앞의 이익보다는 조금 더 깊이있는 성찰을 통해 왜 사는지에 대한 의미를 찾고자 하는 행위가 철학이라는 것이며, 이러한 철학을 통해 자신만의 삶에 대한 의미를 찾는다면 살아가는 삶의 순간순간이 조금은 더 여유롭게 행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철학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비춰준다. 철학이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한 자리에 멈춰 있을 것이다. 철학은 직업적 차원의 흥미나 취미를 넘어선다. 쉽게 말해 철학은 직접적인 생산력을 지니지 못했지만 앞선 생산 관계를 제시한다. 철학 없이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변혁이 일어날 수 없다.” - P. 35.

 

<하버드 철학수업 인간의 정신을 만드는 사상적 원천은 무엇인가?>에는 하버드 대학에서 오랜 시간 심리학과 철학을 강의했던 저자의 실용주의 철학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저자는 인류의 기록이 남아있는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자신들이 옳다고, 자신들이 정답이라고 싸워왔던 일원론과 이원론, 다원론 또는 관념과 물질로 구분되어지는 철학의 세계를 인류를 한발 더 앞으로 전진시킬 수 있는 실용주의라는 새로운 방법론으로 연결시키려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 책을 적었음을 설명한다.

저자가 글을 적고 강의를 했을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시대상이 반영되었음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철학 이야기이기에 결코 쉽게 읽혀지지 않는 내용임에는 틀림없지만 한번쯤은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저자의 이야기가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책을 읽는 중간중간 중국식 한자가 들어가 있는 걸로 추측해볼 때 중국어판의 재번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조금 아쉽지만 원저자의 생각이 1차 번역자와 2차 번역자에 의해 한번 더 변화되었을 가능성은 없는지 의문이다.

또한 철학은 단어 하나 하나에 큰 의미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오타나 단어를 잘못 기입한 경우가 보여 조금은 안타까울 뿐이다.

 

내가 말하는 실용주의는 유물론도 유심론도 아니다. 애매모호한 타협주의는 더더욱 아니다. 실용주의는 명목론과 실재론, 경험주의와 이성주의, 유물론과 유심론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철학을 이해한다. 두 진영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든지, 상대의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확실한 증거가 제시되기 전까지 모든 이론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고, 또한 진리라고 할 수 있다. 그 실질적인 효과를 관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실천이다. 실천은 무의미한 논쟁으로 생기는 시간 낭비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탐색에 몰두하도록 사람들을 진정시킴으로써 이론이 재빨리 실천에 적용되고 대중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독려한다.” - P. 7.

 

사실을 존중하는 실용주의자는 일원론과 이원론을 인정하지 않으며, 자신이 다원론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에 대해 효과와 가치를 지닌 사람들에게 이용될 수 있는 그리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실용주의는 모두 받아들인다. 실용주의자는 세상이 다원적 특성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가능성을 지녔다고 여긴다. 또한 세상을 궁극적으로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구원은 끊임없는 개선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실용주의자는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파라고 할 수 있다.” - P. 299.

 

실용주의자에게 문제의 핵심은 가설의 증명이 아니라 가설을 세워 실용적 진리와 결합시킴으로써 사람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가에 있다.” - P. 326.

 

1970년대 중국의 경제 개방정책을 지휘했던 덩샤오핑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으로 개방정책을 정당화했다.

이 말은 공산주의든 민주주의든 중국 인민을 잘 살게 하면 그것이 제일이라는 의미로, 공산주의 혁명을 이끌었던, 그러나 경제적 발전이 더딘 중국의 지도자였던 덩샤오핑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실용주의라는 의미는 나에게 흑묘백묘론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철학의 한 영역이라는 의미보다는 저자의 이야기대로 다양한 철학을 인류의 발전에 유리하도록 하나로 엮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다만 흰색도 아닌 그렇다고 흑색도 아닌 회색이 되지는 않을지 의문이 들 뿐이다.

저자는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실용주의는 현실에 맞지 않는 추상적 이론과 작별을 고하고 표면적인 해결안을 철저히 지양했다. 또한 융통성 없는 딱딱한 원칙, 틀에 박힌 시스템과 허구적인 이론을 타파하고 구체적인 사실과 행도, 실천을 지향했다.... 뿐만 아니라 실용주의가 구체적인 결과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방법 또는 방법론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 P. 48.

 

난 실용주의를 경험주의와 이성주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중재자로 여겼다. 그래서 추상적 관점과 구체적 관점에서 이 세상을 바라볼 때 그들의 가설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의의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해 왔다. 여기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러한 의의에는 어떠한 변화를 겪었든 간에 진리에 대한 실용주의자의 열정과 의지를 바꿀 수 없다는 진리가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 P. 2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