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경제학 안 보이는 경제학 -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길고 넓게 봐야 경제가 제대로 보인다
헨리 해즐릿 지음, 김동균 옮김 / 디케이제이에스(DKJS)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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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사회과학의 테두리안에 들어간다.

보통 과학이 보편적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이라고 정의되는데, 그렇게 보면 경제학은 경제에 대한 보편적 진리나 법칙을 찾는 학문이라는 정의가 가능하다고 본다.

여기에서 경제란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분배소비하는 모든 활동 또는 그것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로 정의된다.

그렇다면 인간의 모든 활동을 어떤 보편적 진리나 법칙으로 정의하고자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어쩌면 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경제학은 점점 숫자와 풀이에 집착하는 수학이나 공학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인간은 다르다. 심지어 같은 유전자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도 다르다.

이러한 다양한 인간의 삶을 간단한 몇 마디의 말과 수식과 숫자로 정의내릴 수 있을까?

아마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현재의 경제학이 보여주는 여러 이론들은 다양한 제한 조건들의 틀에서만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는 학문이 된 것은 아닐까 싶다.

 

경제학은 모든 학문 가운데 오류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어떤 연구 분야든 그 주제의 본질적인 어려움이 있겠지만 경제학의 연구 주제는 물리학, 수학, 혹은 의학 등 다른 학문에서는 무시해버리는 사소한 요소인 사람의 이기적인 욕심의 작용으로 인해 그 어려움의 정도가 수천 배 증폭된다.” - P. 21.

 

<보이는 경제학 안 보이는 경제학>은 언론인이자 경제 평론가인 저자가 1946년에 내놓았던 초판을 30여년만에 개정하여 1978년에 출간한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국가 간섭의 최소화와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길 것을 강조하는 자유주의 경제를 주장한다.

그는 24가지의 다양한 주제 - 공공사업, 세금, 관세, 가격통제, 임대료 규제, 최저임금법, 노동조합, 인플레이션, 저축 등등 - 에 대한 설명을 통해 정부의 간섭이 아닌 시장에 의한 자율적인 가격의 결정이 정답임을 이야기한다. 그의 주장은 20세기 후반 전세계 각국이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를 받아들이는데 하나의 불씨가 되었다고 본다.

다만 20세기말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를 경험한 21세기의 현실에서 볼 때 신자유주의가 과연 정답일까 의문이 든다.

과연 사람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과 선택만을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또한 출발선상이 다른 모든 이들을 동일한 경쟁무대에 올려 그것이 개개인의 능력인양 이야기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것은 우리가 경험한 것이 무한경쟁에 떠밀려 점점 더 벌어지는 빈부의 격차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쓰면서 합리적인 정확성과 일관성은 유지하되 세부적 내용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려 애썼다. 동시에 되도록 단순하고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 경제학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독자가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다.” - P. 12.

 

정권이 바뀔때마다 경제 정책이 따라서 바뀐다.

보수정당이 집권하면 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진보정당이 집권하면 정부의 관리와 사회주의 복지개념을 강조한 경제정책을 실시한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출발점이 다른 이들에게 무한 경쟁하라고 하는 방식이 맞는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북유럽의 국가들을 선망한다. 그들의 복지체제와 노후의 편안함을 부러워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지불하는 높은 세금은 싫어한다.

아니 어쩌면 높은 세금을 지불하고서라도 편안한 노후를 원하지만, 정작 그것을 운영하는 정부와 정치인들을 믿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정부, 좋은 국가는 과연 어떤 정부, 어떤 국가일까?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할 내용인 것 같다.

깊은 고민 후에는 선택하는 행동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행동이 없는 고민은 그냥 시간낭비일 뿐이라 생각하기에.

 

인플레이션은 그에게 수술의 고통을 무디게 해주는 자기암시, 최면술, 마취제다.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의 아편이다. 그리고 이것이 정확히 인플레이션의 정치적 기능이다.... 사실 인플레이션은 가난한 사람이 부자들만큼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균등자본과세이다.” - P. 21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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