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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들의 참모
신영란 지음 / 아이템비즈 / 2019년 12월
평점 :
킹메이커(kingmaker)라는 단어가 있다.
보통 정치권에서 많이 사용되던 용어로, 다른 사람을 권좌에 올릴 수 있을 정도의 고도의 정치력을 가진 정치계의 실력자를 뜻하는 말로, 우리나라로 보면 현대에는 대통령을, 근대 이전에는 왕을 만드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킹메이커는 말 그대로 최고의 권력자를 만드는 사람이지만 스스로는 권력자가 되지는 못한다.
어쩌면 스스로의 능력을 너무나 잘 알기에 권력자가 되는 것을 포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그들은 자신이 선택한 사람이 권력자가 되지 못하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될 수도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며, 자신이 선택이 옳았다 할지라도 결국에는 토사구팽당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역사속 많은 2인자들의 삶이 그러했다.
<제왕들의 참모 – 왕을 움직여 역사를 바꾼 참모와 비선의 실체>는 참모, 비선실세 등으로 이야기되어지는 역사속 많은 2인자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책으로, 고려와 조선의 2인자 30여명의 삶에 대해 담고 있다.
책의 내용은 권력을 가졌을 때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지를 알게 해주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2인자이기에 권력자를 선택하고 선택한 사람을 권좌에 앉히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과정에서 탁월함으로 권력을 쟁취하고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를 차지하지만 결국은 자의든 타의든 자신이 만든 권력자에 의해 밀려날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책을 읽는 내내 알 수 있다.
“역사를 움직이는 건 한 사람의 제왕이 아니라 그를 도와 국정을 이끌어간 신하들의 역할이 컸다. 글을 쓰면서 가장 곤혹스러웠던 점은 간혹 어느 왕 대에서는 ‘참모’라는 명칭이 어울릴만큼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을 찾아내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어떤 이는 자신의 소임을 다함으로써 올바른 길로 왕을 보필했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개인적 야욕으로 치세에 악영향을 끼쳤다.” - P. 237.
역사는 우리에게 항상 가졌을 때 겸손한 것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가 못 듣는 것인지, 듣고도 모른 척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가진 것을 놓치 못하고, 더 가지기 위해 발버둥치다 모든 잃고 만다. 권력도, 돈도, 명예도.
역사속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배우지 못한다면 그저 신변잡기를 이야기하는 잡지책 한권을 읽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다.
물론 그런 잡지책에서조차도 인생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이들이 있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통해 2인자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들만이 명예를 지키고 천수를 누릴 수 있었음을 배울 수 있었으면 싶다.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다. 지나간 역사를 돌아보며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P.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