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 - 밀레니얼과 젠트리피케이션
경신원 지음 / 파람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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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힘은 언제나 가진 자에게 더 많은 부를 안겨다 준다.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그 힘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것을 우리는 현실에서 보고 있다.

날로 높아지는 고층빌딩들과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는 사람들.

해가 갈수록 커지는 빈부의 격차와 조물주 위의 건물주들.

돈이 곧 힘이고, 돈이 곧 권력이고, 돈이 곧 인격이 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주의를 살고 있는 모든 나라의 문제다.

그렇다고 이미 실패한 공산주의 또한 답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젠트리파이어의 특징은 비록 제한된 경제적 자본을 소유했지만, 풍부한 해외 경험, 높은 교육 수준, 좋은 집안 환경 등을 통해 축적된 문화예술과의 친밀성을 지닌 문화자본가 집단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지닌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경제 활동에 반영해 장소성의 변화를 일이키는 예술가인 동시에 사업가이며,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교육) 수준으로 특징지어지는 전통적인 소상공인 계층과 구별되는 새로운 소상공인 계층이다.” - P. 54~55.

 

<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 밀레니얼과 젠트리피케이션>는 도시 계획 및 개발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가 15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15년 전 경험했던 이태원과 현재의 이태원의 변화를 보며, 동일한 이태원이지만 시간의 차에 의해 느껴지는 감각의 차이점과 수년간 열심히 삶을 일구었던 터전을 점점 떠나가는 가게 주인들을 보며 느끼는 안타까움과 떠남의 원인과 향후 전망, 저자의 소감을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서울의 여러 골목길 중에서 이태원을 통해 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존중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자신만의 특징있는 가게를 운영하던 가게주인들과의 조화가 좋았던 이태원이 점점 더 대기업과 건물주들의 자본의 힘에 의해 밖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안타까워 한다.

그러면서 소규모 가게 사장님들이 마음놓고 자신만의 무엇인가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을 이야기한다.

 

이 글은 내가 관찰한 서울의 골목길, 이태원과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태원이라는 변화무쌍한 동네와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활발한 호흡을 들여다보면 다음 세대에 만나게 될 서울의 변화까지 예측할 수 있을지 모른다. 적어도 우리는 살아 있는 도시의 유연한 움직임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 P. 9.

 

서울의 유명한 골목길들이 여기저기 생겼다.

하지만 이 골목길들이 좋아서 자연적으로 생긴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한 곳에서 장사하던 이들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조금 더 싼 곳으로 옮기게 되면서 새로운 길들이 생겨났고, 또 임대료 상승으로 옮기고 하면서 여러 길들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물론 건물주들도 높은 임대료를 희망하다 오랜 시간 공실로 인해 손해를 보고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자신만의 독특하고, 다양한 가게들이 동일한 지역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오랫동안 함께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건물주 또한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이 마련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럼으로써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2019년 오늘의 서울은 압축성장, 고성장이 아니라 저성장의 시기로 접어들었다. 부동산에 대한 우리의 열망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임대료를 낼 임차인이 없는 한, 조물주 위의 건물주는 처치곤란한 애물단지를 끌어안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지금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서로 북돋으며 다 같이 잘 살아갈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생의 시기다.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이 우리의 욕심과 변덕으로 원주민과 소상공인이 내몰리고 골목길이 버려지고 황폐해지기 전에, 낡고 좁은 골목길에 나타난 재미난 변화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노력해야 한다.” - P. 15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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