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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에서 깊이로 (리커버 에디션)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윌리엄 파워스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산업혁명 이후 기계문명의 발달은 인류에게 보다 편안한 삶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엔 모두 직접 몸으로 했던 집안 일부터 산업영역의 일까지 기계의 도움을 받지 않는 곳이 없다.
최근엔 스마트폰의 등장과 IoT의 발전은 언제 어디에서나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을 얻을 수 있게 되었고, 회사일이나 학교의 과제나 모든 일을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을 정도의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여유로워졌을까? 모두가 행복하다고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보다 육체적으로는 편해졌을지 모르겠지만, 정신적으로는 더욱 힘들게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의 울림소리나 진동에 온 신경을 집중해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 정신적인 쉼의 시간을 없애버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크린이 나쁘다는 것이 핵심은 아니다. 사실 스크린은 매우 좋다. 문제는 균형의 상실, 다른 것을 포기하는 것, 스크린을 향한 충동이 야기하는 마음 상태다. 우리는 가족과 함께 가족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스크린과 함께, 스크린 안에서 살고 있다.” - P. 308.
<속도에서 깊이로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는 제목 그대로 속도에 목표를 두고 살아왔고,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과 만족, 그리고 행복을 위해서 스스로에게 깊이를 줘야만 하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의 철학자 7명 - 플라톤, 세네카, 구텐베르크, 셰익스피어, 벤저민 프랭클린, 데이비트 소로, 마셜 매클루언 – 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에서 조금 더 빠르게 빠르게만 찾다가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보다는 주위의 눈과 평판에 휘둘려서 좌절하는 상황에 처한 현대인들에게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찾아 마음의 여유를 가짐으로써 내적인 상황과 외적 상황의 균형을 맞추어 갈 것을 말한다.
그것이 좋은 여행지일 필요도, 외딴 시골같은 곳일 필요도 없으며, 순간순간 자신의 내면을 채울 수 있는 짧은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첨단기기를 부정할 필요도 버릴 필요도 없으며, 삶을 위해 최대한 이용하라고도 말한다.
“이 책은 동경과 갈망에 관한 책이다. 마음이 자유롭게 노닐 수 있는 조용하고 널찍한 공간에 대한 동경 말이다. 예전에는 그런 곳이 어디에나 있었고 또 어떻게 가는지도 잘 알았다. 그러나 이제는 점차 그런 곳을 찾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 P. 15.
“기술과 철학은 훌륭한 삶을 위한 도구도 오랜 시간 동안 유용하게 쓰여 왔다. 의식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매일 수천 년 전에 발명된 네트워크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위대한 사상에도 유통기한은 없다.” - P. 117.
“기술에 이끌려 다닐 것인지 의식을 통제함으로써 삶 자체를 통제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우리다.” - P. 279.
첨단 기계로 인해 편해진만큼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의 삶은 그런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겉으론 편해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한 순간도 일을 내려놓지 못하는 상황이 우리의 현실이다.
퇴근 이후에도 계속 울려대는 대화창의 알림 소리와 벨 또는 진동소리에 온 몸의 에너지를 빨리는 것 같지 않는가?
누구도 나를 돌봐주지 않는다. 나 스스로가 나를 돌봐야만 한다.
스스로가 어떻게든 작은 여유를 만들어 잠시라도 자신의 정신을 쉬도록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남은 삶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여행이든 잠이든, 아니면 잠시 잠깐의 멍때리기이든.
“인간의 맥시멀리즘적 성향을 일깨우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역사 속에서 되풀이되어 왔다. 그와 동시에 인간은 조용히 그리고 끈질기게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을 똑바로 차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새로운 기술이 선사하는 미래로 건너갈 수 있게 해주는 다리가 아닐까.” - P. 218.
“첨단 기술 덕분에 세상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세상 구석구석에는 다양한 방이 있다. 모든 방은 우리가 만든 것이다. 하지만 훌륭한 삶은 결국 어떤 방에서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결심의 문제다. 검지를 관자놀이에 대고 톡톡 두드려 보라. 답은 전부 그 안에 있다.” - P. 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