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골드러시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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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억원 상당의 금괴가 할머니 고향집에 묻혀있다는 말에 솔깃해진 남매! 브로커를 찾아서 평양에 들어가는데...!!

아무리 돈이 좋아도 목숨 걸고 월북까지 하겠냐마는, 평양에 아직 개발되지 않은 땅이 남아있겠냐마는, 소설 속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남매의 우당탕탕 금괴 찾으러 평양까지"가 주된 스토리 같지만, 의외로(?) 삼지연관현악단 가수 '리손향'의 시점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소설 속에는 2018년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나 판문점으로 넘어간 미군 병사 같이 실제 있었던 일을 담겨있어서 소설의 현장감을 더하는데, 남한에 와서 공연했던 가수 중 하나가 바로 또다른 주인공이다.

"원수님의 사랑의 축복을 받은 인민의 행복 끝없네"(61쪽)라는 노래를 부르며 남조선 사람들이 북조선을 부러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북한 세력가 집안이던 손향은 잘나가던 집안이 한순간에 풍비박산나는 것을 겪으며 "세상 모든 별과 바람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겠지만, 결국 내가 저물 땐 그들도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그 동무는 모르는가 보다) 태양(김씨일가) 앞에선 그것들도 아무것도 아닌데."(200쪽)하고 깨달음을 얻는다.

특히 감탄했던 것은 월북/탈북 과정인데, 탈북민들 수기나 영상, 인터뷰로 들었던 북한의 모습을 꽤나 생생하게 그려냈다. 물론 현실은 소설 속 묘사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봉건지주와 노비 계급이 있던 시기에 '자유'와 '평등'을 외치던 것은 공산당이었다는 역사가 참 아이러니하다.

지주와 노비 가문 사이 피 맺힌 원한이 후손들 사이에서 서로를 구하고 돕는 식으로 연대하는 엔딩이 인상적이다. 나중에 가문간의 비화를 알게 되더라도 서로 목숨을 구해준 사이니 서로 의지하며 살지 않을까. 남북으로 갈라져 이런저런 과거들이 있지만 한민족이란 이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작가의 생각이 담긴 듯 했다.

허무맹랑할지 모르는 소설 속 이야기 속에 우리의 역사와 현재를 담은 책이었다.

#평양골드러시 #고호 #델피노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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