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 2022년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대상
김준녕 지음 / 허블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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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우주를 둘러싼 막을 발견한 인간은 그 막 너머에 있는 존재를 희망으로 여긴다. 그렇지 않으면 더이상 살아갈 수 없는 지구를 배경으로 신을 만나기 위해 몇 백년을 날아가는 우주선 속 이야기를 이 책은 보여준다.

그래서 막 너머에 신이 있을까?
신을 만날 때까지 지구는, 아니 지구는 괜찮다. 인간은 멸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신은 인간에게 자비를 베푸는 존재인가?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읽어야 한다.

#서포터즈#제공도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함

한번 책을 펼쳤더니 백 페이지는 순식간에 읽게 되는 흡입력을 가졌다.
이야기는 크게 3개로 나누어진다.
1.우주를 둘러싼 막이 있고 인공위성이나 기계는 그 막을 통과하지 못하며, 지구만이 살아있는 생명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기서 '위대한 아브만미르 박사'에 대한 얘기가 꽤나 피식 웃음나오게 한다.
2.굶주림에 지치고 가족에게 지치는 인간이 인간을 잡아먹는 게 대수롭지않은, 대기근을 지난 식량부족 국가인 한국을 그린다. 적은 영양섭취로 최대의 효율을 내는 유전자조작 아이들이 태어난다. 이 아이들을 무궁화호 우주선에 태워 막 너머로 보내는 것이다. 두번째 이야기는 이 우주선을 띄우기 위한 쉽지 않은 과정을 그린다.
3.우주선은 처음 계획대로 막을 향해가지만, 아무것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사람 사는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가 그 좁디좁은 우주선에서도 일어난다. 식량과 자원 부족으로 40살이면 비료가 되기 위해 죽어야하는 시스템, 노동과 생식까지 철저히 통제되는 계급사회ㅡ 그 안에서 혁명을 꿈꾸지만...

우주선 '무궁화호'를 통해 인간과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 영화 '설국열차'를 떠올리게 하는 설정도 다소 있었다. 자원부족한 좁은 공간에 몰리면 인간종은 어쩔 수 없는 걸까. 소설이지만 소설같지 않은 현실, 이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대응할까, 어떻게 살까? 생각해보게 만든다.

초반에 '인간이 아니었던 석사 시절'이라고 해서 sf다보니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나오는건가? 생각했다가 뒤늦게 깨달았다. 대학원생 '석사'를 인간과 다른 종으로 부르곤 하는 드립이었다는 것을. 하지만 그 이후에도 '인간인 것'과 '인간이 아닌 것'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인간,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호모 사피엔스 인간종이 아니라 인간성을 가진 인간만을 인간이라고 하는 것일까. 소설 속 인간을 인간으로 대우하지 않고 노동력, 부품으로 대하는 시스템 속에서도 인간은 인간이다. 배신하고, 희생하고, 자유와 희망을 갈망하고...인간을 먹더라도 인간은 인간이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치 않고 보게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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