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생화학무기부터 마약, PTSD까지, 전쟁이 만든 약과 약이 만든 전쟁들
백승만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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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전쟁과 약의 기나긴 악연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다.

※서포터즈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함

"약은 전쟁에 기생하고 전쟁은 약을 먹고 자란다!"는 말처럼 전쟁과 약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세계사 잘 모르는 사람, 화학이나 약학 잘 모르는 사람도 꽤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학생 때 암기하기에 급급했던 화학식들이 만들어졌던 역사를 알게되니 이상한 기분이었다. 역사를 알았다면 조금 더 잘 외워졌을까? 그건 아니었겠지만 재미는 좀더 있었겠지.

합리적인 설계를 통해 계획적으로 개발된 약보다는 우연에 가까운 특별한 계기로 개발된 약이 더 많다고 한다. 전쟁도 그러한 계기다.

전쟁을 통해 약이 개발될 동력을 얻고, 그렇게 개발된 약은 전쟁에서 한 나라를 승리로 이끄는 힘이 되기도 한다.
학구열이든 명예욕이든 끊임없이 질병의 해결책을 찾아 헤매고 연구한 이들이 있어 지금의 의학기술이 있는 것이다.

전쟁이 끝나면 군사기술이 민간에 개방되는데 기관총 회사가 스테이플러를 팔고, 우라늄 보관을 위해 개발된 테플론은 프라이팬 바닥이 되었다니(166쪽) 전쟁의 영향은 일상과 제법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코로나19 시국이 반영되어 있어서 그냥 역사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과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해준다.
미국인 사망자 수 기록으로 1941년 진주만 공습으로 미국인 2403명 사망이 가장 큰 수치였으나, 그 기록은 9.11테러 2977명으로 바뀌고, 2020년 코로나19로 매일 3천명 넘는 사람이 죽으며 경신되었다고 한다.(101쪽)
전쟁보다 강력한 질병과의 전쟁이다.

진지할 것만 같은 전쟁과 약의 역사지만,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다. 모기가 포만감을 느끼게 해서 피를 빨지 못하게 하는 연구가 2019년 Cell지에 발표되기도 했다고.(174쪽)🤣

과학적 또는 역사적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긴 한데 너무 무겁지 않고 재밌게 읽었다. 역사와 현실을 연결하고 지식과 재미를 이어나가면서도 은근한 교훈을 잊지 않는다는 점이 대학교 교양강의답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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