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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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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만 보면 유쾌하고 즐거운, 동화 같은 가족 이야기라고 착각하기 쉽다. 표지도 예쁘고 그림도 단란하고 화목한 느낌이니까.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다소 충격적인 스토리로 전개가 된다. 잠깐 당황스러웠다가…. 점점 그 속에 빠져든다.

세 자매의 결혼, 연애, 사랑에 대한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이야기. 하지만 현실에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는 

약 2년간 일본 여성 월간지 『베리(VERY)』에 연재되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장편 소설이다. 일본 지상파 NHK에서

 「그, 남편, 남자 친구」라는 제목으로 드라마화되기도 했다.




이누야마 집안에는 가훈이 있다.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나 그 때를 모르니 전전긍긍하지 말고 마음껏 즐겁게 살자. 그 가훈을 자매는 각각의 방식으로 신조 삼았다. (11p)


이 소설은 이누야마 집안 세 자매의 이야기다. 이누야마 아사코, 이누야마 하루코, 이누야마 이쿠코. 세 자매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촘촘히 얽히면서 전개가 된다. 첫째 아사코는 남편 구니카즈의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도망칠 생각조차 없다. 속박받는 삶이지만 그 삶에 순응하려 하고 남편이 화나지 않도록 눈치를 보며 몸을 사린다. 둘째 하루코는 유학까지 다녀와 MBA 자격증도 있는 재원이지만 돈 몇 푼 못 버는 프리랜서 작가 구마키와 동거 중이다. 그를 사랑하면서도 결혼 생각은 없고 유학 당시 만나던 가와노와 잠까지 잔다. 셋째 이쿠코는 친구 사토미의 남자친구와 다름없는, 역시 오랜 친구인 미츠오와 가끔 같이 잔다. 깊은 연애는 하지 않으며 어릴 적부터 자유분방한 남성편력의 소유자이다.


조신한 보통의 여자라면, 책 속 세 자매를 보고 문화 충격을 받을 수도 있겠다. 나 역시 그랬으니. 세 자매 중 둘이나 성적으로 매우 개방적이다.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면서도 옛 남자와 자고, 미성년자 때 나이 든 남자들과 친분을 쌓고 그들과 잠을 자는 등. 어찌 보면 아주 문란한 여자들이다. 또한, 한 명은 남편의 폭력에도 무조건 순응하면서 가정을 지킨다. 이 무슨 막장 드라마 급 설정이란 말인가. 그런데 그런 충격적인 설정임에도 잔잔하다. 격하지 않고 정적인 문체이다. 담담하게 서술되는 이야기여서 '뭐 이런 이상한 사람들이 다 있지?' 하면서도 계속 읽게 된다.


세 자매의 이야기지만 큰 줄거리는 첫째 아사코의 자아 찾기 그리고 자매간의 끈끈한 유대감과 가족애가 아닐까 싶다. 하루코와 이쿠코는 각각 차이고 멋진 남자를 만나면서 사랑과 가정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정도지만 아사코, '힘을 과시할 뿐인 별거 아닌 폭력'이라 말하며 남편 구니카즈의 이유 모를 폭력을 견디던 그녀는 어쩌면 어딘가에서 가정 폭력에 무뎌져 갈 어느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를 준다. 


"가족의 사랑이 있으면, 사람은 강해지나 봐." (272p)

"너희 자매는, 다들 강해." (335p)


뒤틀린 방식일지라도 자신이 남편을 사랑하고 남편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는. 아니, 믿어야만 했던 아사코를 각성하게 하여준 또 다른 가정 폭력의 피해자 유키에가 한 말이 인상 깊었다. 아마 이 책이 쓰인 이유와 일맥상통한다고나 할까. 가족의 사랑이 있기에 아사코는 남편의 폭력을 물리칠 계기를 만들었고, 용기를 내어 그 집에서 나올 수 있었다. 자매들의 강함이 그녀들을 자유로운 삶으로 이끌었다. 어디에도 속박당하지 않고 스스로가 원하는 대로 삶을 사는 그런 자유로움으로.


살짝 버겁기도 한 전개 내용과는 달리 문체는 전혀 껄끄럽지 않고 담백하며 막힘 없이 술술 잘 읽히는 책이다. 에쿠니 가오리가 글을 잘 쓰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번역가 김난주 씨의 번역 역시 깔끔하고 마음에 든다. 가볍지 않은 줄거리지만, 사랑에 대해 고민이 많은, 또한 어딘가에서 힘겹게 무언가를 견디며 하루하루 살아나가는 세상의 여성에게 권하고 싶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 혹은 새로운 삶에 필요한 작은 용기를 위해.



책을 읽는 내내 아이러니하게도 당황스럽게 느껴지던 낯선 제목은 책을 덮을 때에서야 비로소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갔다.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이 펼쳐지는 이런 소설 속에서 간접 경험을 하고 나름의 교훈을 얻게 된다. 그래서 나직하게 읊어본다.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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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문장 - 책 속의 한 문장이 여자의 삶을 일으켜 세운다
한귀은 지음 / 홍익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내 인생을 바꾸진 못했으나, 이런 의견 이런 생각도 있구나를 알려준 책.



삶이 문장과 만나는 순간에 관해 쓰고자 했다.

텍스트의 문장이 진실이 되는 때

그것이 읽는 이의 삶과 만났을 때뿐이다.

(7p, 프롤로그)


그렇다. '읽는 이의 삶과 만났을 때 비로소' 그 글은 생동감을 지닌다. 하지만, 이 작가와 나는 딱히 공통분모가 없어서 그리 와 닿지는 않았다. 이 책은 총 7가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후반부는 중년(나이 듦), 부모와 자식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라 공감하긴 힘들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내 관점에서는- 불편한 부분이 있었는데. 신 과장이라는 여자가 유부남과 사귄 이야기나 작가가 '잘 알던 사람'이라고 지칭한 누군가의 자살에 대한 분석과 단정이 조금 많이 불편했다. 우울증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한 인간의 죽음에 대해 그 사람을 잘 모르는 사람이 단정 짓고 판단을 내린다는 것 자체가 오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잘 알던 사람'이라고 지칭했으나 부고를 접한 이후 실은 잘 몰랐다고 스스로 인정했고 딱 직장 동료로서만큼만 부의금을 냈다면, 그 사람은 잘 모르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이 사람이 어떠했다면 죽지 않았을 것이다란 단정으로 인해 당사자의 가족이나 그를 아는 사람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글에는 책임이 뒤따르는 법이니까.


앞서 지적한 것처럼 공감이 가지 않는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노력하는 자 방황한다>(25p-29p) 부분은 유익했다.


착한 여자 콤플렉스는 성실한 여자 콤플렉스와 한 묶음이다. (중략) 하지만 알지 않는가. 이런 여자 한번 사랑에 빠지면 정신을 못 차리고 다 퍼주다가 역시 정신 못 차린 상태에서 남자에게 상처받는다. (중략) 남자에게 진짜 잘해주는 방법은, 그 남자에게도 자신에게 잘해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중략) 사랑을 잘하는 여자는 상대가 자신을 더 잘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자다.

(27p-28p)


맞는 말이다. 비단 남녀 관계뿐 아니라 모든 관계에 해당하는 말이라고 본다. 다 퍼주고 그만큼 보답받지 못한다고 속상해 하지 말고 스스로 상대방에게 그럴 '기회'를 줘 한다. 무엇이든 간에 과하면 아니 한 만 못하니까. 


일에서도 사랑에서도 제자리를 찾으려면 100퍼센트를 모두 채우지 말고 70퍼센트까지만 해야 하는 것이다. (중략) 70퍼센트까지만 하라니 도대체 70퍼센트가 어느 정도일까. (중략) 30퍼센트를 남기면 된다. 그러니까 내 노력, 내 에너지, 내 몸과 시간이 70퍼센트를 채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30퍼센트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중략) 그것이 '여유'이다. 여유는 기다림을 준다. 여유와 기다림을 아는 사람이 매력적이다.

(29p)


신영복의 「담론」에 나온 문장을 작가 나름대로 해석한 내용인데, '100퍼센트를 채우지 말고 70퍼센트까지만 하라'는 말은 무릎을 탁 치고 싶을 정도로 명쾌했다. 항상 완벽주의를 추구하다가 제풀에 지쳐 의지가 꺾이고, 100퍼센트의 만족감을 얻지 못하면 좌절하곤 했다. 어떤 일을 진행할 때도 100퍼센트 꽉꽉 채워서 넘치게 성과를 내다보니 오히려 인정보단 견제와 시기를 더 받은 경험이 있다. 앞으로는 적당히 덜어내고 약간은 모자라게 70퍼센트의 결과물을 제출해야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작은 위로를 얻었다. 

그 외 <인터뷰 마인드>(42p-47p)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인터뷰를 하거나 면접을 볼 때 너무 잘 보이려고 할 필요는 없다는 거다. (중략) 잘 보이려고 하기보다는 '멋진' 자기 자신을 정확하고 적확하게 보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45p)


인터뷰나 면접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자존감'있게 스스로를 어필하며 삶을 살자.

알렝 핑켈크로트의 「사랑의 지혜」 속 문장에 대한 해석도 정말 와 닿았다.


완전히 순수한 감정도, 완벽하게 순수한 사람도 없다. 어느 정도는 다 희극적이고 웃기고 위선이 깔려 있다. (중략)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뚫고 나갈 '자아'를 성장시키는 데 있다. (중략) 두려워서 피할 것이 아니라 그 속으로 들어가서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태도로살아야 하는 것이다.' (중략) 이 세상에 양면성을 가지지 않은 것은 없다. 우리는 그 양면 중 아름다운 면을 더 키워가야 한다. 

(93p)


아름다움은 강하고 순수함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고자 하는 의지, 순수하고자 하는 열망에 있다. 그것이 완전하지 못한 인간의 몫이다.

(94p)


그러니까,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며 완전하지 못하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워질 수가 있는 것이다.



책을 펼치기 전엔 책 제목 자체에 편견이 있었다. 페미니즘적인 시선으로 쓰인 책이 아닐까 하는.

여자가, 여자니까, 여자라서 이런 소리 자체를 싫어한다. 성차별적인 이야기를 할 때 외에도 페미니즘적인 시선에서 언급하는 것 역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문장만 언급되어 있을까 걱정이었는데 기우였다. 나처럼 책을 접하기 전, 제목으로 인해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걱정 따윈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총평을 하자면 「여자의 문장」은 소소한 깨달음과 과제를 던져 준 책이다.

심금을 휘저을 정도의 크나큰 울림은 없었으나 어느 정도는 여러 방면에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책 속에 언급된 다양한 책과 작가, 예술가, 영화 작품을 찾아보는 것은 곧 나에게 주어진 '흥미로운 과제'다. 순수한 탐구적 호기심에 의한, 내 의지이다. 

이런 동기 부여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꽤 비판적인 독서를 해보았다. 내가 읽고 공감이 가질 않는 부분까지 무조건적인 칭찬과 추천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떤 책이든 마찬가지지만 내 스스로의 기준으로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리면 된다. 

그리고 누군가에겐 이 책이 어쩌면 나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을 수도 있으니 꼭 직접 읽어보고 판단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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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추기경
평화방송 엮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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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봐요?"

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는 여러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간 김수환, 추기경 김수환 스테파노를 추억하고 사람에 대한 사랑을 말하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기억되고 존재한다. (12p)

 

 

 

 

「그 사람 추기경」은 2013년 11월부터 2014년 1월까지 김수환 추기경과 인연이 닿은 17인의 '기억'과 그들의 '의견'을 인터뷰로 엮은 기록이다. 이 책은 김수환 추기경을 무조건적으로 찬양하거나 우상화시키지는 않는다. 그건 그분이 평화방송에 먼저 연락해서 영상을 만드신 이유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돌아가시기 3년 전, 김수환 추기경 당신께서 평화방송 측에 먼저 연락하여 만들어진 영상 기록인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 「그 사람 추기경」이 그 시작이며 탄생 배경은 다음과 같다.

 

먼저 연락을 하셨어요. 그렇게 자료를 안 남겨두면 우상화할 것 같아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남겨두고 싶다고 하셨어요. (321p)

 

그런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하기 전 3년 동안의 모습을 담은 영화에서부터 시작된 이 책은 인터뷰 질문 자체도 담백하고 직선적이다. 왜 직선적이냐고 느꼈냐면 내 기준 이런 질문을 해도 될까 싶은 것들도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나 그분이 받던 오해들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인터뷰이 입장에선 조금 당혹스러울 수도 있었겠으나 17인의 인터뷰이 답변을 읽으면서 그분 삶의 어떤 획 하나조차도 사람마다 다른 관점으로 보는구나 하는 흥미로움과 함께 추기경의 인간적인 면모를 느꼈고, 그분도 어떤 면에선 평범한 인간이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한층 더 친근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오랜 세월을 불면증으로 힘들어하셨다는 사실을 알고 인간적인 연민도 느껴졌다.

 

학창시절을 윤동주 시인의 시와 함께하시고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라는 구절이 와 닿는다 하신 일화(310p)와 말년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 죽음 앞에서 고뇌하신 일화(142-146p)는 책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그 사람 추기경'의 면모였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김수환 추기경 주변엔 참 좋은 사람들이 많았구나'라는 것. 그리고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았던 건 아마도 추기경이라는 지위나 위치를 떠나 인품과 사람 됨됨이 그 자체로도 참으로 존경받을 만한 분이셨기 때문이었으리란 생각도 들었다.

 

혹자는 추기경을 정치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다면 그 오해는 풀릴 것이다. '교회는 세상의 일부이고 교회는 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야 하며 인권문제, 양심 문제 등의 사회문제, 경제문제에 방향을 제시하자(121p)'라는 가톨릭 내부 변화의 흐름과 의견이 같으셨기에 열정적으로 목소리를 내셨으리라.

 

김수환 추기경 사목 표어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사목 표어처럼 인생을 사신 분이시라는 걸 이 책을 읽고 더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책을 읽고 적은 메모 속 김수환 추기경의 모습은 이렇다.
겸손, 소박한 삶, 정의로움, 인간에 대한 사랑, 사람에 대한 애정과 존경, 받아들임, 진실과 정직, 영적 자유와 대범함, 정말 작은 사람 힘들어하는 사람에 대한 연민, 빈말 없고 약속을 지킴, 아주 공평하며 정말 예리함, 좋은 마음 넓은 마음, 정 많고 섬세하며 자상함,  진심,  끊임없는 반성과 부단한 성찰, 실천, 경청, 순교자의 자세, 한 사람 한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우, 천진난만한 해맑은 아이의 웃음, 참을성,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볼 줄 아는 분
17인의 기억을 통해 전해지고 기록된 그분의 삶이다. 그야말로 아름답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마태복음 25:40)

 

추기경께서 성서의 이 구절을 제일 좋아하셨고 제일 많이 인용하셨다고 한다. 이 말씀처럼 직접 그렇게 사신 분이다. 나는 범인(凡人)이라서 당신처럼 생을 살기는 어렵다. 책을 읽는 내내 잔잔한 감명을 받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존경스럽고 본받고 싶은 분이지만, 그렇게 실천하며 살긴 어려울 것 같다'라는. 하지 못할 다짐은 하지 않는 게 나으니. 하지만 이런 분이 계셨다는 걸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깨달음이 있었고 영적으로도 매우 위안이 된다는 걸 느꼈다.

 

예전부터 가톨릭 신자로서 우리 종교를 대표하시던 큰 어른으로 존경하던 분이었으나, 이 책을 통해 인간 대 인간으로서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다. 때문에 이 책은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타 종교를 가진 이들, 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는 이들, 혹은 이름만 들어본 이들, 돌아가신 후에 태어나 그분의 존재를 잘 모르는 이들 어느 누구에게나 권할 만하다.
그리고 인터넷상에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디서 주워듣고는 김수환 추기경을 친일로 몰아가려는 사람이 더러 있던데 정말 안타깝고 그런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부디 장 익 주교님 인터뷰 일부분(290-291p)만이라도 읽었으면 한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내 스스로 마음의 풍요로움과 함께 충만한 위로도 받았기에 하루하루 삶이 힘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오래간만에 아주 좋은 책을 만나서 기쁘고 행복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유언은 다음과 같다.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

 

그분께 화답을 드리는 것으로 서평을 마무리해본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추기경님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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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초판본) - 원형 복원 오리지널, 전갑주 복제본
윤동주 지음 / 한국교과서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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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인본 전문 출판사에서 원조격으로 냈던 값비싼 영인본을 보급판 형식으로 새로 출판한 것 같은데 시류에 편승한 따라쟁이 취급을 받으니 억울하실 것 같습니다. 보급판 출판해주셔서 감사해요. 타 출판사 초판본을 이미 구입했지만 이것도 구입하고 싶네요. 영인본이면 아예 똑같이 복제하는게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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