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노인의 말에 대꾸하지도 않고 물장구를 치며 고무 대야 안을 휘젓고 다녔다. 아이의 가느다란 다리와 작은 발이 황어의 꼬리지느러미처럼 눈부신 속도로 움직였다. 물기를 머금은 아이의 피부는 정오의 햇빛을 받아 곳곳이 불규칙하게 반짝거렸는데, 그건 훗날 제대로 된 비늘과 함께 철갑상어의 옆구리에 수놓인 금빛 바늘땀 같은 줄무늬를 갖게 되리라는 예고처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