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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 - 세계 3대 영적 지도자 에크하르트 톨레 사상의 핵심집약판이자 실천편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최린 옮김 / 센시오 / 2019년 12월
평점 :
200 페이지가 채 안 되는 책임에도 곱씹어서 반복적으로 읽느라 '글의 뜻을 깊이 생각하면서 읽는' 완독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마침내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주요 단어 위주로 서평을 쓴다.
#존재
'생각' 그리고 '존재'. 우리 일상에서 두루 쓰이는 이 두 단어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누군가는 오귀스트 로댕의 작품 '생각하는 사람'을.
다른 누군가는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또 다른 누군가는 데카르트의 명제로 유명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떠올릴 것이다.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여기, '생각을 멈추지 못하는 건 끔찍한 고통'이라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사람이 아님을 깨닫고 생각하는 사람을 관찰하라'라는 책이 있다. 그러니까 내가 저런 질문으로 화두를 연 이유는 지금부터 소개할 책이, 내가 익히고 배워온 기존 단어의 개념과 정의를 송두리째 흔들었기 때문이다. 데카르트에 의해 근대 이성주의 철학 정립의 명제가 된 라틴어 문장을 구성하는 '생각'과 '존재'의 의미는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로 인해 새로 쓰였다.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를 쓴 저자 에크하르트 톨레는 달라이 라마, 틱낫한과 더불어 21세기의 3대 영적 지도자로 손꼽힌다. 저자는 소싯적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려본 적이 있었고 그걸 극복하면서 깨달음을 얻어 불교 철학과 명상법을 배우고 수련하여 쓴 책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앞의 두 승려의 경우 국내에서도 다양한 서적을 통해 인지도가 높은 분들인 반면에 에크하르트 톨레는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기에 아는 사람만 아는 정도였고 나 역시 이번 신간으로 그를 처음 접했다. 읽으면서 불교의 사상과 결이 비슷함을 느꼈는데 역시 예상대로 해당 종교에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저자 에크하르트 톨레가 말하기를, 사람들이 신이라고 일컫는 영원한 '하나의 삶'을 특정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은 열린 개념의 단어인 '존재'로 치환했다고 한다. 존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이자 영원히 소멸되지 않는 그 무엇이며 가장 깊은 자아이기도 해서 이해하거나 붙잡지 않고 그저 고요히 집중을 하면 마음이 고요해지는 순간에 존재를 알고 느낄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러면서 생각을 하는 것은 마음에 휘둘리는 것이니 마음에서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고 주장한다.
처음 보는 내용이니까, 당연하게도, 읽으면서 어리둥절하고 혼란스러웠다. 생각과 마음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이나 존재라는 개념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 나를 포함해 그의 책과 사상을 처음 접해보는 이들에게 꽤나 큰 충격과 당황스러움으로 다가올 거라고 본다.
#이 순간의 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넘버가 '지금 이 순간'이고 '이 순간'이라는 단어만 보면 자연스레 멜로디와 가사가 뇌리에서 재생이 되는 바람에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를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몰입에 고충이 있었던 부분이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책의 전반에서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고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말한다.
자유의 문을 여는 열쇠는 지금 이 순간입니다. 따라서 당신은 오직 지금 이 순간에만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과거에 미련을 두거나 미래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에, 가장 소중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라고 내내 강조하는데 이 책의 제목이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인 만큼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Carpe diem.
오늘을 즐겨라.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은 고대 로마 시대부터 내려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로 인해 널리 퍼진 '카르페 디엠'도 있듯이 알면서도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 이 순간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일이라 자기반성과 함께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된다.
자, 이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생각'과 '존재'로 무엇이 연상되느냐고 묻는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할 것인가.
나는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를 하나의 선택지로 여러분에게 제시하였다.
이것은 해답일 수도 해답이 아닐 수도 있다. 모든 것은 당사자 스스로가 받아들이기 나름이니까.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를 접한 이후, 나는 에크하르트 톨레의 대표 저서들을 추가로 구매했다.
나에게 도움이 되었느냐고? 글쎄. 그렇게 묻는다면 애매모호한 말로밖에 대답을 할 수 없을 듯하다.
저자가 제시한 영적인 개념에 대해 아직도 여전히 적응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이 책이 긍정적인 호기심으로 작용한 덕택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에게도 나에게도 존재의 영역이 열리기를 바라면서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