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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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는 것. 사람에게 처음이란, 부러 기억하려 들지 않아도 잊히지 않는 것이며 두고두고 가끔씩 툭 튀어나오는 기억의 한자락일 겁니다. 그런 처음에 사랑을 붙인 첫사랑이라는 단어는 또 얼마나 설레는 단어인지요. 풋풋하고 서툴지만 그래서 더 귀한 감정일 겁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고통과 아픔의 상흔이기도 할 겁니다. 여기에 그런 첫사랑이 있습니다.


성석제 작가의 소설 선집 '첫사랑'은 표제 단편 '첫사랑'이 인터넷에서 회자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기에 이 제목으로 선집이 나오게 된 듯합니다. 그만큼 여운이 깊게 남는 작품이라서 총 7편의 소설 중 '첫사랑' 위주로 리뷰를 씁니다. 화자인 '나'는 그저 평범한 남학생입니다. 어찌 보면 반듯한 모범생이며 일탈을 즐기지 않고 소위 노는 동급생을 경멸하고 상대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런 '나'에게 '너'라는 문제아가 관심을 가집니다. 그냥 노는 아이도 아닌, 일진이나 짱 소리가 붙을 만큼 덩치가 크고 위협적인 '너'는 자꾸만 '나'의 주위를 맴돕니다. '나'는 밀어내고 '너'는 밀려나도 다시 다가옵니다. 단순한 우정은 아닌 듯 보입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렇습니다. 스스로 제어를 할 수 없죠. 누군가를 좋아하자고 이성이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심장이 반응을 하는 겁니다. 누군가를 좋아함이란 교통사고와도 같다는 말처럼 어느 순간 치이고 마는 감정입니다. 너는 왜 그러니?라고 물어도 명확한 답은 없습니다. 좋은데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어쨌든 '너'는 '나'와 일탈을 했고 '나'를 보호한 '너'는 혼자 다 감당하고 학교를 떠납니다. '너'를 싫어하고 거부하던 '나'는 어느새 '너'와 같은 감정이 되어버렸습니다. 성석제의 '첫사랑'은 성장통을 겪은 이후에서야 다 자라버린 '나'로 끝이 납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기에 더 아름답다고 합니다. 이 소설 '첫사랑' 또한 그래서 더 여운이 남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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